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최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밝힌 바에 따르면 국회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율은 국가 평균보다 4배 높은 수준이고 현재의 국회의원회관이 비좁아서 못살겠다며 새로 만든 제2위원회관의 에너지 효율은 정부청사보다 3배 정도 낮다.

 

그뿐인가? 정부 청사를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곳은 여름이면 숨통이 막힐 정도로 온도가 높다. 에어컨을 켜지 않고 선풍기 몇 대에 의지하느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라서 우스갯소리로 여름에는 정부청사에 찾아오는 사람 숫자가 훨씬 적어진다고 한다.

 

반면 국회의원회관은 가뜩이나 에너지 효율도 낮은데다 에어컨 덕분에 에너지 잡아먹는 하마나 다름없다. 아울러 여름철 전력대란 걱정에 국민에게 에너지를 절약하라고 강요하고 정부 기관의 에너지 효율은 시비를 걸면서도 국회의원들은 기름값 걱정 없이 커다란 검은색 세단을 타고 다닌다.

 

19개 국회가 개원했다. 4년에 하루,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종복을 자처하는 선거날은 이미 지나가버렸으니 나머지 3년 하고도 364일은 국민이 그들의 종복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국민의 처지에서 고통을 함께 나누는 그런 국회의원을 갖고 싶다. 의원 나리들은 시원한 여름을 보내느라 에너지 절약하라고 윽박지를 수 있을지 몰라도 나머지 대다수 국민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말이다.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