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품 환경유해인자 제한 기준 마련

“국가 정책은 물론 생활 속 실천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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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손혜옥 사무관


흔히들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는 신체의 모든 부분이 왕성하게 성장, 발달 중인 어린이는 단순히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며, 어른과는 다른 성격의 생명체라는 뜻입니다.

 

어린이가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의 양은 어른과 비교해서 적지만, 체중 당 먹는 양을 계산해보면 어른보다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어린이는 공기, 물, 음식을 통해 어른보다 해로운 물질에 의해 더 큰 피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는 신체기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대사능력이 어른보다 떨어져 오염물질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계속 몸 안에 쌓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어린이를 환경오염에 민감한 계층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을 환경오염으로부터 잘 보호할 수 있다면, 사회의 다른 구성원인 어른들의 건강도 자동적으로 보호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국가의 환경정책을 세울 때 항상 어린이를 중심에 세우고 있습니다.

 

산업발달과 더불어 새로 만들어지거나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양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받을 수 있는 건강피해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가지고 놀거나 사용하는 장난감, 문구용품 등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이러한 물건들에는 프탈레이트 가소제(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물질), 비스페놀 A 와 같은 환경호르몬, 그리고 납, 카드뮴 등 해로운 중금속 등이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제품 외에도 어린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요인은 다양한데 집안 또는 학교나 유치원의 교실, 놀이터 등의 실내공기, 시설, 흙 등에 존재하는 유해물질에 어린이들은 언제든 노출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 대형마트의 장난감등 어린이용품에서 납, 프탈레이트 등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어린이용품에 함유된 유해물질로 인해 우리 어린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아토피피부염, 천식 등 환경성질환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어린이 당사자는 물론, 부모님들의 걱정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뚜렷한 대책 마련에 항상 고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부는 놀이터, 학교 등 어린이 주변 환경(활동공간)뿐만 아니라 어린이가 빈번하게 접촉하는 제품들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펴나가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제품에 함유된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 인데 빠는 행동 등 ‘입으로의 섭취’, 손으로 만지는 등 ‘피부접촉’ 및 ‘호흡’을 통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실제 과정을 고려해 건강에 해로운 정도를 조사하는 것을 위해성평가라고 합니다. 그동안 환경부에서는 어린이용품에 함유되어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135개 환경유해인자(화학물질)를 지정하여 고시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 물질에 대해 지속적으로 위해성평가를 실시하여 평가 결과를 토대로 어린이용품에 환경유해인자의 사용을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하여 어린이용품을 관리하고자 합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놀이기구 및 모래, 학교교실 및 실내 보육시설 등 어린이가 늘 접하는 시설과 공간입니다. 환경부는 어린이가 안심하고 놀고 공부할 수 있는 활동공간이 만들어지도록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놀이터 시설에 대한 유해물질 안전진단, 실내 오염도를 측정하여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친환경건강방문도우미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이밖에도 어린이 건강과 환경오염과의 관련성을 밝혀내어 환경성질환을 예방하고자, ‘환경보건센터’를 지정하여 다양한 연구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건강을 보호하고 환경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단 없는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국가 정책만으로 어린이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즉 어린이는 물론 부모들 각자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밖에서 놀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논 후에 손을 깨끗이 씻는 행동, 집안의 적정 온도와 습도(18-23℃, 40-50%)를 유지하고 집먼지 진드기 등 알레르기 유발인자를 없애기 위해 자주 집안을 청소하는 것, 자주 환기를 실시하는 행동 등은 간과하기 쉬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생활수칙들입니다. 한편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각종 건강보호 지침 또는 생활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러한 정보를 얻으려면 환경부가 제공하고 있는 어린이 환경과 건강포털 (www.chemistory.go.kr) 등 어린이 건강에 초점을 둔 전문 사이트를 참조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린이 건강보호는 어린이 자체뿐만 아니라, 가정은 물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입니다. 그러나 환경오염이 어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그만큼 지금의 연구결과와 대책만으로는 어린이 건강을 충분히 지켜내기는 어려우며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이 정부, 학계, 산업계는 물론 각 개인에게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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