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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대형마트에 가면 진열대에 가지런히 배치돼 있는 채소들에 ‘무농약’, ‘유기농’이란 문구가 붙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친환경의 상징이 되어버린 유기농 제품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농산물뿐만 아니라 옷, 화장품, 과자, 우유, 샴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유기농 제품들은 정말 친환경적일까?

 

사실 ‘자연주의’, ‘프리미엄’ 등의 고급화된 이미지로 포장된 유기농 제품들은 하나의 유행으로 소비되면서 그럴듯한 포장과 멋진 말들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물론 유기농 제품들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등 친환경적으로 재배되고 있지만 유기농임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친 포장과 도매상, 소매상 등을 거쳐 소비자에게 오는 복잡한 유통과정 속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가공과정에서 방부제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 미생물의 번식이 빠르고 사람들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얼마전 있었던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월례 포럼에서 한살림연합 이근행 교육연수부장도 유기농 제품들의 가공, 유통 등 재배 후에 소비되는 에너지에 대해 지적했으며 일본의 자연재배 농산물 유통 회사의 대표인 가와나 히데오도 ‘채소의 진실’이란 책에서 퇴비나 동물의 분뇨 등으로 만들어지는 유기비료가 결코 안전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많은 벌레들을 들끓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말 한 마디만 덜컥 믿을 것이 아니라 혹시 무늬만 유기농이 아닌지 꼼꼼히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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