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영애 기자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안연순)은 국내 풍혈지(얼음골)에서 세계적인 희귀종인 담뱃대이끼와 한반도 미기록 선태식물 3종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풍혈지(風穴地)는 여름철에 너덜지대(전석지, 轉石地) 사면의 바윗덩어리 틈에서 찬 공기가 스며 나오고 결빙현상을 보이는 등 국소적 저온환경을 형성하는 지역으로 ‘얼음골’ 또는 ‘하계동결현상지’라고도 불린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에서만 알려져 있는 특이서식지로서 일본에서는 1970년부터 생물학적인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생물학적 기초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은 최근 2012년 자생 선태식물의 분포 조사의 일환으로 실시 중인 밀양얼음골, 의성빙혈, 진안풍혈냉천 등 국내에 분포하는 8곳의 주요 풍혈지에 대한 선태식물조사를 통해 총 158종의 선태식물이 생육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담뱃대이끼.
▲담뱃대이끼
특히 세계적 희귀종인 담뱃대이끼를 비롯해 구슬이끼, 통모자이끼 등 남한에서는 분포가 알려져 있지 않은 다수의 북방계 희귀종의 생육이 확인됐다. 또한 미우렐라 시비리카(Myurella sibirica), 레스켈라 네르보사(Leskeella nervosa), 오레오웨이시아 락시폴리우스(Oreoweisia laxifolius) 등 3종의 한반도 미기록종을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풍혈지(얼음골)에서 희귀종 등이 다수 발견된 것은 하절기 높은 온도의 공기가 낮은 온도의 풍혈지 주변에서 응결(凝結)되면서 높은 습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돼 선태식물의 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로 인해 국내에 분포하는 대부분의 풍혈지는 좁은 면적에 비해 매우 높은 선태식물의 종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원관은 앞으로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국내 풍혈지 14곳을 포함해 석회암지대와 같은 특이서식지에 대한 선태식물상 조사를 확대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물은 정리해 2012년 하반기에 자생 이끼류 300여종이 수록된 ‘자생 선태식물 야외관찰도감’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자원관 관계자는 “풍혈지는 독특한 생태환경으로 보전의 필요성이 특히 높은 곳이나 여름철이면 피서객이 몰려들어 훼손이 심해진다”며 “우수한 자연자원 등을 오래 보전해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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