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가을이 되면서 단풍놀이, 삼림욕 등을 위해 산을 자주 찾게 된다. 서울을 벗어난 산일수록 삼림욕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굳이 서울을 벗어나지 않더라도 유명 삼림욕장 못지 않은 삼림욕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북한산, 남산, 아차산, 신정산 등 시민들이 즐겨찾는 11곳의 산책로, 등산로에서 유명 삼림욕장 수준의 다량의 피톤치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원장 채영주)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서울의 11개 지역을 선정해 피톤치드 농도를 조사한 결과, 피톤치드 성분인 피넨, 캄펜, 시멘, 리모넨 등이 대상지역에 최대 890 pptv(1조 분율, 공기 중에서 물질의 부피가 1조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을 의미), 전체 평균 327 pptv가 검출(6월 기준)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경남과 전남의 지리산, 덕유산, 금원산 등 유명 삼림욕장의 피톤치드 조사범위인 172~964 pptv(최고 검출지역인 덕유산과 최저 검출지역인 팔영산 제외)의 범위다.

 

서울시가 조사한 지역은 도봉산, 관악산, 남산, 인왕산, 아차산, 대모산, 신정산, 서울대공원 삼림욕장(‘라’구간), 북한산 둘레길, 서울숲, 양재시민의 숲 등 11곳이다.

 

산책로, 등산로, 체육공원 등 평균 2~3곳의 조사지점을 정해 3월부터 매달 피톤치드 발생량을 조사한 결과, 기온상승에 따라 식물생장이 활발해지는 3월 이후 피톤치드 농도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6월에는 북한산둘레길 소나무숲길 구간에서 890 pptv의 피톤치드가 발생, 서울시가 조사한 11곳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 밖에도 남산 소나무숲 탐방로에서 768 pptv, 아차산 고구려정에서 640 pptv, 신정산에서 568 pptv의 높은 피톤치드가 검출됐다.

 

또 서울시가 조사 지역을 대형산, 중소규모산, 생활권 녹지로 구분해 피톤치드 농도를 조사한 결과, 생활권 가까이에 있어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중소규모산과 녹지에서 피톤치드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 6월 기준 평균농도는 대형산에서 226 pptv, 중소규모산에서 368 pptv, 생활권 녹지에서 306 pptv로 나타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방문할 수 있는 지역의 피톤치드 농도가 높았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고, 대상 지역에 피톤치드 알림판을 설치하고 서울시 관련 홈페이지에 홍보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TIP 피톤치드

삼림욕 효과의 대표적인 물질로서 주로 침엽수에서 해충이나 각종 균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배출하는 물질로, 삼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돼 살균작용도 이뤄지는 등 사람에게 유익한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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