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 후진국 정부로 지원하는 원조는 많았지만 실패했다. 유엔도 지속가능한 발전은 국가보다는 시민, 지역사회 단체, 기구, 사업체, 학계 사이의 파트너십을 통해 더 잘 이뤄진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처럼 관(官)이 아닌 민간 시민사회의 NGO들이 사회, 경제적인 발전에 큰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민주화를 거치면서 시민사회로 성장했기 때문에 많은 대중이 NGO에 참여하고 있다. NGO와 정부, 기업과 함께 발전을 이룰 때가 됐다 <편집자주>

 

NGO는 인간의 존엄성, 환경의 고귀함, 정의와 같은 순수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활동한다. 따라서 NGO는 국제연대가 이루어지고 NGO의 활동은 반드시 국익과 일치하게 않으며 특정 사회, 국가를 위해 일하지 않고 전 세계시민의 인권, 환경, 발전이 주요 관심사이다.

 

그 예로 환경운동연합 권기붕 국제협력위원장은 미국을 들었다. 권 위원장은 “미국 NGO들이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미국 외교정책의 이해득실에 앞서 인권의 보편성을 먼저 따른 것이다”라며 “따라서 환경의 경우 어느 한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의 다른 환경단체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동참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환경은 일국(一國) 문제가 아니라 지구적 연대 사안이다.

 

권기붕교수님

▲환경운동연합 권기붕 국제협력위원장은

 “21세기에 NGO의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는 국제개발, 원조 모델이 국가 중심

에서 시민사회 NGO로 변했기 때문”이라

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성장을 하면서 직접적으로 환경 영향을 주고받는 ‘아시아 국가들 간의 협력관계’는 매우 중요하지만, 서구 국가들 보다 못한 실정이다. 이처럼 아시아지역의 협력관계가 서구 사회보다 미진한 이유에 대해 권 위원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서구 사회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서구 사회와 더 긴밀한 관계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지원을 서구에서 받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은 서구화됐으며 연계활동 또한 서구와 이뤄졌다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이외에도 NGO, 시민사회의 역량이 강한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가지지 못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한편 전쟁과 갈등, 빈곤, 기아, 환경문제 등 아시아 각국은 심각한 문제에 처해있다. 이러한 어려움에 세계 사회는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NGO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개발과 긴급구호 영역에서 NGO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처럼 21세기에 NGO의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를 권 위원장은 국제개발, 원조 모델이 국가 중심에서 시민사회 NGO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차관이나 원조는 정부를 통해서 제공됐고 정부주도의 개발정책이 중요하다고 간주됐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이러한 정부주도의 개발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그 대안으로 시민사회의 역할이 강조되는 NGO 개발모델이 제시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그러나 시민사회를 통한 모델도 한계를 드러내면서 90년 중반 이후에는 정부, 시민사회, 심지어 기업까지 함께 참여하는 파트너십으로 발전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라고 전했다.

 

실제 UN은 “지속가능한 발전은 국가보다는 시민, 지역사회 단체, 기구, 사업체, 학계 사이의 파트너십을 통해 더 잘 이뤄진다”라며 “Rio+20은 모든 이해관계자에 의해 파트너십이 형성되고 활동을 조명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

 

또한 Rio+20 컨퍼런스의 세션1의 주제는 ‘기업가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UN은 기업가와 중소기업은 사회 및 환경에 대한 마인드를 사업모델에 통합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인 프로그램의 개발 필요

 

한편 귄 위원장은 우리나라 환경 NGO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우리나라 NGO들에게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이 없이 1회성 활동으로 종결되는 것이 문제점이며, 그 원인은 NGO들의 정치적 성향이라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우리나라 NGO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치적 활동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라며 “그로 인해 정치와 관련된 특정 사안에 몰입하게 돼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하고 중요 활동은 1회성으로 그치고 있다. 반면 외국 NGO는 한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세계적으로 NGO의 수는 물론 활동이 가장 많은 곳은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이다. 그 이유에 대해 권 위원장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높지만 실제 정부 역할은 크지 않기 때문에 NGO의 역할이 커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NGO들은 국가에서 설립했다. 그래서 국가 통제하에 NGO들이 활동하고 있다. 일본은 NGO의 역사가 길지 않다. 60~70년대에 공장 폐수 등 환경문제가 발생한 후 일본 NGO의 활동이 강하게 나타냈다

 

권 위원장은 우리나라 환경 NGO의 활동이 일본보다 더 대중성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관(官)이 주도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대중성이 약하고 소수의 제한적인 엘리트 중심으로 NGO운동이 진행된다. 또한 일본 시민들의 주체적인 활동은 많지 않다. 반면 우리나라는 우리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시민사회로 성장했기 때문에 더 많은 대중이 NGO에 참여한다는 것이 권 위원장의 설명이다.

 

권 위원장은 범아시아 연대를 이끌기 위한 모델을 제안했다. 그 모델에 의하면 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국가의 NGO가 ‘리더 역할’을 담당하고 그 다음 발전 단계에 있는 국가의 NGO들은 인적 및 지적 자원을 후진 국가에 제공하고 후진 국가의 NGO들이 대중에게 실질적인 활동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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