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의 하트 무늬, 누벨칼레도니, 프랑스(남위 20도 56분, 동경 164도 39분).

▲서울시립미술관은 세계적 항공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을 초청해 사진전을 개최한다. (보의

하트 무늬, 누벨칼레도니, 프랑스(남위 20도 56분, 동경 164도 39분)) <자료=서울시립미술관>


[환경일보 정윤정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15일까지 본관 2, 3층에서 세계적 항공사진 작가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특별展 ‘하늘에서 본 지구 - It's my Hom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항공사진 작가인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사진과 비디오가 전 문화부 장관인 이어령의 글과 어우러져 전시되며, 사진 예술·문명 비판·지구 사랑이 하나로 결합된 최고급 예술전시회로서 세계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된다.

 

특히 21세기 새로운 문명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는 전시로서, 인간과 자연·인간과 생명(동물)·인간과 인간의 소통을 통해 희망의 지구를 제시하는 전시로 마련된다.

 

얀의 작품은 지구사진 120여점, 한국사진 30여점, 동물사진 70여점 등 총 220여점이 전시되며 항공사진을 영상으로 제작한 영화 ‘홈(HOME)’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하늘에서 본 우리지구의 초상 △하늘에서 본 한국 △동물, 우리의 또 다른 친구들 △영화 HOME 등 4개의 테마로 구성된다.

 

➀ 하늘에서 본 우리지구의 초상 : 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경이로운 지구촌의 모습

 

점점 사라지고 있는 킬리만자로의 만년설, 탄자니아(남위 03도 04분-동경 37도 22분) .

▲점점 사라지고 있는 킬리만자로의 만년설, 탄자니아(남위

   03도 04분-동경 37도 22분) <자료=서울시립미술관>

20여년 간 기록한 ‘우리 지구의 초상’의 정수(精髓)들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전시, ‘신의 눈’으로 21세기 문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안한다.

 

이제 막 70억명이 함께 살게 된 우리 지구의 천의 얼굴과 천의 사연들, ‘신의 눈’이 되고, 새가 되어 지구촌의 환희와 경이로부터 가슴 아린 현장들과 가슴 뭉클한 성찰, 세계의 온갖 파노라마 위를 여행한다.

 

이번 지구문명종합(사진+비디오아트) 예술전에 전시되는 200여장의 사진은 지난 20여년 간의 하늘 여행의 정수들 중의 정수를 고른 것이다.

 

1993년 투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이 불투명한 가운데 우리 지구의 초상을 기록하겠다는 열정과 용기만을 갖고 시작된 ‘하늘에서 본 지구’라는 장대한 프로젝트가 어느덧 20여년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아직도 지구 위에 있다. 지난 10월에도 얀은 지난 40여년 간의 내전 때문에 포연에 휩싸여 있던 콩고의 하늘 위를 날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그러한 경이 속에서 오직 이념 때문에 폭력을 자행해 온 우리 인간의 살육의 현장을 기록하고 있었다.

 

➁ 하늘에서 본 한국 - 한국의 재발견 : 30여 장의 항공사진으로 보는 한국의 미

 

인삼밭과 논밭이 그려놓은 3색의 추상화 강원도 양구군.

▲인삼밭과 논밭이 그려놓은 3색의 추상화 강원도 양구군 <자

  료=서울시립미술관>

또한 지구촌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공감하고 함께 하는 것을 최고의 모토로 이어령 장관의 감독 하에 강력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전시로 기획돼 더욱 특별하다.

 

따라서 본 전시는 최고의 예술전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관람자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고, 동시에 강력한 이야기 나라로 안내하는 것을 동시에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관객들은 200여장의 사진의 각각의 사연들 앞에 서서 지구촌 문제를 고민하다가 어느덧 ‘그곳’이 결국에는 ‘이곳’이며, 다시 그것은 ‘나의 것’이라는 흥미진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획과 연출만 한국화된 것이 아니라 ‘콘텐츠’도 한국화 됐다. 이번 세계 7대 자연경관선정에 제주도가 선정됐듯이 한국의 아름다움은 세계적이지만 한국과 관련돼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바로 ‘한국적 미’이다.

 

관객들은 지난 6년 동안 작가가 찍은 2만여장의 사진 중 엄선한 30여장의 한국 항공사진을 통해 아름다운 우리 조국을 전혀 다른, 경이와 경외와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➂ 동물, 우리의 또 다른 친구들 : 애완과 식용을 넘어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 동물

 

라지 화이트 종.
▲라지 화이트 종 <자료=서울시립미술관>
애완(愛玩)과 식용을 넘어 ―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 가축(동물)들을 통해서 보는 우리 인간의 초상을 만나볼 수 있다.

 

말, 소, 돼지, 양 등 인간의 친구들을 통해서 보는 인간과 ‘가축(동물)’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가축을 ‘짐승처럼’ 대하는 우리 시대의 음식 문화와 동물 문화에 맞선 사람과 동물 사이의 사랑과 대화의 이중주를 사진으로 만난다.

 

인간과 가장 오래된 친구가 있다면 아마 동물일 것이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부터 단군 신화까지 인간은 언제나 인간의 삶과 함께 해왔으며 산업화 이전까지의 인간 문명은 동물과 함께 만들어온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로마 제국과 칭기즈 칸 제국은 말 없이는 건설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말이 유목민을 상징한다면 소가 정착민을 상징하게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산업화와 함께 동물(가축)들은 ‘친구’와 ‘동반자’에서 단순히 사육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리고 동물에 대한 이와 정반대의 태도로 물화(物化)된 것이 애완 문화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난 20여년 동안 매해 ‘인간과 동물’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해온 작가의 본 종합전에 ‘동물’이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동물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작가의 사진들은 재미있으면서 경이롭기도 하다. 우리는 동물들이 그 자체로서 아름다우며 독립적인 인격을 갖고 있고 그리고 하나의 생명체로서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 즉 얀의 동물 사진은 동물들의 생명 찬가이자 동물들의 인격 선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얀의 사진이 흥미로운 것은 가축(동물)은 그를 기른 인간을 닮고 인간은 그가 기른 짐승의 연륜을 닮고 있다는 어찌 보면 평범한 진리다.

 

이것은 동시에 이 ‘미물’과 ‘고등 생명체’인 인간 사이에도 커뮤니케이션이 어우러지고 있음을 증명해준다. 다시 이것은 우리에게 ‘자식’과 식물과 동물을 기른다는 것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끈다.

 

➃ 영화 HOME : 지구적으로 가장 아름답거나 특이한 곳을 항공 영상으로 촬영

 

특별 전시로 전 세계 70개국을 항공 촬영한 영화 ‘홈(HOME)’과 세계 최초로 헬기에서 촬영한 DMZ도 본 전시장 내에서 공개된다.

 

‘홈(HOME)’은 문명·환경·평등·평화 등 21세기 지구의 오늘날의 상황과 미래를 주제로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거나 특이한 곳과 전 지구적 이슈가 진행 중인 곳 등을 촬영, DMZ·울산·부산 등 한국을 포함해 60여 개국을 촬영했다.

 

얀의 사진은 사진작가나 관람객이 아니라 말없는 ‘지구가 말하게 하고’, ‘동물들이 말하게 하는 것’인데 이 모든 생명들의 합창은 어느덧 우리 인간과 지구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끌어 줄 것이다.

 

한편 개막식은 15일 오후 5시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작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yoonjun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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