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박지연 기자=물량으로 공세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맞서 진정한 맛으로 승부하겠다며 동네빵집이 반격에 나섰다.

 

‘동네빵집 활성화’를 조성하기 위한 대규모 축제인 ‘2012 대한민국 동네빵집 페스티벌’이 최근 코엑스 B2홀에서 개최됐다. 대한제과협회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공동주최하고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원이 후원한 이 페스티벌은 동네빵집에서 만드는 빵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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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대한민국 동네빵집 페스티벌’을 보러 온 관람객들이 빵을 시식하고 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반격 나선 동네빵집

 

“오셔서 시식해보세요~맛있는 흑미빵이 3개에 2000원!”

 

전남 광주시의 제빵기능장들이 즉석에서 구원낸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흑미빵 오븐틀을 내려놓자 관람객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어 맛을 보느라 정신없다.

 

전시장 내에 설치된 ‘맛있는 동네빵집관(Good Bakery)’에서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내로라하는 맛있는 동네빵집 기술자들에 의해 생산된 신선한 빵과 과자, 케이크 등이 선보였다. 대전관에서는 수제 초콜릿을, 강원도관에서는 페스츄리, 부산관에서는 전통과자를, 대구시 경상북도 홍보관에서는 초코 머핀과 마늘빵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이번 동네빵집 페스티벌에서는 지역별 동네 명품 빵집을 발굴, 현장에서 무료시식과 50% 할인판매를 통해 동네빵집 ‘수제빵’의 우수성을 홍보하는데 중점을 뒀다.

 

한 제빵기능장은 “빵은 음식이다. 어머니가 갓 지은 밥을 식탁에서 바로 먹듯이 갓 구운 신선한 빵도 바로 먹어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식품첨가물을 최소화하고 제대로 발효시켜 진짜 빵을 만드는 동네빵집을 많이 애용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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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빵기능장이 현장에서 직접 소라빵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전국 기능장들이 만든 갓 구운 신선한 빵․과자 선보여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 이벤트도 열렸다. 제과제빵체험관(Bakery Together)에서는 하루 세 차례에 걸쳐 생크림케이크와 쿠키 만들기 행사가 열려, 관람객이 제과․제빵사와 함께 케이크와 쿠키를 같이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베이커리 카페도 운영해 동네빵집관에서 산 갓 구운 빵들을 커피와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프랑스와 일본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과제빵기술인을 초청해 동네빵집 사장과 기술자들에게 신제품과 기술 트렌드를 전수하는 해외기술인 초청세미나도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일본의 기무라 시게카츠(일본양과자협회연합회 공인기술자지도위원)와 프랑스의 도미니끄겡띠(제빵 기술자)씨가 참석해 그들이 직접 구은 빵들을 선보이고 이에 대한 기술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됐다.

 

프랑스의 도미니끄겡띠 명장은 “프랜차이즈 빵집의 진출로 동네빵집이 문 듣는 한국 사례는 프랑스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빵에 대한 사랑이 매우 큰 나라인 만큼 동네빵집들이 확실한 고객층을 잡기위해 체계적인 계획과 함께 경쟁력 있는 수제빵을 만들기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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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술인 초청세미나에서는 프랑스의 도미니끄겡띠 제빵 기술자가 프랑스 제빵 기술에 관한 즉석

강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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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끄겡띠 제빵 기술자가 구은 프랑스 전통빵과 유럽빵을 살펴보고 있는 관람객들

 

한편 이날 전시장에서는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데커레이션케이크와 제과제빵공예작품 경연대회를 비롯해 지난해 10월 서울국제빵과자페스티벌에서 인기가 높았던 ‘제과의 달인 선발대회’도 열렸다. 또한 지난 5월 대전에서 열린 ‘제1회 프로제빵왕대회’ 입상자와 역대 국가대표 선수들의 각종 작품들도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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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한국 제과제빵 공예작품 경연대회 전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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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한국 제과제빵 공예작품 경연대회 전시물

 

“동네빵집,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려 50% 이상 사라져”

 

대한제과협회 관계자는 “동네빵집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최근 7~8년 새 50% 이상 사라졌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 없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전성시대에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동네빵집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사)대한제과협회는 협회 회원사 등을 중심으로 ‘착한빵집 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착한빵집 운동’의 주요 내용은 앞으로 동네빵집은 안전하고 정직한 재료만 사용하고, 직접 만든 수제 제품만을 판매하며, 소외계층과 불우이웃을 돕는 빵집이 되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청은 동네빵집의 이러한 자구 노력이 소상공인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금년 5월부터 동네빵집 등 소상공인들이 공동 협력하여 애로기술을 개발하는 경우 5천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전문가를 활용한 동네빵집 진단 ․ 컨설팅 지원, 모델샵 설치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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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만들기 체험행사를 통해 한 관람객이 제빵사가 만드는 머핀에 견과류를 얹고 있다.

pj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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