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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의 60%는 석유로 만들어진다”

화석연료 의존 벗어난 지속가능한 농업 전환해야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늘어나는 인구 감당 안 돼

 

이근행 부장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도 에너지를 소비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과정 중 하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의 먹을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은 화석연료와 화학비료 사용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편집자 주>

 

현재의 농업은 완전히 글로벌 체제로 바뀌었다는 것이 이근행 부장의 진단이다.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25%에 불과해, 나머지 3/4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특히 음식문화가 변하면서 육식을 위한 사료작물은 거의 수입하는 상황이다.

 

이 부장은 “근래 들어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기농이나 친환경농업 생산물도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다양하고 풍부해진 먹을거리는 국내에서 모두 조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농업분야에서 농약, 살충제, 화학비료 등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여기에는 당연히 화석연료가 필요하다. 멀리서부터 가져오는 이동거리의 확대 때문에 사용되는 에너지도 만만치 않다”라며 “또한 남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생산과 유통, 폐기 전 과정에 화석연료가 쓰이고 있으며 이는 곧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가능한 화석연료를 적게 사용하는 방식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가 농업분야에서도 중요한 화두다.

 

온실가스 배출의 15%는 먹을거리

 

통계를 보면 국가 단위의 생산과 소비활동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 가운데 15~17%가 먹을거리와 관련된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자원연구소의 통계를 봐도 직접적으로 농업과 관련된 부문이 13% 정도에 달하며 토지 이용을 합하면 더욱 높아진다. 먹을거리의 이동거리, 즉 푸드 마일리지가 늘어나면서 반대급부로 로컬 푸드와 같은 지역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부장은 “우리의 소비방식이 과연 지속가능한 방식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음식의 글로벌화, 과도한 육식 등이 과연 다음 세대에서도 계속할 수 있는지, 이를 해결하려면 고갈 위기에 처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특히 우리 사회는 식량자급률이 낮고 농업에 대한 인식, 중요성이 국가 정책 단위에서부터 등한시했다”라며 “따라서 자립기반을 스스로 위축시킨 상태이고 지금의 먹을거리 조달 방식을 봐도 식량수급 관계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푸드마일리지 비교.
▲우리나라는 유럽은 물론 일본가 비교해도 푸드마일리지가 월등하게 높다. <자료=환경부>

공간적 거리뿐 아니라 시간적인 문제도 있다. 이 부장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먹을거리를 찾게 되는데 겨울에 하우스 시설재배를 통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해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먹을거리에 60~70%는 석유로 만들어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관계가 끊어졌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부장은 “소비자 관점에서 안전성뿐만 아니라 내가 먹는 음식이 도대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재배하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무엇을 첨가해서 먹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어렵다”라며 “이력추적 등의 여러 방식을 쓰고는 있지만 문제가 불거진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문제의 소지가 큰 분야에 대해서만 챙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증가한 인구를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먹여 살리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다. 이 부장은 “예전 방식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방식을 확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 지구적인 관계를 다시금 지역적인 차원으로 환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거리상으로도 가깝고 생산에서도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소비자와 생산자의 신뢰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화학비료.
▲이 부장은 화석연료와 화학비료에 의존한 식량 증산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계에 부딪힌 인위적 생산 증산

 

이는 전적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인위적인 방식으로 식량 생산을 늘려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근행 부장의 생각이다. 이 부장은 “화석연료의 안정된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더는 통용되기 어려운 방법이라는 문제가 있다”라며 “아울러 GMO는 생태적인 교란, 세대를 넘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아직 검증하지 못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상업적 이익을 위해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빌딩 안에 LED를 켜놓고 식물을 재배하는 것 역시 성공을 점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육식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축산업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집에서 키우는 가축을 통해 퇴비를 모아서 마을 단위로 순환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육류 소비가 늘고 대규모 공장식 생산방식을 취하면서 이러한 방식은 더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 부장은 “그렇다고 당장 소비를 줄이거나 방식을 바꾸기는 어렵고 연착륙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과연 앞으로도 우리가 지금처럼 고기를 먹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부장은 인간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근래 100~200년 사이에 석유에 의존한 방식으로 먹을거리를 만드는 방식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경제적 논리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축 주사.

▲육식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육식 소비가 계속될 지는 회의적이다.

그는 “지금과 같은 소비방식, 도시생활이 과연 다음 세대에도 가능할지 회의적이며 이미 인식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자발적인 시민의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오히려 정부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파국적인 상황까지 가서 어려운 적응 과정을 거칠 것인가, 지금부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전환할 것인가, 갈림길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부장은 “우리의 식량 자급률이 25%, 에너지 자급률은 3%에 불과한 상황을 먼저 고려하지 않고서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우리의 체질이 얼마나 취약한지 IMF를 통해 배웠음에도 교훈을 못 느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직접 확인해야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한살림연합이 진행하는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교류를 통해 서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생산자가 안전한 농산물을 만들려면 어떤 과정을 거치며 어느 정도가 적정 가격인지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고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근안 부장은 “친환경농산물이 여전히 비싸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라며 “지난해 배추가 1만원대를 오르내렸지만 우리는 2500~3000원을 넘지 않았다. 안정적인 생산-소비 망을 구축했을 때 적당한 가격으로 안전한 농산물을 먹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라고 말했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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