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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이민선 기자】도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한 친환경 주택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주거환경 더 나아가 도시계획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거주민들의 편리함을 집적한 대표적인 주거형태로서 아파트에도 개울과 숲이 조성된 모습을 심심치 않게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주거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에 대해 (사)한국조경사회 이민우 회장은 “주거는 사람 중심의 개념이다. 환경적 측면의 주거는 사람들의 생활방식 즉 문화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성 시가지의 녹지 확보 필요

 

우리 주변에 단독, 연립 주택보다 공동주택 즉 아파트를 더 많이 목격할 수 있는 이유는 공동주택이 주차, 쓰레기 처리 등 편리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는 도시기반시설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지면 연립, 단독주택 등 다양한 주거환경 조성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려워 아파트만 짖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외곽 신도시가 요즈음에는 소위 ‘아줌마’ 도시가 돼가고 있다. 외곽에 도시를 만들었지만 정작 기반시설의 부족으로 도시 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줄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라며 “아울러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그린 인프라 조성이 잘 되지 않아 그 부족한 부분을 주거공간에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시기반시설 조성과 관련해 기성도시의 녹지 확보 문제도 고려해봐야 한다. 최근 신도시의 확산은 기성 시가지의 폐허화를 부추기고 있다. 도시기반시설을 잘 조성해두면 환경문제 해결에도 어느 정도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성 시가지의 개발과 녹지 확보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논의가 될 것이다. 이 회장은 “기성 시가지는 상대적으로 재건축 재개발의 여력이 많다. 때문에 기성 시가지의 개발로 환경문제 해소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도록 녹지 확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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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의 개념으로 친환경 주거공간

 

최근 우리 주변 아파트에 개울과 녹지 등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그만큼 주거공간에서의 친환경적인 고찰이 반영된 것인데,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이러한 움직임은 하나의 여가 개념으로 봐야 할 것이다. 녹지 공간을 통해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고 그 안에서 환경을 생각하게 하는 정도로 친환경 주거공간을 생각하면 되겠다”라며 아직 우리 사회에서 완전한 친환경 주택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도시농업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일고 있는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에 대해 이 회장은 ‘여가’의 개념을 언급했다. 도시에서 농사활동을 통한 인간 중심의 여가활동 그리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생각하는 의미로서 도시농업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농업은 공동체 생활과도 연관이 깊다. 서초구의 한 주말농장에는 약 1,500세대의 도시가정이 농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함께 가꾼 농작물을 수확해 파티를 하는 등 도시농업을 통한 다양한 커뮤니티 형성의 예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도시숲에 대한 언급도 이어갔다. 최근 대중들은 서울숲과 같은 도시숲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 “서울숲은 사실 공원의 개념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숲에 관한 정의가 없다”라며 “숲과 녹지의 구분이 모호하다. 이 같은 정의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근래에 우리 주변에 등산 인구가 부쩍 늘었다. 이는 우리가 산과 바다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외국의 경우는 우리와는 다르다. 외국은 산과 바다가 멀리에 있어 신 휴가 기간을 통해서만 가볼 수 있다. 대신 평소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정원을 가꾸거나 집안일을 돕는다. 이 회장은 “우리의 경우 주말에 가족과 함께 정원을 가꾸는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라며 “우리도 외국과 같이 여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거 내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긴 시간을 투자해 여행가는 것도 좋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lmstop@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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