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무이파 감시--.

▲ 기상청은 태풍 무이파 예보에 천리안 위성을 적극 활용해

태풍의 상황 파악에 도움 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월8일

17시58분 우리나라 천리안 기상위성 영상으로, 태풍 무이파가

신의주 부근 육상에 상륙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료=기상청>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지난 8월7일 발생한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그중 특히 전북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농가 및 어업인들에게 큰 피해를 초래했다.

 

기상청(청장 조석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일 하루 강수량으로 전북에서 가장 많이 내린 곳이 정읍시 상동이 401.5㎜였던 반면, 불과 19㎞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순창군 복흥면의 강수량은 101.0㎜로 무려 4배나 차이가 벌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7월27일 서울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7월27일 하루에 관악구 남현동에서 359.0㎜의 비가 내렸다. 그날 관악구에서 거리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과천의 하루 강수량은 241.5㎜를 기록했다.

 

또한 관악구 남현동에서 1시간 강수량이 27일 오전 8시41분에 기록된 113.0㎜였으나 같은 시간대에 노원구 공릉동에서는 1시간 강수량이 고작 3.5㎜ 밖에 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7월27일 부산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7월27일 부산시 영도구 신선동 하루 강수량이 309.0㎜였으나 같은 부산시인 동래구 명륜동의 하루 강수량은 79.0㎜였다.

 

최근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형태는 이런 국지성 호우 형태를 띠고 있으며, 올해 유난히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아직 뚜렷이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올해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강하다는 의미는 이 고기압의 순환에 의해 남쪽 열대 바다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한반도 쪽으로 많이 수송하는 역할을 하게 되고, 그 때 많은 수증기를 수송하는 바람이 어디에 걸리느냐에 따라 서울지역에서, 또는 부산 지역에서 지난 7일처럼 전북지역에서 강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린다. 이런 강수형태에서 어느 지역에 얼마만큼의 비가 내릴지에 대한 예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은 이번 태풍 무이파 예보에 천리안 위성을 적극 활용, 태풍의 상황 파악에 도움 됐다고 밝혔다. 천리안 위성 활용은 제9호 태풍 무이파가 지난 8월7일과 8일에 서해상을 통과할 때 약 8분 간격으로 한반도 지역 영상을 분석해 태풍의 현재 위치와 강도, 주변 구름대의 세력에 관한 정보를 더욱 상세히 알 수 있는 효과로 나타났다.

 

특히 8월8일 17시 58분경에 태풍이 신의주 남남동쪽 약 50㎞ 지점에 상륙하는 모습을 즉각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천리안 위성의 관측 시간 간격이 조밀했고 위성 영상의 해상도가 좋았기 때문이다.

 

통상 태풍이 약해지는 단계에서는 위성 영상으로 본 태풍의 실체가 모호해 태풍의 중심 위치와 상황 파악이 어렵다. 이러한 부분이 이번 무이파 감시에서 천리안 위성을 통해 개선된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이는 X-레이의 해상도가 더 좋아졌을 때 인체 내부의 상태를 더욱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된 효과와 마찬가지다.

 

기상청 관계자는 “천리안 위성, 기상레이더와 같은 첨단 장비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태풍이나 집중호우와 같은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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