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동아프리카 긴급구호 활동이 기금 고갈로 위기에 처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대표이사 김노보)는 동아프리카 가뭄을 위한 추가 기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구호사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편집자주>

 

지난해 7월 세이브더칠드런은 케냐와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 동아프리카 지역에 긴급구호를 발령하고 현재까지 250만명을 대상으로 긴급구호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6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이 이 지역에 만성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가장 기본적인 긴급구호 활동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매달 식량을 공급하고 있는 25만명의 아동 중 상당수가 영양실조 재발의 위험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계수단 잃은 수백만명, 구호기관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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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 지역은 6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으로 가장 기본적인 긴급구호

활동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생후 3개월 된 우미의 모습. 우미는

발견 당시 몸무게가 1.7㎏ 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으며

급히 지역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동아프리카에서 발생된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생계수단인 가축을 잃고 구호기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계속되고 있는 분쟁과 식량 가격의 상승,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가장 기초적이 식품과 식수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케냐에 살고 있는 우미(Umi)는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의 보건직원에 의해 하브스웨인에서 40㎞가량 떨어진 마다리바(Madhalibah) 지역의 원조병원에서 발견됐다. 우미는 당시 몸무게가 1.7㎏ 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기 때문에 급히 하바스웨인 지역병원으로 이송됐다. 우미의 어머니는 우미에게 수유를 하려고 했으나 어머니 역시 영양실조 상태였기 때문에 젖이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 병원으로 옮겨진 우미는 코를 통해 튜브로 영양을 제공받았고 나중에는 우미가 직접 영양식을 먹기도 했다.

 

이후 우미는 케냐의 하바스웨인 지역병원(Habaswein District Hospital)에서 치료를 받은 후 건강한 상태로 6개월을 맞이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6개월 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이 제공한 영양땅콩죽 등 고영양식 공급을 통해 체중이 늘고 영양상태가 좋아져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

 

이처럼 우미와 같은 영아에게 모유 수유는 매우 중요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어머니와 영유아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긴급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최근 기금 모금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진행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저스틴 포사이스(Justin Forsyth) 대표는 “전 세계인의 지원으로 동아프리카 긴급구호 모금활동은 세이브더칠드런 90년 구호 역사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동아프리카는 가장 위태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지속하고 지난 6개월간의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기금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는 긴급구호 활동을 확장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이미 지원하고 있는 아동들이 지독한 배고픔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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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 지역에 지속적인 원조가 이뤄지지 않

는다면 지원을 받고 있는 많은 아동과 가족들이 다

시 매우 취약한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사진은

지난 7월 극도로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렸던 우미가

병원치료와 영양보충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을 되찾

은 모습.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식량, 식수, 보건서비스 등 지원 시급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동아프리카에 대한 긴급구호 모금 규모를 2억달러(한화 약 2200억원)으로 늘렸다. 이는 현재까지 모인 기금의 약 두 배에 이른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긴급 식량제공 등 동아프리카 긴급구호 활동을 통해 현재까지 아동 120만 명을 지원했으며 아동 수천명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또 250만 명에게 식량과 식수, 보건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동아프리카의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며 약 25만명이 굶주림의 위기에 처해 있다.

 

포사이스는 “동아프리카 지역에 지속적인 원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필수 식량, 식수, 보건서비스 등을 통해 현재 지원을 받고 있는 많은 아동과 가족들이 다시 매우 취약한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다시 굶주림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동아프리카 지역에서의 긴급구호 활동과 더불어 지역 내 가정이 자활할 수 있도록 농기구 및 농업 훈련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가뭄을 예방할 수 있도록 사전 경보 시스템 역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자료=세이브더칠드런>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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