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청에서 발행하는 바티칸 신문이 있다. 그 신문에서 “환경오염은 인류가 참회해야 될 큰 죄”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 10억 가톨릭 신자들은 모두 환경주의자가 되어 이를 속죄하는 심정으로 환경지킴이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말 환경오염이 인류가 고해성사를 해야 될 만큼 큰 죄가 되는 것일까?

환경오염의 가장 큰 요인은 화석연료사용이다. 지나친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지구의 자정능력을 벗어나 온난화현상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것이 기후변화의 주된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본래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지구상에 그대로 남아 있는 온실 가스로 변한다. 이는 한번 발생하면 절대로 재생이 불가능하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다시 말해 엔트로피가 높아진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다.

높아진 엔트로피는 저절로 낮아질 수 없어 이를 없애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요구된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은 그에 따른 책임을 부담해야 되는 기본원칙이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본원칙에서 산업혁명 이후 공업제품 생산에 주력한 선진국들이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속죄하는 심정으로 환경주의자가 되어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부담을 갖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데 솔선수범해야 된다.

만일 책임부담이 큰 선진국들이 이를 외면한다면 결국 환경문제는 해결될 수 없는 미궁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구를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채 전 인류가 파멸을 맞게 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환경재앙의 주범이라는 사실이 이미 확인되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인류는 전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이미 알려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류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대방의 잘못을 끄집어내어 흠집을 내야만 속이 편한 경쟁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어떻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환경주의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든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선진국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의 장래가 암울함을 느끼게 한다.

온실가스로 인하여 지구 온난화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빙하가 해빙되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섬이나 저지대에 사는 주민들은 침몰을 걱정하여야 한다. 또한 집중 가뭄으로 일어나는 사막화로 물 부족, 식량부족, 각종 전염병으로 죽음의 그림자를 안고 살아가는 후진국 주민들이 있다. 농경지가 사막화되어 인류의 절반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발전을 위해서 화석연료는 더욱 필요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논리가 한계를 맞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가 중병에 시달리고 있는데 세계 각국들은 아픈 지구를 위해서 우리들이 무엇을 해야 되나를 염두에 두고 경제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지구를 되살리는 일이 우선시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 과거의 이념이나 체제를 넘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환경위기를 극복하여 나갈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본지 김종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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