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도시화 현상의 심화는 홍수와 에너지 위기, 열섬화 현상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런 도시 환경문제는 국제적인 문제로도 부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녹지공간 확보를 통한 ‘도시농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도시농업’은 아파트나 마을의 공간인 자투리땅, 빌딩 실내외 공간의 장소에서 도시민이 중심이 돼 텃밭농장(주말농장) 등의 형태로 이뤄지는 농업을 말하며, 최근 시민들을 비롯한 지자체, 국가적으로도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워크숍 전경2.

▲ 서울시와 도시농업시민협의회는 2월7일 오전 10시 문학의 집 서울 산림문학관에서

‘도시농업 활성화 청책워크숍’을 개최하고 도시농업을 위한 공간마련, 활성화 방안 모색

에 나섰다.


도시농업이 활성화될 경우 그 기대효과가 매우 큰 반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존재하는데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도심 내 토지확보이다. 도시농업 실천에서 개인이나 기관이 지상에서 녹지량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와 도시농업시민협의회는 2월7일 오전 10시 문학의 집 서울 산림문학관에서 ‘도시농업 활성화 청책워크숍’을 개최하고 도시농업을 위한 공간마련, 활성화 방안 모색에 나섰다.

 

민성환 국장.

▲ 생태보전시민모임의 민성환 국장은 건

물의 옥상이나 용산미군기지 반환지역의

일부, 어린이공원, 한강 및 하천부지 등을

도시농업 지역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도시

농업 확보에 대해 발표했다.

시민 1인당 1㎡ 텃밭 확보 가능해

 

‘청책워크숍’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聽) 정책(策)에 담는다는 의미로, 정책 수립자가 정책의 기본방향을 설명하고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직접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타운홀미팅의 일종이다.

 

생태보전시민모임의 민성환 국장은 “현재 서울은 골프장 부지, 보금자리주택부지 등의 개발 위험에 처해있으나 눈을 돌려보면 도시농업을 할 수 있는 지역 역시 많이 존재하는 만큼 서울 전체의 녹지량을 늘리는 차원에서 도시농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건물의 옥상이나 용산미군기지 반환지역의 일부, 산림형 근린공원 가장자리 공간, 어린이공원, 한강 및 하천부지 등을 도시농업 지역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서울시의 면적 1%를 찾아 도시농업 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도시공원 텃밭의 구체적인 공간 확보에 대해 동국대학교 오충현 교수는 “기존 도시농업용지 보전과 함께 어린이공원이나 초중고등학교 교지, 기타 유휴지 및 공지 등에 신규 도시농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 면적을 환산할 경우 서울시민 1인당 3.1㎡, 서울시 1세대당 7.9㎡를 확보할 수 있고, 이후 체계적인 조사를 거칠 경우 시민 1인당 1㎡의 텃밭 확보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오 교수는 “서울시의 장기적인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1인당 도시텃밭 기준 목표를 설정하고 학교텃밭 및 도시농업공간 총량제 설정, 어린이공원을 어르신도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텃밭 조성, 도시텃밭 시장의 활성화 등 제도적·운영적 차원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울시 공원녹지정책과의 온수진 주무관은 “도시텃밭의 활성화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지만 어린이공원에 텃밭을 조성하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본래 어린이공원 기능에 대한 고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어린이공원처럼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에 텃밭조성이 얼마만큼의 제 기능을 할 수 있는지, 관리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민자치 통해 마을 공동체 형성해야

 

구은경 사무국장.

▲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의 구은경 사무국장은 “도

시농업은 사람에 초점을 맞춰 ‘주체’와 ‘상생’이라는

것을 안고 가야 한다고 도시농업을 통한 공동체 형성

에 대해 강조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녹지공간 확보와 함께 도시농업을 활용한 마을공동체 조성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됐다. 인구가 1000만명 넘고 공동주택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끊임없는 개발과 소비가 이뤄지는 서울에서 이웃과 공동체의 역할이 점차 커지는 만큼 도시농업을 마을공동체 조성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의 구은경 사무국장은 “도시농업은 도시의 삶을 바꾸는 혁신의 표현이다. 척박하지 않고 소비적이지 않길 바라는 희망이 담겨 있으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체’와 ‘상생’이라는 것을 안고 가야 한다”며 도시농업을 통한 공동체 형성에 대해 강조한 뒤 “대부분 도시농업을 어떻게 조성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민자치나 주체성 등 ‘사람’이 주체가 돼야 교육, 놀이, 직업, 예술, 먹거리, 에너지와 연결되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시농업을 통해 같이 농사를 짓는 사람과의 커뮤니티, 다양한 문화공간 조성 등 많은 자원들이 결합될 수 있으며 이는 마을공동체 만들기와도 매우 중요한 연결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도시텃밭은 아이들에게 숨 쉬는 놀이터이자 배움터이며, 어른들에게는 세대 간의 교류가 가능한 공간이며, 나아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일터의 역할도 할 수 있는 만큼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린플러스 백혜숙 대표는 “도시농업이라는 것은 공간, 사람, 적정기술,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더욱 효율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옥상텃밭의 경우 기업체 건물 옥상을 이용하면 기업의 후원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병원 옥상에 조성된다면 치유텃밭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어르신과 경력단절 여성, 장년층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도시농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텃밭은 강력한 커뮤니티 효과가 있기 때문에 도시농업지원센터를 통해 마을기업과 사회적 기업을 접목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일자리 창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워크숍은 전문가들을 비롯해 도시농업 관계자 및 파워블로거, 시민들이 참여하고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된 만큼 자유토론 시간에서 도시농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워크숍 전경1.

▲ 이번 워크숍은 전문가들을 비롯해 도시농업 관계자 및 파워블로거, 시민들이 참여하고

SNS,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된 만큼 자유토론 시간에서 도시

농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시교육청의 권순주 장학사는 “학교텃밭은 자연 체험활동으로서 오는 정서함양 뿐만 아니라 내가 키운 채소를 먹음으로써 이뤄지는 식습관 개선 등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현재 정규교과과정은 이미 짜여 있어 일반수업과정으로 진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다 교사 한두 명의 의지만으로는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며 “교사들의 인식제고 및 노력과 함께 교과와 연계한 창의적 활동 프로그램 형식의 진행 등이 필요하다”며 교사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농촌과의 네트워크 구축, ‘상생’ 필요

 

박원순 시장총평 1.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도

시농업에 대한 법적 근거마련 및 도시농업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기구의 재정비 등을 진행할 것이며 이는

상하관계가 아닌 민간기관 및 시민들과의 협력관계

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화성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한 농민은 “자연과 가장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서울에서 농업이 이야기된다는 것이 매우 역설적이다”라고 말한 뒤 “농사라는 것은 태생적으로 공동체적이고 유기적인 작업인 만큼 농촌을 절대 배제해서는 안 된다. 농촌과 도시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진행된다면 농업에서 자치와 자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텃밭의 담론이 도시에서 시작된 만큼 대구, 대전 등의 도시로도 확산돼 귀농활성화 및 도시인구 저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이미 서울에는 다양한 형태의 많은 도시농업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도시농업에 대한 법적 근거마련 및 도시농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구의 재정비 등이다”라며 “이는 상하관계가 아닌 민간기관 및 시민들과의 협력관계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시장은 “향후 도시농업엑스포 등을 통해 새로운 상상력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며 “이미 많은 흐름이 시작되고 있는 만큼 도시농업이 서울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총평했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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