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한국에서 집은 주거의 수단이 아니라 재테크 내지는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집은 ‘내가 살 곳’이 아니라 ‘언젠가는 팔아서 한 몫 챙겨야 할 곳’으로 변질했다는 느낌이 든다.

 

실내공기질 전문가에 따르면 강남의 유명한 한 아파트는 창문을 열어도 환기가 안 된다고 한다. 바람의 흐름이나 통풍 등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건설사의 수익을 위해 억지로 우겨넣듯이 지었기 때문이다. 작년 물난리 때도 고층 아파트 유리창은 모조리 박살이 나고 말았다. 비싼 땅에 최대한 많이 지어서 이윤을 남기는 것만 생각했지, 자연재해나 환경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윤을 남기고자 싸구려 자재를 사용해 실내공기질이 형편 없어서 새집증후군이니, 아토피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 내에 연못 하나 파놓고 소규모 공원 하나 만든다고 친환경 아파트가 되는 것이 아니다. 강남의 모 아파트는 한 집에서 청국장을 끓이면 아파트 동 전체가 청국장 냄새로 가득 차 불평불만이 쏟아진다고 한다. 환경부가 도시계획뿐만 아니라 대형 아파트 단지에도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고 나서 국토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국민 입장에서는 누가 싸워서 이기든 관심이 없다. 단지 진짜 친환경 아파트를 보고 싶을 뿐이다.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