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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넓적한 몸에 몸 전체의 3분의 2가 머리고 이빨은 날카로워 위험하게 생긴 아귀는 한 눈에 봐도 참 못 생겼다. 그리하여 어부들은 그물에 아귀가 걸리면 재수 없다며 물에 던져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못생긴 아귀는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껍질, 간장, 아가미, 난소, 위, 꼬리지느러미, 볼때기살 등 7가지 부분을 모두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 버릴 것 하나 없는 생선이다.


하수슬러지도 마찬가지다.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 하수를 중력 침강이나 약품처리를 해 따로 모아 탈수시킨 후 남은 찌꺼기 덩어리를 하수슬러지라고 하는데 악취 문제 등으로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매립 또는 해양투기를 통해 처리하면서 또 다른 환경오염을 일으켰다.


그러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사람들은 하수슬러지를 이용할 방법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하수슬러지가 중요한 자원으로 변신하고 있다. 현재 하수슬러지는 연료화, 탈취제, 비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따라서 많은 지자체들이 하수슬러지 사업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돈이 없어 민자사업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쓸데없는 초기투자비만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부처들은 개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환경 쪽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과연 하수슬러지가 다시 쓸모없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것인가? 버릴 것 하나 없는 아귀 같은 존재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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