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우리나라의 이른바 ‘패션’이라 부른 의류분야는 1950년대 이후 소수의 패션 브랜드를 시작으로 진행돼 길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어 국내 패션 흐름은 주로 해외 패션 트랜드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천년의 한국전통복식 역사를 가지고 있을 만큼 뛰어난 제직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멋짓다.

▲ 에스모드 서울은 10월27일 강남구 신사동 에스모드 서울 아르누보홀에서 한국 전통문화

를 소재로 한 패션 작품전시회 ‘멋. 짓다’를 개최, 한국전통패션의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주목받았다.


최근 소비자에게 다소 진부하게 인식됐던 한국전통 패션을 현대 패션에 접목, 한국전통패션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에스모드 서울(이사장 박윤정)은 10월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강남구 신사동 에스모드 서울 아르누보홀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패션 작품전시회 ‘멋. 짓다’를 개최, 한국전통패션의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주목받았다.

 

에스모드 서울 최우수상_47 김재우.

▲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전통 패션을 젊은 학생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패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사진

은 이번 전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재우 학생의

작품. <자료=에스모드 서울>

전통적 요소 응용, 창의적이고 모던한 아이템 제안

 

에스모드 서울의 이번 전시는 그동안 말 그대로 전통으로만 여겨졌던 한국전통 패션을 젊은 학생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패션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우리식 표현인 ‘멋’과 손을 이용해 창의적인 행위를 연상시키는 ‘짓다’라는 동사를 결합한 ‘멋. 짓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한국의 고유한 미적 특성을 찾아 패션에 접목함으로써 단순히 전통적 요소의 응용을 넘어 창의적이고 모던한 패션 아이템을 제안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를 위해 100여명의 에스모드 서울의 2학년 학생들은 미술, 역사, 복식, 문양, 소재 등 한국전통 문화의 각 분야 전문가 특강을 수강했으며, 또한 국립민속박물관, 짚풀생활사박물관, 쇳대박물관, 한국자수박물관, 석주선박물관 등 한국 문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박물관을 관람하고 전통 공예기법을 실습 교육받았다.

 

박물관 관람 및 전통공예 기법 교육 받기도

 

도자기의 도형적 특성과 간결한 서정에서 영감을 받아 볼륨과 실루엣을 강조한 원피스, 전통 건축물에서 보이는 기하학적 구조와 한옥 건축기법을 활용한 재킷, 칠보와 투각기법을 연구해 디자인한 란제리, 고구려 개마무사의 철제갑옷과 퍼를 재활용품을 이용해 모던하게 스타일링한 코트 등 우아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의 작품들이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사물놀이와 탈춤 등 우리 고유의 놀이문화에서 착안한 컬러풀한 후드 티셔츠, 탱화와 민화에서 보이는 반복적인 문양을 팝아트적으로 해석한 스포츠웨어 등 전통문화에 학생들 특유의 스트리트 감성을 접목시킨 의상 또한 디자인했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는 보자기, 자수, 매듭, 천연염색 등 규방공예품에서 사용된 테크닉을 활용한 목걸이와 가방, 신발, 스카프 등 다채로운 패션 액세서리 작품도 함께 선보여 전시 관람객들에게 의상작품 뿐만 아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문화재청장, 한국 패션 알린 공로 인정 ‘감사패’ 수여

 

특히 이번 전시에서 에스모드 서울은 프랑스 패션학교임에도 문화재청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 및 소재에 관심을 두고 패션과 접목시켜 세계에 한국을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재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했다.

 

감사패 증정.

▲ 이번 전시에서 에스모드 서울은 프랑스 패션학교임에도 문화재청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 및 소재에 관심을 두고 패션과 접목시켜 세계에 한국을 널리 알린 공로를 인

정받아 문화재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했다. 사진은 문화재청 김찬 청장(사진 왼쪽)이

박윤정 이사장(오른쪽)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


에스모드 서울 장혜림 교장은 “그 동안 한국 문화를 패션으로 풀고자 하는 의미 있는 시도들이 많았지만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젊은 학생들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적인 시각으로 그 동안 보였던 한국 전통 이미지에 대한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한국적 패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스모드 서울은 지난 2009년 11월, 개교 20주년을 기념해 ‘한지사, 세계를 입다’라는 전시를 개최, ‘종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실용화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한지사를 소재로 현대적 감각의 웨어러블한 의상을 만들고 한지사 섬유의 세계화 가능성을 모색해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전시작품3_박승규.

▲ 이번 '멋. 짓다' 전시에는 의상작품 뿐만이 아닌 신발, 스카

프 등 패션 액세서리도 전시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사

진은 박승규 학생의 작품.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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