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수확 후 유통 중 손실비용 1조1000억원 이상

방사선 조사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 필요

 

변명우교수.
▲우송대학교 변명우 교수
21세기 전 세계 특히 제3세계는 더욱이 식량위기 즉 식량무기화 시대에 직면해 있다. 그 원인들을 살펴보면 식량생산이 인구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맬더스적 위기, 지역 분쟁과 자연재해에 의한 우발적 위기, 기후의 순환적 변동과 지구 환경 및 생태계 파괴에 따른 식량 생산량 감소와 불능, 주요 식량 생산국의 식량상의 정치적 전략, 도시 집중화 인구분포 및 식습관의 다양화, 식량증산에서 기존방법의 한계 등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식량재고 수준이 저하되고 있고 또한 식량자원의 유통/공급 문제로 국제기관은 딜레마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의 경우도 식량자원의 해외 의존도로 볼 때 간과할 바 못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구촌 인구의 평화와 행복한 삶의 영위를 위한 식량의 증산은 필수적이다. 식량의 증산수단은 간척사업 등을 통한 농지면적의 확장, GM기술을 포함한 육종 등 새로운 새로운 농업생산기술의 개발, 수산업에서는 양식 및 어로 기술개발 등 직접수단에 의한 증산과 생산된 식량자원의 저장, 가공, 유통 중에 발생하는 손실을 감축해 얻어지는 간접수단에 의한 증산으로 대별할 수 있다. FAO에 의하면 직접증산으로 얻어질 수 있는 식량자원의 증산은 5% 내외이나 생산된 식량자원의 저장, 가공, 유통 중에 발생하는 손실은 지역에 따라서 차이는 있으나 열대/아열대 지역에서는 약 50%, 온대지역에서는 약 25%, 한대 지역에서는 약 15% 내외 보고되고 있어서 비용과 노력 투자에 의해서도 5% 내외의 직접증산을 달성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가공, 저장, 유통방법의 개선으로 폐기식품, 식량자원의 감축효과는 식량자원의 간접 수단에 의한 증산으로 생각해 볼 과제이다.

 

예를 몇 가지 살펴보면 국내 주요 채소류인 감자, 양파, 마늘 고추에 대한 연간 감모량을 계산해 도매가격으로 손실비용을 계산하면 연간 수확 후 유통 중 손실비용은 약 1조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만약 방사선 조사기술을 활용할 경우 감자, 양파, 마늘 등의 발아식품의 경우 발아발근 방지를 통해 안전한 저장/유통이 가능할 것이며 또한 냉장보존법 보다 1/300의 에너지 절감효과도 얻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식품산업체에서는 방사선 조사가 법적 허가돼 있는 식품에서도 방사선조사가 실시되고 있지 않으며, 방사선 조사가 법적 허가된 품목 중 유통기한 초과로 인한 가공식품 폐기 손실액은 연간 약 899억원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허가품목에 방사선 조사를 실시했을 대 유통기한 연장으로 폐기율을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잇을 것이다. 도한 방사선 조사가 법적 허가되지 않은 가공식품 폐기 손실액은 연간 약 1931억원으로 추산되며, 방사선 조사로 유통기한 연장효과가 높은 식품인 식육, 알가공품, 어육가공품, 건포류, 축산물가공품 등에 방사선 조사가 허가돼 처리된다면 폐기율을 상당부분을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

 

육류 및 육가공품, 냉장/냉동식품, 샐러드용 채소류에서는 식인성 세균에 의한 식중독 발생은 심각한 인명피해를 발생함은 물론 치료에 따르는 엄청난 사회보건비용을 발생시킨다. 국내 기후변화에 따른 식품안전 분야의 경제적 손실비용 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식중독 발생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손실비요은 연간 1조2279억원 ~ 1조576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방사선 조사는 냉온 살균 처리법으로 냉장, 냉동식품과 신선식품의 적용에 매우 유익한 식중독 세균 살균방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사회적 보건비용과 같은 간접손실액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예를 보면 미국 식품산업 중에서 쇠고기의 연간 소비가 약 80억파운드로 유통량이 가장 큰 식품중에 하나이다. 패스트푸드점, 저녁 식사 또는 야외 바비큐 파티 등에서 쇠고기는 미국인 식탁에 매범 오르고 있다. 그러나 쇠고기 특히 분쇄육 사요에서 항상 불안과 어두운 면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식품 공급에서 위생, 안전성을 위협하는 병원성 세균인 병원성 대장균 O157:H7 오염 가능성 때문이다.

1997년 아칸사스주에 있는 허드슨 푸드(Hudson Food)사에서 유통시킨 쇠고기로 가공된 햄버거가 병원성 대장균 O157:H7이 오염된 것이 발견돼 2500만 파운드의 쇠고기가 전량 회수돼 폐기되는 사건이 발생됐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육류 반품사건으로 기록됐고, 이러한 위험성은 현재도 잔존하고 있다. USDA와 USFDA는 이를 계기로 육류의 방사선 조사를 허가했고 현재 상용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식품산업에서 매우 유익하고 안전한 기술이 산업화가 지연되는 것은 소비자 수용성 문제로 방사선 조사마크가 부착돼 시판될 때 감당해야 할 소비자들의 거부감과 반발에 대한 기업의 두려움과 일부 불합리적인 비판에서 오는 소비자 오도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이 적극적인 정부 대책과 소비자 홍보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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