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소외계층과 에너지빈곤층을 위한 에너지복지사업의 열악함을 개선하기 위한 ‘에너지현황 및 에너지복지요구 방문조사’결과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에너지 복지 지원체계가 안정화 돼 있지 않아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인 (사단법인)에너지나눔과평화(이하, 에너지평화)는 에너지시민연대의 후원으로 서울지역 총 51개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에너지현황 및 에너지복지요구 방문조사’를 추진했다. 조사결과 조사 대상 기관의 57%는 난방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보조난방을 사용하며 61%는 에너지 기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곳 중 6곳은 고장

 

이번 조사 대상 51개 시설의 평균 설립년도는 2003년도로 올해로 9년차 된 비교적 운영면에서 안정된 지역아동센터가 많았지만 에너지현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에너지현황 조사결과 조사대상의 69%(35개소)가 주난방에너지로 도시가스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57%(29개소)가 보조난방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중 93%(27개소)가 보조난방에너지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보조난방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56%(15개소)가 ‘난방요금이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주 취사에너지로는 76%(39개소)가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37%(19개소)가 별도의 보조취사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중 79%(15개소)가 보조취사 에너지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의 61%(31개소)가 시설 내 에너지기기의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68%(21개소)가 에어컨의 효율이 너무 낮거나 노후한 경우에 해당했다. 시설 내 조명의 종류를 조사한 결과, 직관형 형광등을 13.8개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고, 그 다음이 콤팩트형 형광등이었다. 이 중 조명이 너무 노후해 효율이 떨어지거나, 실내 밝기에 문제가 있다고 답변한 경우는 전체 조사대상의 27%(14개소)로 나타났으며, 조명에 관심을 갖지 않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31%(16개소)로 나타났다.

 

시설 기관 월세 내기에도 빠듯

 

조사대상의 계절별 월 평균 전기요금은 봄·가을 7만5010원(3,4,5,9,10월), 여름 14만2595원(6,7,8월), 겨울 12만7474원(11,12,1,2월)으로 조사됐다. 연 평균 전기요금으로 지불하는 금액은 131만2731원으로 확인됐다. 또한, 1개 시설에서 2010년 11,12월과 2011년 1,2월 4개월간 사용한 평균 난방비는 105만2471원으로 나타나 냉난방비로 평균 236만 5202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산출됐다.

조사기관의 평균 아동수 27.45명을 기준으로 한 최대 정부지원금 월 350만원을 기준으로 산출해 보았을 때 지원금 운영규정상의 프로그램비(20%)와 조사기관의 평균 교사수 3.76명에 따른 임금(평균 90만원 기준일 경우)을 제외하면 이미 연간 약 7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해 월세 내기로 힘든 판국에 에너지비용으로 지출해야 할 236만5202원은 매우 부담스러운 금액이 된다. 이에 대다수 지역아동센터에서는 별도의 개인대출, 후원행사와 후원자 모집 등을 통해 이러한 적자부분을 간신히 해소하거나 여전히 부채를 안고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도한 에너지요금 부담 97%

 

조사대상의 29%(15개소)가 전기요금 연체를 경험한 적이 있었으며, 전기요금 연체를 경험한 기관의 평균 연체 기간은 2.14개월이었다. 특히 당장 돌아올 겨울 난방비를 걱정하고 있는 기관도 많았다.

또한, 18%(9개소)에 해당하는 기관이 가스요금 연체를 경험한 적이 있었으며, 평균 연체기간은 2.8개월 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요금 연체시 아이들에게 문제가 발생할까봐 연체를 하지는 않았으나 요금과다로 운영에 차질이 있었다고 답변한 기관이 61%(31개소)로 나타났다.

 

에너지부문에 대한 별도 지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는 98%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받았다고 답변했으며, 에너지부문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조사대상의 73%(37개소)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이 중 97%(36개소)는 어려움의 이유를 과도한 에너지요금(냉난방요금)에 대한 부담으로 꼽았다.

 

지역아동센터에 가장 필요한 에너지복지 정책은 무엇인지 2개의 복수답변을 요구한 물음에는 난방비 보조가 43%(44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전기요금 보조가 19%와 에너지가격 할인 및 감면 15%가 그 뒤를 이었다. 각 지역아동센터별 상황에 따라 단열공사, 난방기기교체, 창호공사, 고효율가전제품 교체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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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대상였던 한 지역아동센터는 창문을 닫아도 아귀가 맞지않아 겨울철 외풍이 심하다.

지역아동센터 기능 고려한 정부 지원 필요

 

현재 지역아동센터는 연간 평균 약 350개소씩 증가하고 있으나,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에너지복지 지원체계는 안정화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나마 2010년도 기준으로 16개시도 중 9개 시도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난방비 지원이 있기는 했으나, 이 역시 해가 바뀌면 축소되거나 지원이 끊기기도 해 문제를 빚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에는 2008년부터 지원되었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난방비 지원액이 해마다 20%씩 축소되고 있는 형편이라 지역아동센터의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최근에 발표된 2012년 국가예산편성안을 보면, 지역아동센터의 정부 지원규모가 조금 확대될 예정이라고는 하나, 여전히 정부 지원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가 300여개소를 넘고 있으며 정부 지원금 역시 평균 교사수와 운영시간, 아동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에너지평화 박성문 부장은 “이번에 본 단체에서 조사한 지역아동센터들은 전체 지역아동센터중에서도 그나마 운영안정도가 높은 시설들이지만 에너지부문에 대한 어려움이 높게 나왔고 정부 지원금만으로 제대로된 운영을 하기에는 엄청난 한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난방비를 단열과 창호가 엉망인 곳도 많고,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교사들의 업무차질이 발생하는 등 지역아동센터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지역아동센터가 정부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는 만큼 이런 문제에 대한 책임 역시 정부에 있다는 점을 관련기관이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에너지복지에 관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이 진행되고는 있으나 지원을 필요로 하는 빈곤층과 기관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에너지비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지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 박 부장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사)에너지나눔과평화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에너지복지지원과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에너지평화에서는 이번 에너지복지사업의 일환으로 5개 지역아동센터 내에 절전멀티탭과 고효율전구를 직접 교체해주는 작업을 진행한 결과, 여름철(6,7,8월간) 전력사용량이 전년동기간 대비 6.9%의 절약되었으며, 이에 따른 탄소저감량은 96.25kg으로 어린소나무 34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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