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홍승란 기자] 최근 웰빙과 친환경, 기후변화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윤리적 소비’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ption)’란 인간적인 자본주의를 위한 움직임을 말하는 것으로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 이용을, 화석연료 사용제품보다는 친환경 제품 사용을, 일회용보다는 재활용 등의 활동이 이에 속한다. 가정에서의 실천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는 (사)에코맘코리아의 하지원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주>

 

생활 속 실천 통해 아이들 바른 가치관 형성해야

역량 갖춘 청소년 양성 위한 ‘글로벌 에코리더’

 

하지원대표3.

▲ (사)에코맘코리아 하지원 대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적 작은 습관이 평생토록 쉽게 고치지 못하고 버릇으로 굳어진다는 말이다. 반면 한 번 들인 좋은 습관은 나이가 들어서도 이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좋은 습관들이기는 매우 중요하다. 에코맘코리아의 하지원 대표는 ‘에코맘’은 엄마와 아이를 중심으로 가정에서부터 환경실천을 시작해보자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부모가 함께 참여해 실천의 지속성 높여야

 

“아이들의 습관은 대부분 어릴 적에 형성됩니다.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키워주고 자연스럽게 친환경 인재로 자라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죠. 이를 통해 아이들의 가치관이 바로 서고, 온 가족이 자발적으로 에코생활을 실천한다면 우리의 환경과 지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에코맘코리아 사업에는 부모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부모가 함께 참여해 집에 돌아가서도 환경실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또는 부모들만을 대상으로 하게 되면 지속성에 한계가 있어 엄마·아빠,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의 생각은 스펀지와 같아요. 재활용이나 일회용품 사용 지양 등 환경실천이 습관화된다면 어른들이 무심코 하는 행동들에 오히려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는 등 가정에서도 미래 글로벌 에코리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죠”

 

하지만 최근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 과연 소수의 시민참여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하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에코맘과 같은 단체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사회가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시민단체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죠. 시민단체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가 변하면 학교가 변하고, 학교가 변하면 사회가 변하듯 소수의 실천이 점차 확대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물원1.

▲여름방학을 이용해 진행되는 ‘환경캠프’는 동물원의 동물과 함께 지냄으로써 이론적인 교

육방식이 아닌 자연과 동물에 대한 이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자연스레 깨달을 수 있는 자

리를 마련했다. <사진=(사)에코맘코리아>


개인컵 사용의 생활화 이끈 ‘머그클럽’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이 아닌 만큼 초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기업, 학교, 지자체이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제고됨에 따라 기반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기업과 에코맘이 함께 진행한 ‘머그클럽’은 일회용품 줄이는 데 기여한 대표적인 사업으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소비되는 종이컵은 무려 120억개에 달하며 이 종이컵을 만들기 위해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머그클럽’은 말 그대로 일회용컵 대신 개인컵을 사용하자는 것으로, 개인컵 사용의 생활화를 위해 개인, 학교, 기업 모두가 나섰다.

 

하지원대표1.

▲하지원 대표는 "학교가 변하면 사회가 변하듯 소수의 실천이 점차 확

대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시내에는 한 집 걸러 한 집이 카페라고 말할 정도로 카페문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8년 일회용품 사용규제가 완화되면서 카페 및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다시 일회용품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패스트푸드나 커피전문점에서 보조금제도가 있었을 당시 머그잔 사용량이 35% 이상이었는데 규제완화가 된 이후 11%로 감소했습니다”

 

이에 에코맘은 카페문화를 바꾸기 위해 투썸플레이스와 함께 텀블러를 만들어 홍보활동을 추진했다. 아울러 CJ푸드빌, 이화여자대학교, 미애부(MieV), 숭의여고 등의 기업과 학교도 동참해 일회용컵 줄이기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특히 숭의여고에서 진행된 머그클럽 활동은 지난해 3월2일부터 시작해 1584그루의 나무를 살리고, 435만6000그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해외 선진국가에서는 이미 환경은 따로 교육하지 않아도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높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교육과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절약을 비롯한 환경교육 등의 활동은 기후변화와 관련이 깊은 만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제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환경운동’이라고 하면 대부분 환경파괴에 반대하는 활동을 먼저 떠올리지만 하 대표의 활동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하 대표는 생활에서의 실천, 그리고 다른 사람과 사회로의 전파 등도 환경운동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말한다.

 

“에코맘을 시작할 당시 과연 이런 활동들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고, 실제 주변분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나타냈었어요. 하지만 지구를 지키는 것은 1%의 환경운동가의 역할도 크지만 99%의 보통사람들의 역할이 모인다면 그것만큼 큰 효과가 또 있을까요. 환경실천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열 번 자동차를 이용하던 것을 한 번으로 줄이는 것 또한 환경운동인 것이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친환경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경실천은 희생 아닌 나를 위한 것”

 

남이섬 캠프1.

▲‘글로벌 에코리더’ 프로그램은 에코캠프, 에코맘리포터, 에코멘토와 함

께 환경봉사활동 참여하기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역량을 갖춘 환경외교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에코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의 모습. <사진=(사)에코맘코리아>

한편 에코맘은 대학생들과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대응과 녹색생활, 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청소년 양성을 위해 ‘글로벌 에코리더’라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에코리더는 한국의 대학생과 외국인 교환학생이 멘토가 돼 초·중학생 팀 멘티들을 도울 수 있는 팀 방식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입니다. 환경의 문제는 전 인류적인 문제인 만큼 외국인 멘토와 함께 환경봉사활동, 에코맘 리포터, 에코캠프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환경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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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5 에코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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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에 진행된 1기 프로그램에서는 UN기후변화회의 주제인 ‘지구온도 낮추기’를 주제로 3개월간 진행해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한 초·중학교 학생들의 교육의식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멘토로 참여한 대학생들의 의식변화도 가져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에코맘은 올해에도 이 프로그램을 확대·진행할 예정이다.

 

“환경실천이라는 것은 결코 희생이 아닙니다. 나 자신과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것이기도 한 거죠. 우리 몸에 안 좋은 것은 지구에도 좋지 않잖아요. 내 건강을 위해 실천하는 거죠. 환경은 나의 ‘친한 친구’니까요. 우리 모두가 환경과 친한 친구가 됐으면 합니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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