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최근 한 방송인의 동영상 유출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유력 일간지와 종편은 ‘과거와 달리 SNS 때문에 더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라며 소셜네트워크에 비난을 가했다. 그렇다면 이를 경쟁적으로 보도한 종편과 일간지는 책임이 없는 것일까? 시청률, 클릭 수에 목숨을 건 일간지, 스포츠신문, 연예지 등에서 동영상 내용을 노골적으로 표현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괜찮고 SNS에서 퍼 나르는 것은 나쁜 짓일까? 언론도 아닌 주제에 ‘나는 꼼수다’가 권력자를 비판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 내지는 ‘책임질 수 없는 행동’에 불과한 것일까?

 

그러면서도 언론들은 인터넷이나 SNS에서 흘러다니는 ‘괴담’을 인용해 보도하고서는 ‘인용한 것에 불과하니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면서 다른 한편으로 ‘괴담이 흘러다니는’ SNS와 인터넷을 근엄하게 꾸짖고 있다. 언론권력은 ‘바담 풍’ 해도 일반인들은 ‘바람 풍’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은 어느 방송사 기자의 “방송 3사 메인뉴스를 다 합해도 ‘나는 꼼수다’가 미치는 영향력을 못 따라간다”라는 고백이 왜 나왔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류 집단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권력자는 민심이 흉흉할 때 민심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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