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등포 지역을 비롯한 사회적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의 유통 활로를 지원하는 마을장터로 기획 ․ 진행되며 지역 커뮤니티 비즈니스 플랫폼 성공사례로 주목받은 ‘영등포 달시장’이 지난 5월 25일 올해 첫 개장을 알렸다. 사회적기업, 청년기획자, 지역주민이 하나되는 달달한 마을장터, 달시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 주>

 

[환경일보]박지연 기자 = 6월을 며칠 앞둔 금요일 저녁 5시가 되자 서울 영등포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이하 하자센터> 앞마당에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가 밀집된 이곳에 한 달에 한번 이름도 예쁜 달시장이 서기 때문이다.

 

달시장은 지역주민과 예술가, 영등포의 사회적기업가들이 모여, 비우고 나누는 달달한 마을시장이다. 아트마켓, 문화공연, 벼룩시장, 문화예술워크숍, 도시농업 생산자들이 참가하는 텃밭 오가닉 마켓 등 아이와 어른, 예술가와 사회적기업가들이 함께 어울리며 서로가 주인공이 되는 즐거운 마을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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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 하자센터 앞마당에서 펼쳐진 달시장에서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사진=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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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예술가들로 구성된 공연팀의 뛰어난 연주솜씨와 퍼포먼스에 주민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며 여유로운 한때를 만끽했다.


 

마을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열린 장터

 

달시장에 들어서자 감칠맛 나는 음악에 마음 한켠이 훈훈해지는 듯 했다. 달시장 개장을 알리며 재미있는 공개방송을 하는 달달한 라디오 ‘달디오’가 흘러나왔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달디오는 제주 올레길 라디오DJ가 현장에서 주민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알콩달콩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이야기 허풍경매 ‘뻥’도 신설된 코너. 한때 잊혀진 채 집 한구석에 버려져 있었지만 나름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농담 섞인 이야기를 보태서 판매하는 이야기 경매로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달시장 입구 양 옆으로 지역주민이 참여한 벼룩시장과 예술작가들의 수공예 제품을 파는 아트마켓이 눈에 들어왔다. 벼룩시장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달골메뉴답게 여러 가지 옷가지들과 액세서리 및 소품들이 가장 넓게 자릴 잡고 있었다. 가운데 자리한 장난감코너에서는 동심의 어린아이들이 자릴 떠날 줄을 모르고 장난감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습이 귀여워 웃음을 자아냈다.

 

달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감을 자극하는 냄새와 함께 먹거리장터가 눈에 들어왔다. 저녁식사 때와 맞춰 친환경 유기농 찬거리를 사가려는 주부들의 모습도 보인반면 아이와 함께 간식거리를 사먹으며 즐거워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사회적기업 오가니제이션요리에서는 영세프들이 직접 만든 떡볶이, 순대, 어묵, 수제버거 등을 선보인 가운데 짧은 시간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오가니제이션의 영세프메니저 이선숙씨는 “요리로 세상과 접속하는 십대청소년들의 특별한 프로젝트인 ‘영세프들의 현장체험’이 좋은 반응을 얻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시간이 흘러 6시를 넘어서자 벼룩시장 한켠에서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청년 예술가들로 구성된 공연팀의 뛰어난 연주솜씨와 퍼포먼스에 주민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며 여유로운 한때를 만끽했다.

 

영등포동 7가에 사는 김순옥(여, 75세) 할머니는 “이곳에서 바자회가 열린다고만 알고 손자손에 이끌려왔는데 이렇게 재미난 공연과 볼거리가 있는줄은 몰랐다”며 “옛날 시골 장터와 유사해 향수도 불러일으키고 가족들과, 이웃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매달 70여개 부스 참여, 2000명 방문객 기록

 

달시장에는 특히 어린이 대상 워크숍과 체험전이 다양하게 열렸다. 이날 청년 예술가들이 주축이 되어 ‘이어폰 와인더 만들기’, ‘계란껍질로 착한 화분 만들기’, ‘골판지로 입체가면 만들기’ 등이 열려 어린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 체험전을 진행한 보노보C 관계자는 “평소 버려지는 재료를 활용한 미술체험을 통해 자원 및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주최한 2012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네트워크 포럼 ‘친환경’이 진행됐다.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이 꿈꾸고 일구는 생태적 모델’ 이라는 주제로 친환경 분야 사회적기업들의 사례가 소개 됐다.

 

하자센터 협력기획팀 이지현씨는 “하자센터 앞마당에서 열리는 ‘영등포 달시장’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달이 뜰 즈음 함께 모여 비우고, 나누며, 만들어가는 ‘달달한 마을시장’이란 매력적인 콘셉트로 출발했다”며 “매달 평균 60~70여개 부스가 참여했고 2000명의 방문객을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달시장은 5월 25일 1회를 시작으로 6월29일, 8월31일, 9월21일, 10월26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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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달시장에 속속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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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 어린아이들이 자릴 떠날 줄을 모르고 벼룩시장의 장난감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습이

귀여워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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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가들의 수공예 제품을 파는 아트마켓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주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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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워크숍에서 ‘골판지로 입체가면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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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오가니제이션요리에서는 영세프들이 직접 만든 떡볶이, 순대, 어묵, 수제버거 등을

선보였고 짧은 시간동안 인기리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미니인터뷰>

 

미니인터뷰.
▲사회적기업 쇼케이스 워크숍 기획담당 인재명
“달시장과 별시장 전국 네트워크 형성”

 

“잠시 후, 체험 워크숍이 진행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이쪽으로 이동해 주세요!”

 

달시장 개장과 함께 진두지휘하며 발 빠르게 뛰어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바로 달시장의 기획 및 운영을 주관하는 사회적기업의 기획담당자 인재명씨이다.

 

지난해 영등포구청의 지원으로 총 6회 진행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영등포 달시장’은 지역 주민과 사회적기업가, 예술가, 청년 문화기획자 등 마을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커뮤니티 네트워크의 장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성공모델이다.

 

인재명씨는 “달시장은 영등포구에서 하자센터에 위탁한 것으로 올해부터는 청년 문화기획자들이 직접 기획,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며 “추후 별도의 사회적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의 영등포 달시장은 지난해의 성과를 기반 삼아 본격적인 커뮤니티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대안적 지역경제를 일궈가는 실험까지 계획하고 있다”며 “그 대표적인 시도가 바로 지역화폐 ‘별통화’”라고 말했다.

 

별통화는 자본시장에서 유일한 교환도구로 거래되는 화폐가 아닌, 개개인의 재능이나 자원봉사 등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는 일종의 대안화폐이다. 달시장 안에서 재능기부나 자원봉사를 통해 별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달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거나 서비스를 이용, 제공할 수 있다.

 

인재명씨는 “달시장과 함께 올해 처음 별시장도 개장했다”며 “올해 하반기까지 전국적으로 5개의 별시장을 새로 오픈해 달시장과 함께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j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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