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55인치 3d oled tv.
▲세계 최대 55인치 3D OLDE TV <사진=LG전자>

과거 고가 제품으로만 인식되었던 LED LCD TV의 가격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현저히 낮아지면서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염가형 TV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견 고급사양으로 보이는 TV가 반값 TV란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 TV시장에서의 변화와 그 의미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염가형 TV 시장의 움직임

 

이름만 들으면 고급 사양으로 보이는 LED LCD TV가 기존보다 30~50% 싼 가격으로 반값 TV 등의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중견기업 브랜드 제품뿐만 아니라 세계 1, 2위 TV 브랜드 업체의 제품으로도 염가형 TV를 접할 수 있다.

 

염가형 TV로 유형화될 수 있는 제품군은 2011년 초부터 판매되기 시작됐다. 2011년 1월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 일본의 Panasonic 업체가 내놓은 염가형 LED LCD TV가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이 싸다는 것 이외에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LED LCD TV임에도 불구 외형적으로 볼 때에 두께가 두껍다는 점이다. 기존 LED LCD TV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두께가 얇은 ‘Slim Design’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이 제품의 두께가 두껍다는 점은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인터파크.
▲인터파크는 기존 브랜드 제품 40% 가격이 저렴한 LED TV를 선보였다.<사진=인터파크>

또한 제품 내부를 들여다보면 LED Package의 배열 방식과 적용 개수이다. 이 제품에는 기존에 Slim Design 적용을 위하여 대세로 여겨졌던 기술인 엣지(Edge) 배열 방식이 아닌 직하 배열 방식이 적용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32인치 TV에 쓰였던 LED Package 개수가 대략 100개 수준이었다고 한다면 파라소닉(Panasonic) TV에는 LED Package 단지 36개만을 적용했다.

 

이후 2011년 4월에는 저가형 엣지 LED LCD TV가 출시됐다. 기존 엣지 방식을 고수하되 LED Package 등의 부품 다수를 줄임으로써 과거 고가 제품으로만 인식되던 LED LCD TV는 저가 제품군으로까지 침투했다. 이 제품의 특징은 LED Package 수를 줄이고자 Backlight에 LED Array 1열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종래에는 Array 2열을 사용해 LED TV를 제작했고 기술적으로 1열까지 줄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자 기존 TV 산업에서 금기시했던 휘도 등의 제품 설명을 낮춰다.

 

2011년 말부터 업체들은 일차적으로 LED LCD TV의 가격을 Lamp 적용 LCD TV 동등가로 맞추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 최초 55인치 대형 oled tv 양산 모델.

▲삼성전자가 선보인 세계 최초 55인치 대형 OLED TV 양산 모델. 대기업에 있어 TV

산업의 역사는 고급화의 역사다. <사진=삼성전자>


기존 판매 전략과 차이 보여

 

최근 LED LCD TV에서 일어나는 염가형 TV 트렌드가 과거의 제품 Portfolio 전략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어떻게 보면 염가형 TV 트렌드는 과거부터 있었던 제품 Portfolio 전략의 하나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염가형 TV 트렌드를 추구했던 소수 업체의 전략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트렌드는 기존에 일반적이었던 공급자 중심의 기술 혁신 전개 방향성과 차이점이 드러난다. 이 차이점을 구별해 내려면 과거 LCD TV 제품의 Portfolio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10여 년 동안 급속히 성장했던 LCD TV 제품의 Portfolio 전략 방향성을 살펴보면 제품 고급화와 High-end 제품의 대중화, 크게 이 두 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

 

과거 LCD TV 산업의 역사는 ‘제품 고급화의 역사’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업체들이 처음 세상에 내놓는 신제품들은 선진국 시장의 상위 고객을 Target으로 개발됐다. 2000년대 초반 LCD TV 제품이 등장한 이래 고사양 신제품을 경쟁사보다 앞서 시장에 출시해 일정기간 이익을 누리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TV 산업의 성공 해법이었다.

 

TV 업체들은 고사양의 제품을 내놓고 일정 시간 이익을 누리다가 High-end 제품을 Low-end으로 확산시키는 Portfolio 전략을 취했다. 고사양 신제품을 출시해 다시 높은 가격을 고객으로부터 받고 기존의 제품은 판가 하락을 반영해 Low-end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Portfolio 전략이었다. 이 과정에서도 LCD TV의 기본 사양이라고 일컬는 휘도(400~500 니트), 광시야각 등은 TV라는 Application이 요구하는 기본적인 특성으로 여겨지면서 오랫동안 변화되지 않았다.

 

led backlingt 배열방식.
▲led backlingt 배열방식<자료=LG경제연구원>

이에 반해 최근의 염가형 TV를 내놓은 소수 업체는 신흥국 중심의 현지 고객들 수요를 근본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기능과 가격 수준을 맞추는 개발 전략을 구사했다. 다시 말해 업체들은 소비자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만 유지하고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히 없애는 한편 이를 통해 가능해진 혁신적인 제품 원가절감 폭을 고객에게 TV 가격 인하라는 가치로 되돌려 주고 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염가형 TV는 제품 개발 초기부터 저가 제품을 원하는 고객/시장의 특성을 반영하여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제품 전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사양 제품이 저사양, 저가 제품이 되는 과거의 Portfolio 전략과는 차이를 보인다. 일견해서는 현재의 염가형 TV 개념이 과거 산발적으로 있었던 저가 TV 제품 개념과 큰 차이가 없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 제품 개발부터 저가 TV 개념으로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에서는 같은 면이 있다.

 

이러한 예로 2000년대 중반 북미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이루었던 VIZIO TV 제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기존의 Top 브랜드 제품과 가격 차별성을 가지고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은 사례이다. 하지만 이러한 저가 TV 제품 경우에도 현재의 염가형 TV 트렌드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제품 사양을 과감히 삭제하는 수준에서 염가형 TV는 차별성을 갖는다. VIZIO TV 등의 저가 TV는 Top 브랜드 TV와 화질,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강점이 시장에서 통했던 것이다.

 

사실 염가형 TV가 가지는 트렌드 속성이 타 산업에서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신흥국 시장에서의 수요를 창출하고자 기존 선진국에서 팔리던 고사양 제품들이 필수 사양만을 남기고 저가격으로 고객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염가형 제품 트렌드가 있었다. 예로 2008년에 출시된 인도 타타의 나노 자동차를 들 수 있다. 타타 나노 자동차는 다른 차종에서는 기본 사양으로 여겨졌던 라디오, 에어컨 기능 등을 없애면서 2000달러 대의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됐다.

 

lcd 판매 실적.
▲전체 LCD TV 시장실적(왼쪽)과 시장 별 LCD TV 판매 대수/매출<자료=LG경제연구원>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탄력

 

그렇다면 염가형 TV는 어떠한 이유로 시장에 등장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 최근 LCD TV 산업의 성숙과 ▷ 신흥국 시장의 성장 및 ▷ 신흥국 내 고객의 구매력 수준에서 찾을 수 있다.

 

초기 LCD TV 시장은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선진국 중심의 LCD TV 시장은 10여 년 동안 성장을 지속하다가 2010년을 기점으로 하여 정체됐다. LCD TV 전체 시장의 판매 대수가 증가하는 속도도 둔화했을 뿐만 아니라 매출 기준으로 2010년 이후부터는 1000억 달러 수준에서 크게 증가하지 않는 현실이다.

 

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북미, 일본, 유럽 지역 시장은 최근 LCD TV 판매 대수, 매출 면에서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LCD TV 보급률도 높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기존에 구입한 LCD TV에 대한 교체 수요가 크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가 시장의 상황은 이와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기존 CRT TV를 LCD TV로 교체하는 수요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자료=LG경제연구원, 정리=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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