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환경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해결 방안에 제시되고 있다. 그중 환경교육은 환경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 새로운 생활양식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해결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들어 각 학교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녹색서울시민위원회에서 개최한 ‘그린스쿨 우수사례 발표회’에서는 서울시내 학교 우수사례 소개가 이어졌다. <편집자주>

 

수준별 맞춤 학습을 통한 실천의식 함양, 장수초등학교

 

양천구에 위치한 장수초등학교는 2009년 4월 기후변화특성화연구학교로 지정돼 각 교과시간 외에도 재량활동과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해 환경교육을 실시했다. 장수초등학교는 기후변화 대응 환경교육을 위한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교·가정·지역사회와 환경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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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초등학교는 학년별 수준에 맞춰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였다<사진=장수초등학교>

장수초등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학년에 따라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저학년의 경우 전반적인 환경교육에 대한 이해를 강화하기 위한 실천학습이 많고, 중학년은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환경교육의 이해, 고학년은 저탄소 생활실천에 대한 내용을 공부한다.

 

교과활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환경동아리와 어린이회의를 통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수초등학교에서 2009년부터 환경 동아리부와 환경지킴이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동아리는 수업시간에 배운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직접 실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사용되지 않고 있는 전기, 가스 수도를 확인하면서 혹시 낭비 되고 있는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장수초등학교는 에너지 절약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율적인 생활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생활 전반에 이르는 통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선생님은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도 환경교육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계적인 환경교육 도입을 기대하고 있었다.

 

작은 논과 연못이 있는 가락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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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고등학교는 2009년 학교에 작은 논을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논을 가꾸고 있다<사진=가락고등학교>

서울 한복판인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고등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을 볼 수 있다. 좁지만 버젓이 벼와 밭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생태적인 학교를 추구하는 가락고등학교는 2009년 횡성의 벼와 청주 둠범의 물, 식물을 가져와 작은 가락논을 만들어 냈다.

 

가락고등학교 정진영 교사는 “아이들에게 생태적인 학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그림도 그리게 하고, 동영상 감상과 토론 등을 수업 내용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생태적인 학교는 자연생태계의 질서인 다양성, 순화성, 공생성, 관계성이 살아 숨쉬는 학교로 생태적 감수성과 생태적 합리성에 기반한 생태적 삶을 배울 수 있는 학교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정진영 교사는 이미 방산고등학교에서 ‘생방사(생태적인 방산학교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들어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5개의 화분연못과 1개의 논을 만들어 운영한 바 있다.

 

정 교사는 “학교에 큰 연못이 있었지만 5시간 만에 물이 빠져 물을 채워두려면 오히려 전기를 돌려야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논은 작지만 학생들이 직접 가꾸면서 더욱 정성 들이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2010년 가락논은 2009년보다 확장돼 수업시간에 관찰하는 등 학생들이 더욱 관심을 가졌고 벼베기와 탈곡까지 했다. 올해 가락논은 미나리꽝(미나리를 심는 논)으로 변하면서 기존에 있던 학교 연못 부근 잔디밭을 논으로 개간했다. 논을 만들기 위해 잔디를 걷고 땅을 파고 방수포를 까는 일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정교사는 “학교에서 정원 만들기, 연못 만들기 등 큰 규모의 돈이 많이 들어가는 생태학교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데, 규모가 큰 것보다 소규모라도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좋은 생태학교”라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한 탄소발자국 줄이기, 대신중학교

 

미디어의 발달로 환경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활동 범위도 부쩍 넓어졌다. 단순히 피켓을 들고 캠페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UCC를 제작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탄소발자국에 대해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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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중학교 그린스카우트 학생들은 직접 피켓과 UCC를

만들어 탄소 줄이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대신중>

대신중학교 그린스카우트 학생들은 탄소발자국을 줄여 지구 기후 변화를 줄이기 위한 녹색실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리이기 때문에 3학년 선배들이 2학년 후배들을, 2학년 선배들이 1학년 후배들에게 활동을 제안하고 함께 환경문제를 고민하며 녹색실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청소년 단체인 대신중학교 그린스카우트는 상하반기에 나뉘어 짜임새 있는 활동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직접 실천하도록 유도한다. 학기 초 그린스카우트 활동을 할 1학년을 뽑고 활동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직접 선정한다. 또한 단순히 가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 교육을 통해 가정으로 탄소감축 활동을 확대한다.

 

대신중학교 그린스카우트의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은 UCC 홍보 활동이다. 학생들이 직접 노래 선정하고 가사를 바꾸고, 영상을 촬영해 편집까지 한다. 올해 가장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작품은 인피니티의 ‘내꺼하자’를 개사한 작품이다. 아픈 지구를 위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자는 내용이 골자다.

 

대신중학교 박후서 교사는 “학생들의 참신한 생각을 적용하고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환경 인식을 실천으로 확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그린스카우트는 숲환경보전 활동, 아나바다 장터 등을 통해 탄소 감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 절감하는 녹색공동체, 에코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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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여고는 우유팩 모으기를 5개월 동안 실시해 256kg을

재생휴지로 교환하는 등 적극적으로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적극적인 실천을 유도했다.<사진=숭의여고>

동작구에 위치한 숭의여고는 시민단체인 에코맘코리아와 에너지 10% 절감을 목표로 실천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실 지금까지 환경교육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고등학교인 숭의여고의 사례는 매우 주목할 만하다. 숭의여고 서임순 교사도 “대부분의 환경교구들이 초·중생에 맞춰 있어 고등학생 수준에는 맞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고등학생을 위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이나 교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교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숭의여고는 직접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해야 했다. 특히 전년대비 10% 에너지 절감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매우 중요했다. 숭의여고의 정식 사업명은 ‘eco-ABC’였지만, 학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에코 숭의 프로젝트’로 명명해 학생들이 쉽고 친근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숭의여고 서임순 교사는 “학생들이 몰라서 에너지 절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강연을 중심으로 한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양치컵 활성화와 우유팩 모이를 집중해서 코칭했다”며 교육 노하우를 밝혔다.

 

숭의여고에서는 수도요금 전감을 위해 1200명에 달하는 전교생에게 양치컵을 지원하고, 다양한 환경교육을 5개월간 진행했다. 강연을 통해 학생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각성하고, 이와 연계한 지도로 학생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우유팩 모으기를 5개월 동안 실시해 256kg을 재생휴지로 교환하기도 했다. 서 교사는 “학급마다 우유팩 수거 담당자를 두고 각 학급의 수거량을 공지했더니 학급마다 경쟁이 붙어 더욱 열심히 수거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전기사용량은 전년대비 13.5%, 도시가스 사용량은 17.8%, 잔반은 18.6%, 상하수도는 0.8%를 감축했다. 서 교사는 “올해 1월에 학교 증축 및 보수공사가 완료됐다. 이번 성과는 기대보다 매우 높은 성과이며, 가장 큰 성과는 학생의 인식개선인 것 같다”며 “학생들이 직접 깨우치게 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니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고 밝혔다.

 

지구 미래를 생각하는 한양사대부속고등학교

 

한양사대부고-반찬없는날.

▲한양사대부고 지사모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잔반없는

날 캠페인을 진행해 잔반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사진=한양

사대부고>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의 환경동아리인 ‘지구의 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지사모)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지구의 미래를 위해 독거노인과 미혼모를 후원하고 있다. 단순한 환경동아리와 달리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하기 때문에 환경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연중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마다 ‘잔반없는 날’ 캠페인을 진행하고, 서울숲 인턴십프로그램인 ‘우리는 지렁이 친구’, 유해식물 제거와 350, 폐건전지 및 폐의약품 수거에 나서고 있다. 한편 올해는 청계천 생태체험, 아차산 생태 체험 및 등반, 아리수 정수장 견학 등 현장체험을 진행했다. 또한 학교 인근 지하철역에서 학생들이 시민들에게 장바구니 나눠주기 행사를 진행했다. 한양사대부고 최은혜 교사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부끄러워했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금새 동이 났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자원순환프로젝트인 아나바다 운동, 폐식용유 비누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지난 8월에는 에너지의 날을 맞아 에너지시민연대가 주최하는 ‘나는 발전소다’에 참석해 자전거로 최대 전력을 발전하는 기네스 기록에 도전했지만 우천으로 실패됐다. 최 교사는 “행사에서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학교 행사에서 직접 도전해볼 계획”이라며 말했다.

 

한편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지사모는 미혼모를 위한 1004개 배냇저고리를 제작하는 등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환경교육 및 캠페인을 운영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로컬푸드 캠페인과 종자트러스트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 교사는 “아이들에게 장을 만들어주니 매우 적극적으로 변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환경교육에 있어 참여의 장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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