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가로)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아는 이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기를 “왜 수도권대기환경청만 있나? 수도권 공기만 중요하고 나머지는 안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린 수도권인 만큼 오염원도 많고 오염에 노출된 이들도 많기 때문이리라 이해한다. 그래서 특별법까지 제정해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고자 노력했던 것이고.

 

몇 년 전 환경부 고위 간부는 기자들 앞에서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가 보이도록 만들겠다”라고 호언장담했었고 서울시 고위 간부는 “서울 공기를 제주도 수준으로 만들겠다”라고 큰소리치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몇 년이 지난 지금, 기후변화라는 이슈에 밀려 대기질 개선은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많이 좋아졌다지만 서울 공기는 아직 선진국과 비교해 질이 떨어지며 특히 미세먼지 PM2.5나 질소산화물은 별다른 대책조차 없는 실정이다.

 

기후변화와 대기질, 모두 중요하지만 대기질 악화는 곧바로 아동과 같은 취약계층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교통 대기오염으로 인해 총 사망률은 18% 이상 증가, NO₂ 4ppb 증가 시 심혈관질환 및 호흡기질환 사망률은 39%로 나타났다. 수도권대기질개선 1기가 끝나가는 요즘, 2기에서는 오히려 대기질 정책이 후퇴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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