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환경일보 정윤정 기자]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정부는 ‘일자리와 복지’에 역점을 둔 예산이라며 복지 예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야당 예결위 간사는 자연 증가분에 의한 변화라며 사실상 복지는 없는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정부 들어 줄곧 논란이 돼 왔던 복지 예산이다.

 

일자리야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민간분야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하지만 복지 예산은 조금 다르다. 혹자는 우리 사회를 말할 때 사회 기본 안전망이 부재한 사회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서커스에는 공중제비를 돌다 떨어지는 사람을 받쳐 주기 위한 그물망이 있다. 열심히 연습을 하거나 때로 실전에서 실수로 떨어지면 그물망이 잠시 선수를 받아준다. 생명을 잃지 않도록.

 

그런데 사회에도 서커스와 같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최소한 생명은 지켜주고,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그물망이 존재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이마저도 걷어낸 상황에 가깝다는 것이다. 거리의 노숙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복지를 바라보는 많은 창이 있는 것 같다. 시대와 이념에 따라 다르고, 사회 상황과 여건에 따라서도 다르다.

 

하지만 OECD 국가 중 자살률 최고, 노인빈곤 및 자살율 최고, 이혼율 최고 등 각종 사회 위기지수가 최고조에 달해있는 불안 사회에서 최소한 사람들이 행렬에서 도태됐을 때 그것을 받아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 우리 사회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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