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수거함1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의류수거함이 도심 내 새로운 흉물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지방 소도시에서는 개인들이 수익을 목적으로 드럼통, 쓰레기통 등을 페인트칠해 미관을 해치고 있다고 한다. 서울에만 약 2만여 개의 의류수거함이 있다는데, 문제는 이것이 업자들의 이익을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데 있다.

 

폐의류는 ㎏당 800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는데, 이는 폐지나 고철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다. 그래서 업자들이 각종 협회에 돈을 주고 명의를 빌려 수익을 올리고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협회들이 더 낮은 가격을 조건으로 명의를 빌려주고자 경쟁을 벌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의류수거함 철거에 반대해 구청 사무실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물질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땅에 묻거나 소각 처리하는 것보다 다시 재활용하는 것이 백번 낫다. 그러나 지자체가 거둬들여 올바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업자의 배를 불리고 이름만 빌려주는 협회의 수익 창출을 위해서 의류수거함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비슷한 예로 폐식용유를 재활용하는 업자들은 폐의류와 비슷한 가격을 주고 치킨가게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들인다. 그러나 이들은 돈 주고 협회 명의를 빌리지 않아서인지 대가를 지불했어도 불법이다. 반대로 폐지나 고철은 아무나 주워가도 된다. 재활용 정책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