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올레드(oled) tv.
▲LG전자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올레드(OLED) TV. <사진제공=LG전자>

신흥국가에서 일반적인 구매력을 갖춘 고객들이 고가의 LED LCD TV를 구매하기란 쉬운 상황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 기업이 선택한 방법은 현지 고객들이 반드시 원하는 사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필수가 아닌 사양은 과감히 없애서 혁신적으로 낮은 가격의 TV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편집자 주>

 

과감한 Spec-down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LED LCD TV에서의 저 휘도 사양을 들 수 있다. 신흥국가의 고객들도 LED LCD TV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을 맞추고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LED 광원 및 광학시트의 재료비를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LED 광원은 현재에도 Lamp 광원 대비 6배 이상 비싸고 앞으로도 격차가 쉽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서 휘도 사양을 낮춰 LED Package의 수를 줄이거나 광학시트를 삭제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TV 업계는 기존 휘도 사양인 400~ 500 니트를 그 아래로 낮추는 것은 시장에서 수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 업체는 신흥 국가 고객의 요구가 높은 휘도에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염가형 TV에서 휘도 사양을 300 니트까지 과감히 낮췄고 이 낮은 휘도 사양의 염가형 TV도 시장에서 받아들여졌다. TV 밝기가 낮아도 가격이 원하는 수준까지 하락한다면 LED LCD TV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고객들이 많았다는 것을 현재의 염가형 TV가 보여 준 것이다.

 

led backlingt 배열방식.
▲LED backlingt 배열방식<자료=LG경제연구원>

Backlight 개념의 변경

 

TV의 가격을 낮추고자 업체들은 다양한 방안들을 시도하여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단순히 재료비를 낮추기 위한 부품 삭제의 차원을 넘어서서 TV 산업에서의 Business Model까지 변화하고 있다.

 

염가형 LED LCD TV에서의 혁신적인 가격 인하를 위해 가장 크게 변화한 부품은 Backlight이다. 일차적으로 LED LCD TV를 Lamp LCD TV의 가격으로까지 내리고자 Backlight 개념을 변경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기존의 엣지 방식의 Backlight 구조는 직하 구조로 변경되고 있다. 엣지 방식에서의 고가 부품인 도광판을 삭제하고 LED Package 사용 수를 줄이기 위한 설계이다.

 

과거의 LED Chip도 Mid-power에서 고출력인 High-power로 변경되었다. 또한 줄어든 LED Package 수로 발생하는 휘도 불균일 문제를 해결하고자 LED Package 위에 광학 렌즈를 씌우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염가형 LED LCD TV에서 보이는 신규 부품 개념은 아직 시작 단계로 앞으로 지속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중요하지 않은 사양부터 낮춰

 

기업들은 지역별 고객의 요구를 고려할 때 중요시되지 않는 기존의 사양들을 과감하게 낮추고 있다. 예를 들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휘도 사양은 기존의 400~500 니트에서 300 니트까지 낮아지고 있다.

 

또한 염가형 LED LCD TV의 두께는 기존보다 많이 두꺼워지는 모습이다. 이것은 직하 방식의 Backlight를 적용하면서 나타나는 결과이다. 반면 TV 화면 정면에서 보이는 Bezel 수준은 기존보다 더욱 작아지는 트렌드이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옆면에서 보이는 두께보다는 TV 정면에서 바로 보이는 특성인 좁은 Bezel을 더욱 선호한다는 것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이와 함께 색 시야각에서의 Spec-down은 VA 방식을 적용한 TV 패널에서 투과율을 높여서 재료비를 절감하고자 나타나는 현상이다. VA 방식은 기본적으로 색 시야각에서 단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 개의 TFT(Thin Film Transistor)를 적용하는 IPS 방식과는 달리 VA 방식에서는 색 시야각 단점을 보상하고자 두 개의 TFT를 적용해 왔다.

 

이를 통해서 옆에서 볼 때에 색이 하얘지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개의 TFT를 사용하게 되면 패널 투과율이 감소하게 되어 이를 보상하기 위한 LED 광원 및 광학 시트 사용 등 탓에 제품 원가가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VA 패널 방식을 적용한 염가형 TV에서는 한 개의 TFT 적용으로 색 시야각 사양을 일부분 포기하고 이를 통한 패널 투과율 증가로 원가 절감을 꾀하는 것이다.

 

Value Chain 통합

 

Value Chain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LCD 모듈(Module) 부분과 세트(Set) 부분의 통합이다. 모듈과 세트의 통합을 통해 이루어진 원가절감을 통하여 가파른 판가 하락에서도 이익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LCD TV 제품은 세분화하면 셀(Cell)과 모듈, 그리고 세트로 나뉜다. 여기에서 후 공정인 모듈과 세트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Co-location과 Co-design 효과를 꾀하고 있다. Co-location 효과는 두 Value Chain을 동일 장소에 위치시킴으로써 물류비, 검사비 등을 절감하고자 하는 노력을 말한다. Co-design은 초기 설계부터 모듈, 세트를 고려해 설계하는 것을 말하며, 이를 통해서 다수의 부품 삭제 및 새로운 제품 개념을 도출할 수 있다. 실제적인 효과는 Co-design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모듈과 세트의 통합 덕분에 LCD 패널 업체는 모듈 중심의 판매에서 셀 판매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최저가를 갱신한 39만9000원짜리 32인치 full led tv 금융소비자연맹.
▲국내 최저가를 갱신한 39만9000원짜리 32인치 LED TV. <사진제공=금융소비자연맹>

염가형 TV 열풍, 당분간 계속

 

LCD TV 산업에서는 선진국 시장의 보급 포화, 기술 및 고객 요구 성숙 등으로 당분간 극심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고자 TV 업체들은 LCD의 대체 기술인 OLED TV의 상용화, 스마트TV Boom-up 등을 통해 새로운 산업 라이프 싸이클을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 싸이클이 주류가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 염가형 TV 제품군이 중요해 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염가형 TV 제품은 신흥국가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 고가였던 LED LCD TV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의 욕구와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TV 업체들의 혁신적인 원가절감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염가형 TV 제품은 LCD TV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high end와 염가형의 사양 비교.
▲high end와 염가형의 사양 비교. <자료=LG경제연구원>
이뿐만 아니라 염가형 TV는 선진국 시장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가격만 낮아진다면 선진국 고객들이 각 가정의 Main TV 이외에 2nd TV 등으로 염가형 TV를 추가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 질 것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고객들에게 기존보다 더욱 다양한 TV 제품 스펙트럼 아래에서 더욱 넓어진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포화된 시장의 확대 전개를 위하여 정확한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여 제품화하는 능력이 기업들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지금까지와 같은 공급자 관점에서의 기술적 Frontier 입장에서 벗어나 각 지역 소비자들의 개별적 요구를 정확히 읽어 효과적인 제품 개념을 발굴함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각 지역에 특화된 염가형 TV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당면할 수 있는 Risk에도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상할 수 있는 Risk의 예로는 기업 브랜드 이미지의 약화를 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염가형 제품군 때문에 기존에 고급 제품 브랜드로서의 이미지가 실추될 가능성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에 유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기업들은 원가절감을 위해서 무조건 제품의 사양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 Spec-down은 반드시 지역 고객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고객들이 기존 고가 TV 제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들을 잘 고려하여 제품을 만들 필요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품의 가격은 충분히 낮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만한 소구점은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할 것이다.

 

<자료=LG경제연구원, 정리=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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