[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파키스탄에서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동 노동과 아동의 심리적 충격 등 대홍수의 피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2010년 7월 발생한 대홍수로 2000명이 목숨을 잃고 2000만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세이브더칠드런(회장 김노보)은 작년 대홍수의 영향으로 파키스탄 일부 지역에서 아동노동이3분 1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모가 더 이상 생계를 꾸려나가지 못하면서 아동들이 공장이나 자동차 정비소 등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 경제는 광범위한 홍수 피해로 인해 붕괴됐고, 교사 부족 등 교육 체계 역시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rs31934_20110613_pakistan-one-year-on__mg_0052-hpr.

▲ 7개월 된 사미아(Samia)가 영양실조 여부를 검사 받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여성 방문 간호사의 검

진을 받았다. 마리암(34세)은 세이브더칠드런이 파키스탄 펀자브(Punjab)주 무자파가르(Muzaffargargh)

지역에 구호활동을 나갔을 딸 사미아를 처음으로 보건소에 데려왔다. 당시 사미아는 체중이 3.7kg 밖에

되지 않았고 상완위 둘레가 8.8cm되지 않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다. <자료=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은 ‘파키스탄, 그 후 일 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홍수의 피해가 가장 컸던 세 지역 2300가구를 조사한 결과 가구 소득이 70%까지 급락했으며,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아직까지 집을 재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특히 아동의 피해가 심각해 피해 지역 아동 1000만명 대다수가 재난 이후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홍수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에서는 아동 23%가 악성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재난에 따른 심리적 충격도 심각해 조사 대상 부모의 절반가량은 자녀들이 공포증과 악몽 등 심리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응답했다. 펀자브(Punjab) 주에서는 10가구 중 1가구에서 자녀가 심리적 고통을 견디기 위해 해시시(대마초의 일종)나 본드 등에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파키스탄 지역 담당자 데이비드 라이트(David Wright)는 “대홍수가 발생한 지 일 년이 지났지만, 재난을 겪은 많은 아동들이 여전히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많은 아동들에게 이 악몽은 현재진행형이고 우리가 그들을 노동현장에서 빼내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파키스탄 홍수 이후 최대 규모의 긴급구호를 시작해 지난 1년간 400만명에게 도움을 제공했다. 이 가운데 180만명은 아동이었으며,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 2만 5000명을 치료하기도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그러나 지난 1년간 지속된 대규모 구호에도 불구하고 홍수 피해가 워낙 광범위해 여전히 산적한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번 긴급구호는 세이브더칠드런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지금까지 공적 자금을 통해 400만명 이상을 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하지만 파키스탄 홍수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려면 파키스탄 정부와 국제 사회가 모두 나서야 한다”며 “이는 기아를 감소시키고 생계를 다시 이어가며 파키스탄의 장기적인 경제 회복에 힘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촉구했다.

 

lisian@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