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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완공을 앞둔 ‘서울추모공원’으로 ‘화장대란’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짓고 있는 ‘서울추모공원’ 조감도<사진=서울시>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면서 1995년까지 20% 수준이던 화장률은 2000년 48.3%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수도권 화장시설은 서울, 성남, 수원, 인천에 그쳐 화장시설이 매우 부족했다.

 

내년부터 ‘화장대란’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는 서초구 원지동의 ‘서울추모공원’을 오는 12월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7년간의 법정분쟁과 430여회 주민대화를 거쳐 14년 만에 결실을 맺는 것이다. 서울시의 화장시설은 고양시에 있는 서울시립승화원이 유일해 서울시민들은 그동안 불가피하게 4~5일장을 치르거나 타시도 화장장하는 ‘화장대란’이 발생했었다.

 

서초구 원지동 68번지 일대 총 17만 1,355㎡면적에 들어서는 서울추모공원은 서울에 소재하는 첫 화장시설로, 최첨단 화장로 11기와 화장시설 전용 진출입도로, 시민공원, 체육공원, 종합의료시설(국립중앙의료원 입지 예정)이 어우러진 세계 최고 수준의 신개념 복합시설로 조성 중이다.

 

서울시는 화장시설이 가동되면 화장을 원하는 서울시민(경기도 고양·파주 시민 포함)의 오전장 예약이 98구까지 가능해져, 부득이하게 4~5일장(화장수요의 약 20%)으로 치뤘던 시민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25년까지 예상되는 서울시민의 화장수요를 100%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추모공원의 화장시설 외관 디자인을 하나의 갤러리처럼 조성하고, 환경과 기능을 고려한 새로운 최첨단 화장로를 개발하는 등 혐오시설로 인식되던 화장시설의 이미지를 탈피해, 미래형 화장시설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장시설 건축물을 시작으로 길게 늘어선 부지 전체는 하늘에서 내려다봤을 때 꽃 한 송이의 모양을 형상화했다. ‘추모의 길에 한 송이 꽃을 올린다’는 헌화의 의미를 담았다. 특히 화장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지역주민 정서를 감안, 3만6,453㎡ 면적에 2층 높이로 들어서는 화장시설은 건축물 전체를 지하화해 마치 공원의 일부로 인식되게 설계했다.

 

서울시는 ‘지하화’라는 특수성이 반환경적 요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능 및 환경적인 측면을 최우선 고려, 환기 및 자연채광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건축물 중앙홀에 중정(中井)을 설치하고, 지붕에는 청계산 주변경관과 어우러지도록 수림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화장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서울추모공원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친환경 건축물로 조성해 탄소제로화에도 기여한다. 흡수식 냉동기를 설치해 지열과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재생산 사용하고, 태양열 발전시스템을 갖춰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게 된다.

 

또한 환경모니터(지킴이) 제도도 가동된다. 화장시설 인근 지역주민들로 구성되는 환경모니터링단은 화장장의 배기가스와 냄새를 항상 체크하고 확인함으로서 환경오염을 철저히 막을 예정이다. 특히 화장시설 가동·운영으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 등 지역주민의 막연한 우려를 객관적·과학적으로 평가해 지역주민의 불안해소 및 행정의 신뢰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 복지건강본부 이정관 본부장은 “2012년이면 서울시민들이 멀리가지 않고도 원하는 때에 쾌적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됐다”며 “서울추모공원이 화장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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