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최근 국내 농림수산식품분야는 시장규모의 정체, 글로벌 시장 개방화 등의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은 과학기술의 혁신에서 찾아야 한다고 판단, 농림수산식품분야의 R&D 투자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림수산식품부는 R&D 투자를 2005년 4968억원에서 2012년 9089억원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했으며, 지난해 마련한 ‘제1차 농림수산식품과학기술 육성 종합계획’에 따라 2014년까지 R&D 예산을 1조4000억원 규모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09년 7200억원 대비 2배 수준이다. 또한 민간 R&D 투자 활성화 및 실용·산업화를 위한 공모사업비도 지난해보다 367억원 증가한 3358억원으로 증가한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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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은 최근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올해 R&D 사

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추진방향 및 지원내용 등을 안내해 우수과제 발굴에 나섰다.


농식품부, 농수산업에서 생명산업 등 영역 확대

 

올해 책정된 R&D 예산 9089억원에 대해 기관별로 살펴보면 농림수산식품부 2912억원, 농촌진흥청 5333억원, 산림청 844억원이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은 2월1일 오후 1시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올해 R&D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추진방향 및 지원내용 등을 안내해 우수과제 발굴에 나섰다.

 

세미나 전경.

▲ 농림수산식품부는 R&D 투자를 2005년 4968억원에서 2012년 9089억

원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했으며, 지난해 마련한 ‘제1차 농림수산식품과학

기술 육성 종합계획’에 따라 2014년까지 R&D 예산을 1조4000억원 규모

로 마련할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과학기술정책과 심재규 과장은 발표를 통해 “과거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분야의 R&D 사업은 미흡한 기획력, 기관 간의 중복성, 산업화·실용화의 미비 등의 이유로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의 71%에 머무는 등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해 있었다”라며 “하지만 지난 2009년부터 법·제도의 정비 및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R&D 선진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심 과장은 “대부분이 농수산업에만 집중되던 것에서 생명산업과 융·복합산업, 부처간 협력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정부와 기관이 주도하던 사업에서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해 농식품분야 R&D가 신성장동력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농식품부에서 신규로 추진되는 ‘Goden Seed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도 이뤄졌다. ‘Goden Seed 프로젝트’는 글로벌 종자 강국 도약을 위한 수출전략 종자개발 및 산업기반을 구축하는 부·청 협력 프로젝트로, 1000만달러 수준의 글로벌 전략수출품종을 20개 이상 개발해 2020년에는 종자수출 2억달러 달성, 2030년까지 종자수출 3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적 역량도 결집될 뿐만 아니라 민간수출의 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농식품부는 R&D 투자를 통한 기술혁신으로 민간육종연구단지(Seed Valley) 조성 및 민간종자기업 육성, 시설현대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강화하며, 농식품 품질유지 유통기술 연구개발 등의 분야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검역검사본부, 국가 재난형 질병 대한 대응체계 확립

 

이번 사업설명회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3개 기관의 R&D 사업설명도 이어졌다. 이 기관들의 R&D 사업예산 규모는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1496억원, 수산과학원 329억원,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245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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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사업설명회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3개 기관의 R&D 사업설명도 이어졌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국립식물검역원,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이 통합돼 지난해 2011년 6월 출범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의 R&D 사업은 현안관련 특정분야의 연구개발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사업은 구제역과 같은 가축질병, 사람과 가축의 양쪽에 이환되는 전염병인 인수공통질병 등에 대한 통합적 대응능력 제고이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의 이명헌 연구관은 “최근 몇 년 간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국가 재난형 질병의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방역, 검역, 축산식품 안정성 등의 다양한 형태의 R&D 니즈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발생방지, 신속차단, 예방기술 확립 등 방역기술개발 및 대응체계를 확립하고, BT(Biology Technology, 생명공학기술), NT(Nano Technology, 나노기술, 초정밀기술) 등의 첨단기술을 도입해 R&D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분야 R&D 사업 예산의 58%를 차지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의 R&D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농진청은 동북아 농식품 R&D 허브 구축이라는 비전 아래 ▷미래 첨단 농업기술, ▷농업현장 실용화 기술 ▷농식품 안전관리 및 세계화를 위한 15대 아젠다를 설정했다.

 

농진청, 기술 융·복합 통해 새로운 산업 개발

 

특히 15대 아젠다를 기반으로 한 21세기 농업의 고품질, 고부가가치, 수출농업을 위해 산·학·연·관의 공동기술개발에 뜻을 같이하고, 농업 R&D 공동연구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동연구의 중점투자 필요성을 대표하는 사례가 바로 ‘누에사업’이다.

 

농촌진흥청의 연구정책과 이진모 과장은 “과거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누에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1990년대에 잠업법 폐지에 이르는 등 누에산업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고 말한 뒤 “하지만 대학과 출연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단순한 실크산업에서 인공고막, 치조골까지 만드는 등 의약분야 소재 개발을 통해 누에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것이 바로 융·복합의 힘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농진청의 누에산업 육성을 통해 지난 2009년 5월 기능성 양잠 산업육성 및 지원법이 제정됐으며, 실제 ㎏당 2만5000원인 누에고치로 인공뼈를 만들 경우 100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농가소득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농진청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농업생명공학기술 개발 강화, FTA 대응, 기후변화 및 가축질병 사전예방 등 농업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실용화 기술 분야 및 농식품 안전관리 분야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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