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아프리카는 기후변화의 징후가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지역으로 한쪽에서는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이, 또 다른 한쪽에서는 홍수가 발생하는 등의 기상이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등의 극빈국이 모여 있는 동아프리카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편집자주>

 

물 부족으로 작물고사, 가축폐사 등 주민 이중고 겪어

한국 기상협력·농업기술지원 기반 기후변화 대응 나서

 

수단_알리 청장--.

▲ 수단 기상청 압델가디르 알리 청장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수단은 농업잠재력과 부존된 원유자원 및 철광석, 우라늄, 목재 등 미개발 자원이 풍부해 경제개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가임에도 만성적 국제수지 적자, 경제구조의 낙후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최근 수단을 비롯한 케냐와 에티오피아, 잠비아 등의 국가에 2년 이상 가뭄이 지속돼 약 1만5000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수단이 위치한 동아프리카 자체가 본래 사막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현 세기에 들어서면서 지역의 사막화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발생한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농경지가 말라버려 작물은 거둘 수도 없어 주민들은 생계수단과 식량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식수와 식량가격은 크게 상승해 어려움을 가중시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수단에 놓인 가장 큰 과제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가뭄과 홍수, 그리고 급속도로 확산된 사막화에 대해 알리 청장은 기후변화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주변국 주민, 수단으로 이동해 물부족 상황 더욱 악화

 

“현재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연히 기후변화의 원인은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다른 나라도 그렇겠지만 수단이 속해 있는 동아프리카의 경우 남아프리카보다 훨씬 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상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영유아들의 경우 영양실조, 전염병 등에 취약해 기상재해는 생명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아울러 가축들도 폐사하는 등 2중, 3중의 문제에 놓이고 있다”

 

특히 알리 청장은 가뭄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자 주변국가 주민들이 물을 찾아 수단으로 모여들어 가뜩이나 어려운 수단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케냐 역시 가뭄으로 인해 유목민들이 물을 찾아 이동해 100만명 이상이 나이로비시로 들어가 세계 3대 슬럼가를 형성, 마약·절도 등의 범죄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기후변화와 관련해 수단은 최근 국가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다시피 동아프리카는 가난한 국가들이 모여 있다. 기반시설 자체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로 인해 생명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는 등 다른 국가들보다 기상이변에 대한 체감온도는 매우 높다. 때문에 국가적으로 관련 정책을 마련, 추진하고 있으나 적극적인 대응활동으로 이어지기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국제기구, 구호기구 등을 통한 예산확보가 절실하다”

 

수단 기상청 역시 국가 단위의 위원회 등을 통해 계절예측이나 장기예측 정보 등을 제공·활용하고, 식량안보·지속가능한 관리·빈곤퇴치 등을 위해 수단 남부에 설치돼 있는 우량계를 200개에서 1300개로 증가하는 등 다양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예측 등 국가 차원의 재난관리 추진

 

수단 자연재해.

▲ 수단 남부지방에서는 2년 이상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아트

바라강 유역에서는 홍수가 발생하는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어려움

을 겪고 있다. <사진=수단 기상청>

한편 이런 아프리카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한국 기상청과 농촌진흥청 등은 아프리카 국가의 인적·물적 능력 강화에 나섰다.

 

알리 청장은 이런 해외 국가들의 협력이 아프리카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수단의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어 기후변화의 대응 및 적응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수단도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농업에 의존하고 있어 기후와 날씨는 수단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한국 기상청과 농진청이 지원하는 기술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현재 기상청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세계기상기구(WMO) 1단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ICPAC에 지역기후예측모델 운영을 위한 고성능 컴퓨터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지역기후센터(RCC, Regional Climate Center)’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아프리카 지역의 기상·기후전문가 교육 및 파견, KOICA-WMO 2단계 사업 등을 추진, 한·아프리카 기상협력사업을 내실화해 아프리카 지역의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국가의 도움도 절실하지만 그와 함께 수단 국가 차원에서 재난관리를 위한 조기경보예측 시스템, 기후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할 예정이다. 특히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우선과제를 선정,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이다”

 

lisian@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