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레저산업이나 건설, 조선 등의 분야에서는 그 어떤 것보다 날씨가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최근 산업분야는 단순한 저탄소 기업경영에서 한 단계 나아가 기후변화 동향 분석과 기상이변의 예측 등을 통해 경제적 손실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상산업진흥원(원장 박광준)은 10월12일 오전 10시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상이변대응 경영세미나’를 개최하고 기상정보 활성화를 통한 산업계의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반기성 대표.

▲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날씨경영’에 성공한 기업들

의 사례발표도 진행됐다.


교통·물류마비 등 직·간접적 영향 끼쳐

 

최근 ‘기상이변의 일상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급변하는 날씨는 산업분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나준호 책임연구원은 “기상이변은 화학산업, 기계산업 등 기업에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교통·물류마비 초래 등을 통해 2차, 3차의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며 “국가는 기후변화에 대한 완화, 적응, 기회활용을 중점으로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응전략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나가야 하며, 기업 역시 내부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사업을 마련하는 등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발표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상재해 중 황사의 경우 항공기엔진,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밀장비에 손상을 야기하는 등 황사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규모는 최대 연 7.3조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기상이변은 재해보험금 지급 급증으로 인한 보험업의 실적 악화, 지급유동성 문제를 야기하는 등 제조산업 이외의 보험업과 같은 3차산업으로까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2011년 글로벌 자연재해 손실액은 상반기 만에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한편 기후변화를 기회로 삼아 기업의 가치를 재창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정분야 상세예보는 ‘유료화’ 필요 

 

박광준 원장.

▲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박광준 원장은 "기상이변

으로 인해 기업경영의 리스크가 증가하고 개인의 니

즈 충족의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각 수요자의 니즈를

반영한 특화예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박광준 원장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기업경영의 리스크가 증가하고 개인의 니즈 충족의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각 수요자의 니즈를 반영한 특화예보가 필요하며, 이런 특정분야의 초고해상도 상세예보는 유료화를 통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항공분야 의사결정시스템 지원을 위한 기상정보, 레저·건강·여행 등에 대한 맞춤형 기상정보를 유료정보로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선박회사 대상, 반도체 공장과 골프장을 대상으로 한 특화 기상정보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 기상청이 산업분야별, 기업규모 별로 진행한 기상정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답변한 206개 업체 중 현재 기상정보를 활용하고 있는 업체는 188개 업체이며, 그중 유료로 기상정보를 활용하고 있는 업체수는 16개 업체(9%)였다. 또한 향후 응답기업의 35%가 유료기상정보의 구매 의사를 밝혔다.

 

건설분야, 자연에너지서 돌파구 찾아야

 

이어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날씨경영’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도 발표됐다.

 

우리나라 대표 기상정보 제공업체인 케이웨더(주) 반기성 본부장은 “건설회사에서 무서운 건 파업보다 날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상정보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현재 건설기업들은 공정관리, 기상이변으로 발생하는 클레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원가관리, 기상특보에 따라 인력 및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 등에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케이웨더가 제공한 스마트 건설정보를 활용한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또한 반 본부장은 “건설분야는 ‘방축열 공기 조절시스템’, ‘옥상녹화 기법’, ‘자연광, 자연통풍을 활용한 조명 및 공기조설 시스템’ 등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 등의 자연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그린제로건축’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천리 현운식 부장.

▲ (주)삼천리의 현운식 부장은 기상정보를 활용해

원가절감에 기여한 사례를 발표했다.

경기 인천지역의 도시가스 공급업체 ㈜삼천리는 에너지분야에 기상정보를 활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삼천리 현운식 부장은 “도시가스의 경우 기온이 높은 하절기에 비해 기온이 낮은 동절기에 많은 양이 판매되고 있으며, 동절기 기온 증감에 따라 총판매량의 변동성이 큰 특징을 갖고 있어 기업경영에서 날씨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밝힌 뒤 “기상정보를 통해 가스 수요피크를 예측해 공급을 조정하는 등 원가절감 및 경영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도시가스 산업의 경우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스팟(Spot) 물량(현물거래) 확보가 어려워진다면 한국전력 정전사태와 같은 공급 중단이 가스사용량이 많은 겨울철에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수요예측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정확한 수요예측을 위해서는 장기적 기상정보가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보광피닉스파크는 2006년 7월의 집중호우 발생 당시 기상정보를 활용해 집중호우를 대비한 중장비 집결, 슬로프 및 배수로를 사전·수시 점검해 피해액 예측 200억정도였으나 40억 정도로 줄일 수 있었으며, 또한 STX조선의 경우도 기상정보의 실시간 전달을 통해 47억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직·간접적인 효과를 거뒀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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