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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리젠아이 임채열 대표 <사진=이민선 기자>
[환경일보 이민선 기자] 재제조 산업은 신제품과 같거나 더 나은 상태로 제품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환경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중고품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 있어 재제조 제품이 대중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재제조 산업의 선두 업체로 자리잡은 ㈜리젠아이의 임채열 대표를 만나 재제조 산업의 근황과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

 

많은 제조업체들이 비용 절감 차원으로 중국에 공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국내에 복귀하는 제조업체들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기존의 바이어들은 중국 측에서 생산할 때와 같은 원가를 요구하고 국내로 복귀한 업체들은 고물가의 상황에서 이 원가를 맞추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수익 창출이 궁극적인 목표인 기업들은 원가를 맞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질이 떨어지는 불량품을 만들게 된다.

 

임채열 대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재제조 산업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지 않겠냐며 리젠하이를 설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재제조 산업은 비용절감과 친환경적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 고가의 전자 제품 생산에 있어 불가피한 불량 문제가 생길 때, 자체적인 수리 여유가 없거나 수리가 불가능한 제품을 재탄생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착안해 재제조 산업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리젠아이는 특히 전자제품을 대상으로 본래의 기능을 100% 살려내고 있어 업계에서는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다.

 

재활용과는 다른 재제조 산업

 

전자 제품 중 휴대폰의 예를 들면 휴대폰 하나를 갈아서 만들 수 있는 유가금속의 회수 가치는 700~3000원 이하다. 임 대표는 “우리나라는 버려지는 휴대폰이 어마어마하다. 그 안에 든 칩은 고가임은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다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재제조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버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같은 상황은 업계, 시장, 심지어 정부 측에서조차 재제조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재제조를 재활용과 혼돈하고 있다. 재제조는 중고품을 분해, 세척, 검사, 보수,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원래의 성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사업으로 재활용과는 분명히 구분된다. 때문에 재제조는 중고품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 기능은 새 것과 다름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많은 이들은 재제조 제품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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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채열 대표는 2012년 SMT-PCB NEPCON에 참가해 리젠아이의 제품을 바이어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진=리젠아이 제공>


선입견으로 인한 발전 저해

 

재제조 산업에 대한 거부감과 선입견은 비단 대중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자업계 종사자들 역시 ‘전자제품은 열을 가하면 열화가 되고 고유의 성능을 갖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임 대표는 “이러한 선입견이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힘든 부분이다. 이러한 선입견은 기술적으로 투명하면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라며 “리젠아이는 고객들에게 대부분의 공정 과정을 공개하고 모든 부품의 기능 테스트와 그 성적을 모두 고객들에게 알림으로써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때문일까. 리젠아이의 인지도는 이미 저변에 깔려있는 상황이다. 전자제품 업계에서 리젠아이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그 누적 거래업체만도 이미 천 개 이상이다. 또 현재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도 15개 이상이다. 영세 업체로서 정부의 어떤 지원도 받지 않고 이뤄진 지금의 위치는 대단한 쾌거다. 임대표는 “재제조 산업의 인식이 낮다는 점은 반대로 말하면 그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재제조 산업은 아직까지도 불모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에 재제조 산업 육성을 위한 법률을 마련했고 최근에는 지경부 등 정부 부처에서 재제조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걸음마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재제조산업의 차별성

 

우리는 자원 빈국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천만대 이상의 휴대폰이 버려지고 있다. 임 대표는 “재제조 산업은 꼭 활성화돼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경우 생산자가 책임지고 제품을 폐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때문에 제품을 설계할 때부터 재제조를 염두에 둔다. 즉 재제조를 위한 설계인 것이다”면서 “이 사업은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을 만큼 비전이 크고 부가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젠아이가 보여주고 있는 비전은 크게 세 가지. 재제조를 가능케 하는 제품 생산과 유통 그리고 이러한 제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재제조 수리 서비스, 마지막으로 품질분석 서비스 사업 세 가지다. 이 세 가지가 상호 보완적으로 리젠하이를 유지케 하고 있다.

 

이 중에 특히 리젠하이는 현재 ‘베스트코리아’ 쇼핑몰을 통해 핵심 주력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리젠아이는 최적의 반도체 제조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재제조 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생산 환경이다. 리젠아이는 온도와 습도 조절, 먼지제거에 있어서 실내 항온, 항습기 작용 그리고 클린룸과 같은 청정시스템, 제전설비, 제전용품을 사용, 관리하고 있다. 또 고객들의 철저한 비밀유지, 그리고 모든 공정과정을 공개하는 투명성까지 갖췄다. 더불어 재제조에 대한 고객들의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해 전 직원들이 전문가들 못지않게 공정 과정 모두를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연간 112시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6개월 전에는 연구소를 설립해 정부 과제들도 의욕적으로 실행할 계획에 있다고 한다.

 

신뢰 바탕으로 ‘리젠아이’ 우뚝서

 

인터뷰 내내 임채열 대표가 강조하던 ‘신뢰와 투명성’ 그는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서도 제품을 만드는 것과 같이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재제조에 대한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신뢰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 여기에 더해 유연함 또한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나의 의사결정이 모두 옳다고 할 수는 없다. 다양한 대안들 속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려면 유연한 사고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언급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객중심경영으로 리엔아이는 올해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

 

임 대표는 “작년부터는 액정, LCD 등 터치 솔루션에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또 지금까지는 각각의 공정들을 수작업에 의존했는데 올해는 이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또 ‘리젠아이 프로세스’를 생각 중인데 이것은 휴대폰 폐기 과정에 있어서 중고폰 재유통 전 단계에서 우리 리젠아이의 기술력을 동원해 고가의 칩셋을 새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요처에 적법 절차를 거쳐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올해 목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그는 “2005년 법인 설립 이후 올해로 재제조 산업에 뛰어든 것이 7년째이다. 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재제조 산업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반드시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lmstop@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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