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모의 똑똑한 소비는 자녀들을 가치 중심의 소비로 이끄는 효과가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嚴父慈母(엄부자모: 엄격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 등은 이제 옛말이다. ‘딸 바보, 아들 바보’와 같은 말이 오히려 요즘 젊은 부모들을 더 잘 표현하는 단어가 됐다. <편집자 주>

 

KIDS 시장은 자녀를 위한 마음이 소비로 표현되는 곳이다. 한 때 유행에 휩쓸리기도 하지만 더 똑똑한 소비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부모의 마음과 행동을 헤아리고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건강한 소비를 이끄는 제품과 서비스가 부모와 그 자녀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수많은 ‘딸 바보, 아들 바보들’

 

자녀에 대한 거리낌 없는 사랑의 표현은 자연스럽게 부부의 소비 결정에 자녀를 중심에 두는 것으로 이어졌다. 또한 저출산과 맞물려 확대된 가족에서 더욱 귀해진 아이는, 부모에게 있어서 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에게 있어서 ‘무엇이든 더 해주고 싶은’ 존재로 기꺼이 주머니를 열게 되는 대상이 됐다. 때문에, 이른바 ‘식스 포켓’, ‘골드 키즈’ 세그먼트로 부상한 이들을 타겟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는 빠른 속도로 더욱 풍요해지고 있다.

 

한편 KIDS 관련 소비 옵션 증가는 우려를 동반해 왔다. 소비 행태가 맹목적이거나 비합리적이어서 궁극적으로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실제로 프리미엄 유모차, 아동 의류, 책가방 등과 같은 제품 매출의 급격한 상승과 관련해 걱정 어린 시각들도 많다. 브랜드 지향적인 부모의 소비습관이 아직 판단 능력이 성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그대로 이어져 소비의 능동적 주체자로 발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자녀를 생각하며 더 똑똑한 소비를 하고자 노력하는 부모들의 모습 역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소비 세상에 노출될 자녀가 그 안에서 휘둘리지 않고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가치 중심의 소비를 이끈다. 또한 이러한 부모들은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자녀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더 건강해지는 소비에 그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고유 기능 이외의 플러스 알파에 관심이 있으며, 그 플러스 알파가 ‘건강함’에 무게 중심이 실려있을 때, 더 부모의 눈길을 끈다는 이야기다.

 

부모들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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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즈브로의 장난감 총은 비비탄 대신 스펀지가 발사된다.

<자료=LG경제연구원>

자녀의 건강한 신체 발달을 위한 친환경 먹을거리, 의류, 가구 등에 대한 소비는 당연해지는 추세로 접어들고 있으며 장난감과 게임에도 아이의 건강을 생각하는 제품이 부모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콘솔 게임을 한다고 하면 조이스틱을 손에 쥐고 앉아서 장시간 화면에 빠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부모들은, 오랜 시간 게임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공부를 걱정하는 것 이외에도 눈이 나빠질까, 운동이 부족해 지고 자세는 비뚤어지지 않을까 염려하였다. 하지만, 2006년 온몸을 활용하며 즐기는 닌텐도 Wii 열풍을 시작으로 SONY의 MOVE, MS의 Kinect가 출시되고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현재까지 전체 파이는 커졌다.

 

활동을 해야 즐거울 수 있는 장난감 자체의 성격에 더하여, 아이들의 안전까지 고려하여 꾸준히 사랑을 받는 제품도 있다. 국내에는 2009년부터 시판되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2003년 출시돼 2011~2012 미국 6세 이상 남자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제품으로 등극한 너프 블라스터가 그것이다.

 

너프는 2012년 100대 기업시민에서 23위에 오른 해즈브로에서 만든 장난감 총으로, 총알을 장전하고 쏘는 느낌이 역동적인 한편 총알은 스펀지로 되어 부상의 위험이 훨씬 적다. 비비탄 총의 위험성은 예전부터 알려진 바라 어린이들에게 사주기 꺼려지는 상황에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총싸움하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충족시키고 싶은 부모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정서적 안정을 돕는 제품들

 

해즈브로의 장난감 총.
▲필립스의 AEH<자료=LG경제연구원>
소비를 통해 자녀가 정서적으로 더 안정감을 느끼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부모의 투자도 지속적이다. 필립스가 2004년 처음 병원에 도입한 AEH(Ambient Experience for Healthcare)의 증가는 그 한 예로 볼 수 있다. 병원의 진료와 치료에 대해서는 많은 아동이 두려움을 느끼는데, CT(Computed Tomography) 및 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와 같은 영상 촬영 시 특히 그 공포감이 크다. 혼자 깜깜한 곳에 누워서 꼼짝도 하지 않고 굉음을 들으면서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은 어른들에게도 힘들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조성하는 촬영 환경을 환자에게 호의적인 분위기로 조성해 총 촬영 시간을 단축하고 진단 정확도도 높이고자 하는 것이 AEH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대기실의 Kitten Scanner는 어린이가 의사가 되어 인형이 Scanner에 들어가 촬영하는 것을 미리 경험하게 해 영상 촬영이 크게 공포를 느낄 상황이 아님을 인식하게 한다.

 

촬영 전에 비디오 프로젝션을 사용해 설명을 해주고 촬영실은 어린이 환자가 좋아하는 주제를 선택하게 해 보다 친숙한 공간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AEH 도입을 통해, CT촬영 전 잠을 재워야 하는 3세 이하 유아의 수가 30~40% 줄고, 방사선 노출량도 25~50% 감소시켜 환자와 보호자의 꾸준한 호응을 얻었으며 2011년 기준 전 세계 260곳 이상의 병원이 AEH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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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와 로보카폴리 열기가 뜨겁자 한국의 통신사들도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제공=SK브로드밴드>


로보카폴리는 왜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까? 뽀로로가 2~4세 유아들에게 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면, 로보카폴리는 3~7세 미취학 아동들과 대화할 때 가장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주제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로보카폴리의 소통 포인트와 변신 로봇 장난감이 성공에 큰 비중을 차지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공감과 위로’는 로보카폴리 제작진이 스토리를 구성하고 캐릭터를 그리는 데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었다고 한다. ‘걱정마, 우리가 구해줄게’라며 위험에 처한 친구들을 ‘구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인 로보카폴리는, 소외되어있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자 했다.

 

또한 기존의 변신 로봇 장난감들이 유아들에게는 변신하기 어려운 대상이었다는 측면에서 로보카폴리의 손쉬운, 하지만 완벽히 들어맞는 변신은 아이들의 성취감을 높이는 요소가 되었다.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처 요령을 배우고, 꼼지락 손을 놀리며 신기하게도 몇 초 만에 자동차를 로봇으로 변신시키는 자녀의 모습을 보며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로보카폴리와 친해질 수 있었다.

 

<자료=LG경제연구원, 정리=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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