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화조도.
▲국립생물자원관은 내년 3월까지 ‘옛 그림 속 우리 생물’ 기획전을 열고 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안연순)은 조선시대에 그려진 미술작품 중 대표적인 동식물 그림을 선정해 현대의 실물 표본과 직접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옛 그림 속 우리 생물’ 기획전을 지난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10개월간 계속한다.

 

이번 기획전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10개 기관의 협조로 조선시대 화훼·초충·영모도 114점의 이미지를 받아 진품과 유사한 영인본(복제품)으로 제작하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동식물의 실물 표본을 함께 전시해 이차원적 붓 그림 속 생물이 삼차원의 현실 세계로 살아나온 것처럼 연출했다.

 

정홍래'욱일호취도'와 조선시대 사냥매 재현.

▲정홍래'욱일호취도'와 조선시대 사냥매 재현

 

 

참고로 화훼·초충·영모도는 풀벌레를 그린 초충도(草蟲圖), 꽃과 새를 그린 화조도(花鳥圖), 물속 생물을 그린 어해도(魚蟹圖), 포유동물을 그린 영모도(翎毛圖)로 세분할 수 있다.

 

기획전 전시실 중앙에 있는 옛 뜰의 툇마루와 안방에는 생물장식이 들어간 생활용품 등을 재현했으며 옛 그림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디지털 영상작품(작가 이이남)도 감상할 수 있다.

 

옛 그림 속에 등장하는 생물은 과학적으로 검증해 당시의 화가들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자생생물을 직접 보고 그렸는지, 혹은 주요 참고자료였던 중국 화보로부터 모사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아울러 이번 전시로 옛 그림을 통해 우리 선조의 자연사상과 당시의 자연환경 등을 엿볼 수 있다. 그림 속에는 우리 곁에 가까이 살아온 생물들이 그려져 있는데, 지금은 멸종위기종으로 보기 어려운 두루미가 집안 뜰에서 애완동물처럼 길러졌다는 사실로 미루어 당시의 자연환경을 가늠케 한다.

 

또한 옛 그림과 생물표본을 함께 비교해보며 실학사

이영윤의 '화조도대련'과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육했던 공작-백한-금계 등.

▲이영윤의 '화조도대련'과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육했던

공작-백한-금계 등

상의 발전과 더불어 조선시대 화가들이 직접 우리의 자생생물을 관찰하고 자세히 묘사한 사실성이 뛰어난 작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옛 그림에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서정성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용맹함이나 지조, 절개 같은 선비정신과 따뜻한 정감, 익살과 해학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그림 속 생물과 발음이 비슷한 글자의 다른 뜻을 활용해 부귀영화, 무병장수, 자손번창 같은 다양한 상징성을 포함하고 있다. 갈대와 기러기를 함께 그린 노안도에서 갈대 노(蘆), 기러기 안(雁)은 늙을 노(老), 편안한 안(安)과 발음이 같으므로 늙어서도 편안하시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이 미술 교과서에서 보던 대표적인 한국화를 가까이서 감상하며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많은 생물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 볼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자원관은 여름 방학이 시작되는 7~8월 중에 이번 기획전과 연관된 초등학생과 가족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전시장-중앙연출.

▲여름 방학이 시작되는 7~8월 중에 이번 기획전과 연관된 초등학생과 가족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개설될 예정이다.

 

 

<자료제공=국립생물자원관, 정리=김경태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