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석원 부장.
▲엄석원 대기부장
보건환경연구소, NVLAP 국제인증 획득

철저한 검측으로 대기환경 정책 제시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서울시가 대기환경 개선에 적극나서면서 10년전과 달리 대기환경이 좋아졌다는 평이다. 서울시 대기환경 정책을 세우기 전에 근거가 되는 연구를 지원하는 서울보건환경연구원 대기부 엄석원 부장을 만나 대기환경 개선 및 최근 부각되고 있는 석면문제에 대해 이야기 했다.<편집자주>

 

10년 전 서울에서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하면 다음 날에는 반드시 다른 와이셔츠를 입어야 했다. 까만 대기먼지가 옷깃에 쌓여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2~3일은 거뜬하게 입을 수 있게 됐다.

 

엄석원 대기부장은 “서울만큼 대기환경에 투자하고 관리하는 곳은 드물다”고 자랑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먹을거리와 질병으로부터 건강하고 안전하도록 각종 검사 및 시험분석기관이다. 대기부 이외에도 식품의약품부, 미생물부, 수질부, 축산물부, 강남농수산물검사소, 강북농수산물검사소 등 8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특히 대기부는 대기환경, 대기화학, 자동차공해, 석면 등을 중심으로 각종 검사 및 시험분석을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 대기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맑아진 하늘을 가리키며 엄 부장은 “최근 비가 많이 와서 비산먼지와 미세먼지 등이 가라앉아 기분이 좋다”며 “하늘이 맑은 만큼 대기부도 업무가 다소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내 41곳에 대기검사시스템을 마련해 검측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대기 환경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 비산먼지 농도는 20㎍/㎥으로 제주도만큼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엄 부장의 설명이다.

 

서울 대기환경 꾸준히 향상

 

서울시 맑은환경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서울 공기가 제주도 수준으로 맑았던 날(미세먼지 농도가 45㎍/㎥이하)은 193일로 이틀에 한 번은 공기가 매우 맑았으며, 올해도 8월22일 현재 기준 제주도 수준의 맑은 날은 총 116일로 확인됐다.

 

최근들어 시민들의 안전한 환경과 깨끗한 환경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그에 따라 검사 및 분석방법도 세분화되고 정밀해졌다. 과거에는 별문제 되지 않던 환경문제가 시민들의 요구와 정밀해진 분석방법으로 이슈가 되기도 한다.

 

석면도 그 일환이다. “과거에는 석면에 대한 위해성을 몰랐기 때문에 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 새마을 운동을 할 때는 서울에 초가지붕을 없애겠다며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사용했고, 슬레이트 판으로 고기를 구워먹는 경우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석면의 위험성이 확인됐고, 그에 따라 법령과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석면에 노출되면 석면폐, 예후가 불량한 폐암, 악성중피종 등 불치의 질병이 발생한다. 특히 무서운 점은 노출 즉시 발생하지 않고 10년 이상의 잠복 기간을 거쳐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에 2014년 4월 석면안전관리법이 본격 시행되고,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석면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석면은 빈번하게 사용되는 물질로 그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특히 석면 지붕 철거 등 석면과 관련한 직접적인 업무를 한다면 그 위험성은 더 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석면 작업환경 기준을 마련해 제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및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작업환경 기준을 갖추지 않고 석면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엄 부장은 “석면은 보이지 않고 폐에 들어가면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무섭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 석면 해체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매우 위험하다. 철저하게 규제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환경연구원, NVLAP 국제인증 획득

 

최근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은 아시아 최초로 공기 중 투과전자현미경 및 고형물 중 편광현미경 분야에서 동시에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이 운영하는 NVLAP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이로써 대규모 석면 철거현장, 지하역사, 어린이집 등 다중이용시설, 자연발생석면인 하천조경석, 서울 수돗물 아리수, 도로변 방음벽 등 여러 환경매체의 석면조사 및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엄 부장은 “NVLAP 획득으로 석면의 위해성, 위험성이 강조되면서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번 서울대공원 앞 조경석에 대한 석면함유 논란이 제기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석면조사팀)에서 검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석면의 일종인 트레몰라이트 석면이 함유돼 있어 9월6일 즉시 교체했으며, 주변 공기 중 석면농도검사를 실시한 결과 석면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엄 부장은 “조사 결과를 보듯이 공원에 있는 조경석로 인한 석면 피해는 아주 미미하다. 공기 중의 석면 농도 조사결과 공기 중에 석면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시민의 안전성 요구가 커지고, 시민 정서와 직접 결부되기 때문에 검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교체를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실내공기질에 대한 조사도 철저

 

실외공기 못지않게 최근에는 실내 공기질도 매우 중요하다. 실외보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실내공기 관리가 더욱 철저해야 한다.

 

최근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은 실내 보육시설 실내공기질 조사 결과 서울시내 실내공기질 관리대상 보육시설 480개소 중 부적합 결과를 받은 곳은 28곳이었다. 2005년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실내공기환경법이 적용되면서 실내공기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졌다.

 

엄 부장은 “구청 및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보육시설이 많아 실내 공기에 신경쓰고 있다. 구청 및 지자체에서 보육시설을 운영할 경우 감시 단체이자 운영 단체이기 때문에 부적합 관리를 받는 경우, 구청에서 나온 벌금을 구청이 내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실내공기질 확보를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거나 틈틈이 환기를 통해 실내공기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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