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전 세계는 갑작스런 기상이변이 불러일으킨 자연재해로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농산물의 생산성 하락 및 가격 급등을 야기해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 이래 무역자유화 경제 질서 속에서 세계 각국의 식량사정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식량위기를 식품과학기술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경.

▲ (사)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는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과 공동으로 11월17일 서울교육문화

회관에서 제32차 학술대회 개최를 통해 식량안보 전략의 바른 이해와 식품과학기술을 통한

식량위기 극복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사)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는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과 공동으로 11월17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제32차 학술대회 개최하고 식량안보 전략의 바른 이해와 식품과학기술을 통한 식량위기 극복에 나섰다.

 

공급식품 1/3이 음식물쓰레기로 전락

 

이철호 이사장.

▲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의 이철호 이사장은 기조

강연을 통해 식량위기 시대를 맞아 한국인의 식량안

보 의식의 강화에 대해 강조했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의 이철호 이사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식량위기 시대를 맞아 한국인의 식량안보 의식의 강화에 대해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한국은 쌀 생산량의 2배에 가까운 사료 곡물을 수입하고 있으며, 엄청난 양의 육류와 가공식품을 수입해 먹고 있다. 또한 식량이 아까운 줄 모르고 전체 공급되는 식량의 1/3이 음식물쓰레기로 전락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가공식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식품 안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1975년 76%에 달하던 곡물자급률이 WTO가 출범한 1995년에 30% 미만으로 떨어졌고, 자급하는 쌀의 소비가 1980년 1인당 연간 132㎏이던 것이 2007년도에는 77㎏으로 반으로 줄었다. 식량자급률의 감소와 쌀 소비 감소가 당장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향후 세계 식량부족이 심화될 경우 돈이 있어도 사올 게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이 이사장은 “생명공학기술(biotechnology)의 올바른 이해로 유전자변형(GM) 식품의 수용도를 높여 외국에서 들여오는 값싼 식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식품과학기술을 통한 식량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도 제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식량생산증진을 위한 재배관련 기술 소개도 이어졌다. 그중 GMO(유전자 변형농산물.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및 유전자 기술활용을 통해 식량증산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GMO는 생물체의 유전자 중 필요한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분리·결합해 개발자가 목적한 특성을 갖도록 한 농산물로 제초제의 저항성, 병해충의 저항성, 고영양분 성분 함유 등의 장점을 갖고 있으나 인체 및 환경에 대한 위해성이 규명되지 않아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식량난의 해결 및 에너지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GMO의 도입은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과학자들이 많다.

 

스위스 다국적 농업기업인 신젠타(Syngenta) 박희영 박사 “최근 전 세계 인구가 70억에 도달했다. 이처럼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경작지 면적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농작물 생산량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등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이어진다”라고 밝힌 뒤 “식량증산을 위해서는 GMO 및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식량위기에 대해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 박사는 “최근 도시화로 인한 경작지 면적 감소, 기후변화로 인한 해충의 발생 등의 이유로 농업생산성이 25%가 감소했으며, 이런 상황은 자연환경의 파괴, 종 다양성 감소, 기후변화의 촉진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GM작물의 연구 개발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종 개발 및 보급,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연구, 제한된 물을 사용한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연구 등을 추진해 식량증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식물공장, 식량생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 갖춰야

 

손정익 교수.

▲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의 손정익 교수는 식

물공장의 성공을 100% 장담하기 어렵지만 기능성

작물, 천연약용작물 개발, GM식물 연구 등 다양한

영역이 제시되고 있고 그에 대한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식물공장의 활용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밝

혔다.

 

이어 기존의 작물생산 이외에 바이오산업과 연계되는 중간 시스템의 역할은 물론 도시농업의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식물공장’에 대한 활용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식물공장’은 고도의 환경조절과 자동화를 통해 작물을 공장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는 체계로 이런 공장생산 방식을 통해 계획생산, 균일생산, 밀식생산이 가능하며 수량과 품질의 조절이 가능하게 돼 식량생산 증진을 위한 또 하나의 대표적인 재배기술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의 손정익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식물공장의 연구 및 산업적 구상이 1990년 초반부터 시작됐지만 실용화작업이 시작된 것은 2009년으로 아직까지 초기단계이다”라고 우리나라 식물공장 현황에 대해 발표한 뒤 “현 시점에서 식물공장의 성공을 100% 장담하기 어렵지만 기능성 작물, 천연약용작물 개발, GM식물 연구 등 다양한 영역이 제시되고 있고 그에 대한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식물공장의 활용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온실에서 재배되고 있는 상추와 식물공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상추를 비교했을 경우 LED의 비용 등을 고려하면 가격경쟁력 면에서 부족한 상황이지만 향후 식물공장 방식이 주요한 인간의 먹을거리 생산방식 중 하나로 적용돼 미래 인류의 식량생산에도 공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후쿠오카 원전사고의 식품 대책 중 하나로 식물공장 설치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네덜란드의 경우 태양광식물공장을 발전시켜 이미 자동화가 진행, 이를 통해 품질변화를 꾀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식물공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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