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40년 뒤 2050년의 기후는 어떨까. 현재처럼 탄소배출량이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기상연구소는 최근 새로운 국제 표준 온실가스 시나리오를 이용해 기후변화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40년 후의 기후변화 영향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소장 권원태)는 최근 기후변화 전망 발표를 통해 전 지구적으로 2050년 기온은 2.3℃, 강수량은 3%, 해수면은 34㎝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2050년까지 기온은 3.2℃, 강수량은 16% 증가하고, 전 해상의 해수면은 평균 2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여름은 19일 이상 길어져 5개월 이상 지속되고 겨울은 한 달 짧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수량, 집중호우 증가해 농작물 재배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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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2050년까지 내륙을 제외한 전국으로 아열대 기후가 확산될 것이며, 강수량 증가와 함께 집중호우의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온상승으로 인해 지표증발량이 증가, 표층(0~25㎝ 땅속)의 토양수분이 감소해 농작물 재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폭염도 현재보다 약 3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열대야 역시 현재 연간 5일에서 30일 정도로 발생이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남방도일수는 20% 감소하고 냉방도일수는 134% 증가해 에너지 수급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2050년,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KEI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센터장 이병국)에서 미래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2℃ 상승 기준으로 전망해 본 결과, 기후변화는 미래 우리나라의 자연환경과 생활환경, 산업부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소나무 등 온대성 식생대는 2050년 경기 북부 및 강원 일부로 한정되고, 동백나무 등 난대수종이 서울까지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꿀벌의 개체 감소로 식물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이며, 들신선나비 등 북방계 곤충이 꽃매미 등 남방계 외래곤충으로 대체돼 과수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 지구 강수량 변화(%).
▲전 지구 강수량 변화(%) <자료=기상청>

아열대성 생태계 변화로 생물종 감소 우려돼

 

계절의 길이변화.
▲ 계절의 길이변화 <자료=기상청>
해양에서는 온난화로 제주 산호군락지 백화현상 피해가 두드러지며, 수온상승으로 인해 꽃게, 참조기·갈치 등의 어종이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자연환경에도 한반도 기온상승으로 온대성 생태계가 아열대성 생태계로 급속히 변화되고 이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감소될 것을 우려했다.

 

기후변화는 생활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집중호우가 증가함에 따라 하천유역 및 도심지의 홍수발생 및 피해는 현재보다 더욱 증가될 것이며, 기온이 상승해 폭염과 열대야가 1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등 취약계층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면서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아열대성 질병도 증가될 것으로 분석했다.

 

농·수산업, 기상피해 vs 대체산업 육성 등 장·단점 공존

 

농·수산업 및 산업분야도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농업은 재배적지의 북상, 극한기상 등으로 쌀과 채소류, 과수의 품질저하(당도 및 크기 저하) 및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하지만 고온에 강한 품종개량과 대체품종 선택으로 고부가가치의 농업육성의 기회로도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산업도 해수온도가 상승해 갯녹음이나 해파리 등의 증가를 초래해 어업·양식업에 직접적인 피해발생이 우려되기도 하는 반면 남해안에서 참치 등 난대성 어종의 양식이 가능해지기도 할 것이다.

 

아울러 산업부지·시설물 피해나 지난 9월에 발생한 정전사태와 같은 전력수급 불안정을 유발하는 등 잠재위협이 증가되기도 하지만 기상관련 서비스의 수요증가로 기상산업, 물관리, 문화·관광·레저 등 기후연관형 산업의 시장형성 기회도 존재하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은 부정적인 부분과 긍정적인 부분이 병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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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표준 프로토콜 통해 신뢰성 및 객관성 확보

 

권원태 소장.

▲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소장은“국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분야별 기후변화 영향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국립기상연구소가 산출한 이번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새로운 국제 표준 온실가스 시나리오로서, 전 지구 기후전망은 분해능 135㎞의 전 지구 기후모델로, 그리고 우리나라 기후전망은 분해능 12.5㎞의 지역기후모델을 슈퍼컴으로 수행해 산출했다.

 

또한 국제 기후변화 시나리오 비교·검증 사업에 참여해 국제 표준 프로토콜에 따라 개발함으로써 신뢰성과 객관성 및 비교·검증 체계를 확보했으며, 2013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5차 평가보고서에 수록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소장은 “최근 극한기상은 전 지구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강도 역시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라며 “국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분야별 기후변화 영향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한편 국립기상연구소가 개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란 온실가스, 에어로졸 변화 등 인간의 인위적인 원인에 따라 기후변화가 어디서, 언제쯤, 어떻게 일어날지를 예측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사용되는 선제적 정보로 이를 통해 강우, 강풍, 폭설 등의 극한기후 전망정보를 생산해 방재기준 설정 등에 활용하고 있다.

 

2050년 우리나라 기후변화 영향

 

부문

기후변화 영향(2050년)

자연환경

산림 식생대

소나무 식생지역 → 경기북부, 강원 지역에만 분포

동백나무 등 난대 수종 → 서울에서 관찰 가능

육상 생태계

생태계 변화, 서식지 축소 → 생물다양성 감소

꽃매미 등 남방계 외래 곤충 증가

맷돼지 개체수 증가로 농작물 피해 확산

해양 생태계

제주 산호 군락지 → 백화현상

난대성 어종 북상, 한 대성 어종 남하

꽃게어장: 연평도 부근 → 북한 영해

참조기, 갈치: 제주도 → 전남‧경남 연안

대구: 동해‧경남 진해 → 전남 고흥‧여수

생활환경

물관리

하천 유역, 도심지 홍수발생 가능성 증가

가뭄 발생, 생활‧농업용수 수요 증가 → 물부족

해수면 상승

해수면‧해일고 상승 → 해안 저지대 범람, 침식

해수면 상승으로 여의도 면적 7.7배 범람(2020년)

일부 방조제‧항구 등 범람에 취약

건강

폭염‧열대야 1개월간 지속 → 노인, 환자 등 취약

말라리아, 뎅기열 등 아열대성 질병 증가

기온 1℃ 상승 → 말라리아(3%), 쯔쯔가무시병(6%) 증가

산업

농업

쌀, 과수‧채소 등 품질저하, 생산성 감소

매년 2~4만ha 경작지 감소

기온 2℃ 상승 → 사과 생산량(34%),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70% 이상) 감소

품종개량 및 신품종 재배 기회 창출

수산업

갯녹음 현상 확대, 대형 해파리 증가 → 어업‧양식업 피해 발생

참치 등 난대성 어종 양식 기회 제공

산업전반

산업생산 차질, 전력 수급 불안정 등 발생

기후친화형 산업, 관광‧레저 부문 활성화

<자료=기상청>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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