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_북한기상정보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올해 여름에 내린 폭우로 한반도는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폭우의 피해는 북한도 예외가 아니었다. 3차례에 걸쳐 북한지역에 내린 장마와 폭우로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남북도의 농경지 상당 부분이 침수되고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한편 국립기상연구소는 최근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경우 화산분출물은 북한지역과 중국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한반도에는 미세농도가 강해지고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등 간접적인 화산재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남과 북은 기상분야에서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하지만 기상청이 제공하는 북한 기상정보, 남북 기상협력의 실효성은 미미해 보인다.

 

최근 개최된 기상청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듯 기상청은 지난 2007년부터 ‘국제기상협력 중장기발전계획’을 통해 남북 기상협력을 추진해왔지만 북한 내 임진강 기상관측망 설치, 남북 기상정보 전용통신망 설치 등이 협상 혹은 추진 중 중단되는 등 이후의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또한 기상청은 기상청 홈페이지에 북한의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또한 북한의 기상정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방송 매체인 ‘미국의 소리(VOA, Voice of America)’에 북한의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연 우리 기상청 홈페이지를 열어보고, 미국의 소리 방송을 듣는 북한인은 얼마나 될까. 아무리 좋은 기상정보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보가 아니다.

 

기상청은 북한에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국제기구를 통한 구호활동의 형태를 띠든, 어떤 형태든간에 기상청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이뤄져야 한다. 물론 남과 북의 관계는 민감한 정치적·안보적인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남과 북은 끈끈한 민족적 관계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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