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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플러스 2011’에서는 ‘기술과 나의 만남, technology@me’라는 주제로 기술과 감성, 기술과

인문학 간의 융합과 관련한 다양한 철학적 논의가 이어졌다.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지식과 아이디어를 통해 발전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이면서 기술이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와 기술의 융합하고 소통하는 철학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기술에 경제, 문화, 인간을 융합해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제3회 테크플러스 포럼(tech+ 2011)’이 최근 ‘기술과 나의 만남, technology@me’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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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회를 맞은 ‘tech+2011’ 기술과 인간의 소통을 중심으로 산업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다양한 논의 진행했다. 특히 이번 tech+에서는 기술과 인간의 소통을 중심으로 한 산업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했다.

 

이번 테크플러스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은 사람 중심의 따뜻하고 창조적인 혁신 기술 혁신을 위한 ‘R&D 36.5℃’를 발표했다. ‘R&D 36.5℃’는 기술에 인간愛(Humanity), 창의(Creativity), 책임(Responsibility)의 가치를 더해 사람 중심의 따뜻하고 창조적인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R&D로서, 사람을 고려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술혁신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술

 

크기변환_최중경 장관.

▲최중경 장관은 사람 중심의 따뜻하고 창조적인

혁신 기술 혁신을 위한 ‘R&D 36.5℃’를 발표했다

최 장관은 “R&D 36.5℃ 전략은 윤리, 책임, 협력을 통한 공생발전이 강조되는 새로운 정책 환경에 대응하고, 그 동안의 발전 과정에서 노정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정책 패러다임”이라며 “R&D 36.5℃ 전략은 ‘사람 중심의 따뜻한 기술개발’과 ‘First Mover 전환을 위한 창조적 기술혁신’의 두 축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R&D는 우리 경제․산업 발전을 주도해 왔으나, 그 성과와 혜택을 모두가 누리지 못했으며, 삶의 질 개선 등 새로운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일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마트폰의 경우 경제력․학력․세대 등에 따라 이용률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가입자는 435만명 가입자 중 8만명(1.8%)에 불과하다. 또한 장애인․노약자 등을 고려한 기술개발에는 소홀해 좋은 사양의 제품이 나올수록,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더 어려워지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선진 기술․제품을 빠르게 따라잡는 데는 성공했으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창의적․혁신적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한계 노출했다”며 “모든 사람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모든 사람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사람 중심의 따뜻한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민편익 증진형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저개발국 국민을 위한 ‘적정기술’ 개발․보급 확대 및 이를 활용한 저개발국과의 산업자원 협력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한 ‘따라하기’식의 기술 개발을 벗어나 주체적인 우리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개발에 따른 성과를 함께 나누는 사회 구현에 나선다. 특히 주체적 기술 개발을 위해 ‘인문기술융합연구소’ 건립을 고려하고 있다. 최 장관은 “기술과 인문학의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인문학과 기술 벽을 쌓고 있다”고 지적하며 “인문기술융합연구소는 인문사회와 산업기술 분야간 소통․융합 및 공동연구 활성화를 위한 ‘Hub’로서 융합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및 간접적 지원에 중점을 둔 ‘소통․융합의 장(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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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아서 교수는 디지털 시대 도래로 인한 제2의 경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번째 경제 변화 ‘디지털화’

 

기조연설을 한 브라이언 아서 교수는 ‘기술진보의 예언가’라는 주제로 디지털 시대 도래로 인한 제2의 경제를 논했다. 브라이언 교수는 “현재 사회는 마치 아스펜나무 숲과 같다”며 컴퓨터와 서버간의 대화로 모든 시스템이 이뤄지는 디지털 시대를 언급하며 디지털로 긴밀하게 연결된 세계 경제 구조를 기대와 경계심을 보였다. 아스펜 나무는 뿌리가 지상의 나무는 각 그루마다 분리돼 보이지만 뿌리들은 모두 연결돼 있어 하나의 나무와 같은 모습이며 연결된 뿌리에서 새로운 나무가 자라나기도 한다.

 

일례로 공항에서 티켓팅을 할 때 과거와 달리 카드로 티켓팅을 하면 몇 초만에 발권, 마일리지 적립, 신원 조회 등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아서 교수는 몇 초 간의 시간을 주목하며 컴퓨터와 보이지 않는 서버간의 대화를 통해 우리 경제, 생활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교수는 “세계 경제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디지털을 통해 프로세스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뿌리가 얽혀 있는 아스펜나무와 같이 물리적인 세계 곧 지상은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세계(지하)는 서로를 견제하고 감지하면서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지능이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브라이언 교수는 디지털화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경계했지만 이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 양성, 사회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여가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우리는 디지털화라는 바다에 몇몇 직업들이 잠식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이로 인해 우리가 더욱 풍요롭고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번째 경제인 ‘디지털화’에 대한 경계심과 기대감을 보였다.

 

기술에 감성을 입혀라

 

아직까지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렵고, 복잡한 시스템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편의이고 이에 따라 기술에 감성을 입히는 작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과 인문학, 기술과 감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기술, 감동을 덧입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인간적 기술’이라는 담론의 저변에는 단순한 소비와 생산의 논리를 넘은 인간을 위한 기술의 조건에 대한 섬세한 성찰이 있다는 전제조건 하에 기술과 감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서울대학교 윤명환 교수, 대성전기 공준호 상무, 유플러스 김원제 연구소장은 ‘기술과 감성, 소통의 메신저’라는 주제로 인간을 중심으로 한 감성과 기술의 호환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들어 개발되는 기술들은 단순한 테크놀로지가 아니며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한 기술이다. 예를 들면 졸음방지시스템으로 알려진 DSM(Drive States Monitering System)의 경우 단순히 졸음만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를 인식하고 운전자에게 맞춰 좌석, 핸들 조절은 물론 음악과 라디오 채널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IHVI(Intelligent Human Vehicle Interface)를 통해 날씨, 속도에 따라 차량의 조명이 전환되는 시스템은 조만간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성전기 공준호 상무는 “감성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밀한 기계, 오래된 시간과 기술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기술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딱딱하고 차가운 기술이 충분히 따뜻한 감성을 지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플러스연구소 김원제 소장은 기술을 통해 더욱 접근이 쉬워진 예술 분야를 소개했다. 김 소장은 ‘살아있는 미술관’, 스마트폰을 이용한 연주, 영화촬영 등을 사례로 소개하며 “아날로그 혹은 감성이라 하면 다소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예술, 문학을 떠올리지만 하이테크놀로지와 접목하면서 원형에 가깝게 실현하려는 다양한 시도 증가하고 있고,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기술과 예술의 결합으로 인간의 꿈을 좀 더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 명품

 

명품 기술은 속도 경쟁만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시계를 가장 적게 생산해내는 스위스는 1개에 7억원에 달하는 명품 시계를 생산해낸다. 명품 산업기술은 아날로그 시대의 전통적 감수성에 본질적 차원의 첨단 기술이 결합되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융합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오디오 업체 미란츠의 켄 이시와타 고문은 SP, LP, CD플레이어를 거쳐 MP3에 이르는 음악 재생장치의 변화를 언급하며 디지털 시대에 맞춰 장치는 변화했어도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한 기술 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시와타 고문은 “디지털은 음악의 원음을 보존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이지만, 디지털화된 음악을 들으면서 개인화된 추억이 없다면 음악이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며 “시스템을 통해 원음에 가까운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그 시스템으로 아무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면 시스템은 필요 없는 존재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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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쌍후 교수는 “명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사람과 소통,

시간과 추억 공유, 고마움과 사랑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음악뿐 아니라 전통을 살린 천연염색에도 아날로그 감성을 바탕으로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천연염색장인 한국전통 문화학교 문쌍후 교수는 “명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사람과 소통, 시간과 추억 공유, 고마움과 사랑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기술”이라며 “일상의 삶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어떻게 영위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우리 안에 있던 자연성을 회복하고, 첨단 과학기술로 지구를 지켜야만 진정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인재가 가장 많은 나라이면서 여전히 빠른 속도에 치우쳐 세계적인 명품이 없는 나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보석디자인세공장인 이두영 명장은 “명품에는 장인의 제품에는 전통과 역사가 깃들어 있다”며 “우리 제품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소비 문화가 만들어 질 때 대한민국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만들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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