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환경일보】강남흥 기자= 정읍시에서 전라남도 장성군으로 넘어가는 도경계를 전후한 약 9.3km의 갈재길이 이야기기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조성된다. 탐방로는 마을길 3.2km, 산길 3km, 차도 3.1km로 구성된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4월 갈재길을 서울 성곽길, 부여 사비길 등과 함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10곳으로 선정함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다. 전체구간에 국비 지원 50%, 지차제 부담 50% 등 모두 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추진된다. 

시에 따르면 정읍시 구간은 입암면사무소→천원역 터→입암저수지→군령마을→폐철도길→굴다리→갈재구간 4.8km, 장성군 구간은 갈재에서 백양사에 이르는 4.5km 구간으로 정읍시와 장성군은 관할 구간에 대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읍시는 국비와 시비 등 1억원을 들여 오는 10월까지 기반정비와 이정표, 종합안내도 및 설명 표지판 설치 등 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한편 갈재길은 조선시대 10개 대로 중 하나였던 삼남대로(전남 해남~서울 간 410km) 중에서 옛길의 흔적이 가장 잘 남아있는 길로 꼽힌다. 삼남대로는 전북과 전남을 서로 오고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야 했던 곳으로 교통의 요충지이며, 전북과 전남을 연결하는 소통의 길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또 과거의 역사자원과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인과 묵객들의 작품 배경이 되기도 했고, 폐 철도, 폐 터널, 고속도로 밑의 굴다리 등이 남아 있어 근·현대사 흔적이 공존하는 탐방로 구간이다. 

천원역은 조선 시대에 공적인 임무를 띠고 지방에 파견되는 관리나 상인 등 여행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던 숙박시설이 있었던 곳으로 삼남대로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또 입암산에 있는 입암산성은 국난이 있을 때마다 국방의 거점이 되었던 호남의 요새로 1592년 임진란 때 호남지역 의병들이 군사훈련을 했던 곳이다. 

군령마을에서 갈재에 오르기 직전까지 1km구간에서 만나는 호남선 복선화로 용도가 폐지된 폐철로는 모양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가로수도 잘 정돈돼 있다. 갈재는 해발 276m(갈재길 고개는 220m)의 야트막한 산이나 예로부터 노령산맥을 가로질러 호남평야와 전남평야 곡창지대를 잇는 주요 교통로였고, 지금도 국도 1호선, 호남고속도로, 호남선 철도, 고속철도가 관통하고 있다. 

김생기 시장은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역사자원이 풍부한 일대를 특성 있는 스토리로 엮어 탐방객들이 느끼고 배우며, 체험할 수 있는 걷기 명소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cah321@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