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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업도의 모습. <사진=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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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업도의 모습. <사진=박종원 기자>

[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지난 5월9일부터 시작된 환경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아! 굴업도’가 개막식을 앞두고 급히 변경됐다. 환경영화제 측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상영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지만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궁금해하고 있다.

 

1990년대 핵폐기물장으로 혼란을 겪었던 굴업도는 현재 한 기업에서 호텔,콘도미니엄, 골프장, 워터파크, 생태학습장, 요트장 등을 조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환경운동단체 간부가 굴업도 토끼섬 자연 탐사활동 도중 실족해 숨지는 일이 발생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개막작 변경에 대한 다른 의견도 있다. 영화제가 열리는 장소가 굴업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자기업 영화관이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의 주연을 맡은 유명 사진작가 김중만씨는 개막식에서 “굴업도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라며 “굴업도 개발을 반대하지 않지만 남겨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12일. 직접 굴업도를 다녀왔다. 인천에서 2시간여 배를 타고간 굴업도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었다. 그러나 굴업도의 가장 높은 곳에서 섬을 내려다보니 왜 이 곳을 개발하려는지 이해가 됐던 것도 사실이다.

 

이튿날 아침 해변에서 쓰레기를 주우시던 한 주민은 “현재의 관광객들로도 굴업도가 오염되고 있다”라며 “언론이 객관적인 보도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틀동안 섬의 곳곳을 둘러보며 기업, 지자체, 주민들 중 누구를 지지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더욱이 기자의 입장도 아닌 거대한 자연 앞에 한 사람으로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져 ‘아름다운 섬’이 아닌 ‘아름다웠던 섬’으로 변하지 않길 바랄뿐이다.

 

pjw@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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