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쇽 코슬라 iucn 총재_1
생물다양성은 환경보전의 가장 기본적 가치

한국의 녹색성장은 개도국에 시사점 제공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는 지난 9월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 대비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IUCN 아시아지역보전포럼(RCF: Regional Conservation Forum)’이 열렸다. 공식기자회견과 이후 개별 인터뷰를 통해 아쇽 코슬라(Ashok Khosla) IUCN 총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1948년 창설된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은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를 주최하고 있으며 국가, 정부기관 및 NGO의 연합체 형태로 발전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단체다.

 

특히 1992년 Rio 회의 이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증대돼 UNESCO가 주관하는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실질적 심사권을 가지게 되면서 국제적 권위가 더욱 높아졌다. UN 총회 옵저버 참석 자격이 영구적으로 부여된 세계 유일의 국제 유일의 환경단체로 국제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막강한 발언권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구 환경, 생물종, 기후변화, 지속가능발전 등의 지구 환경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 수립과 시행을 위해 다자간 국제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며 45여개 국가에서 프로젝트사무소를 운영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환경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DMZ 상징성에 주목

 

2012년 제주에서 열리게 될 WCC 총회에 대해 코슬라 총재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라는 위기에 직면한 현 시점에서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삶을 물려줄 의무가 있으며 내년 WCC 총회에서 이에 대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세계적으로 많은 재해·재난이 발생하는 가운데 가장 심각한 최악의 재난은 바로 서식지와 식물다양성의 쇠퇴이다”라며 “수백만 년의 지구 역사상 현재가 가장 심각한 위협을 받는 시기다”라고 규정지었다. 또한 그는 “현재와 같은 형태의 발전을 추구한다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내년 제주 총회에서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해 정부와 NGO, UN 기구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제주와 한국이라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서도 환경보전에도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의 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한국의 이러한 사례는 아시아의 많은 개도국들에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견해다. 코슬라 총재는 “물론 한국이 유일한 사례는 아니지만 세계가 한국의 발전과정에서 배울만한 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며 한국의 헌신은 충분히 내세울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코슬라 총재는 DMZ에 대해서도 흥미를 나타냈다. 코슬라 총재는 환경적인 측면과 함께 정치적인 상징성도 갖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완전히 고립된 지역으로 남으면서 생태계가 보호되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지역이 DMZ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시각에서 매우 흥미롭다”라며 “그러나 DMZ는 환경적 측면을 넘어서 인간의 분쟁이라는 정치적인 사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류애의 상징성과 반전(反戰)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GMO에 대해서는 부정적

 

한편 코슬라 총재는 한국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녹색성장보다는 전통적 환경관에 더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게 한다. 녹색성장의 사례를 제시하는 것만큼이나 IUCN과 같은 국제 기구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IUCN은 경제나 성장이 아닌 자연, 생명, 생물다양성과 같은 문제에 주목한다”라며 선을 그었다. 또한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지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코슬라 총재는 “지금과 같은 생태계 위기, 오존층 파괴, 지구온난화 등을 불러온 것이 바로 선진국이 만든 기술이다. 개도국이 지구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술을 받아들여 (생태계 파괴 경쟁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라며 “새로운 기술, 생태계를 살리는 지속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발전모델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종적으로 우리를 살릴 지속가능한 기술은 바려 하천, 토양, 공기와 같은 자연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생물다양성과 관련해 전통지식의 공격적인 사용으로 인한 위험, 즉 새로운 형태의 특허로 인해 지식의 범용적인 사용에 제약을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코슬라 총재는 “생물다양성의 용도가 무엇이든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생물다양성을 통해 미래를 위한 유전적 자원이 제공되기 때문이며 이는 유전과정 일부라고 볼 수 있다”라며 “물이나 핵이 이로운 기능과 함께 무기로 사용될 위험이 있는 것처럼 생물다양성 역시 마찬가지다. 생물가능성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다만 그 사용에 있어 제약을 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GMO(유전자조작)와 관련해 식량의 대량생산을 위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이라는 측면에서 그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인간의 역사상 이러한 선택의 문제에 많이 직면했지만 GMO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본다.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서 생물에 주입한 것인데, 자연계에서 이것이 충분히 실험되지 않았고 필터링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GMO가 작물의 생산을 늘린다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 아직 부작용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기술은 안전에 대한 충분한 확신이 있을 때만 사용돼야 한다. 생물다양성은 원래부터 존재하던 것이기 때문에 GMO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본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