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으로 서구와의 연대가 더 긴밀

시민·정부·기업의 파트너십으로 발전

 

[환경일보] 김진호 기자 = 아시아 국가는 서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아시아 환경 NGO들의 연대는 매우 필요하지만 오히려 서구 국가와의 연대보다 못한 실정이다. 더욱이 아시아 연대를 선도할 국가마저 의지가 부족해 NGO들이 아태지역의 환경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로 인해 아시아 환경문제는 표류하기 쉽고 오히려 서구 국가에서 다뤄질 수 있다. 지금이라도 아시아 NGO들은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변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고 시너지를 얻어야 할 것이다.<편집자주>

 

환경문제는 국경이 없으며 모든 국가의 해결해야 할 공동의 문제이다. 일례로 작년 3월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은 동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황해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공동 문제이고 동아시아의 메콩강은 여러 국가를 지나간다. 1960년대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유명한 공해 시설인 레이온생산 공장을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다 다시 중국으로 수출했다. 이처럼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다국(多國)적 문제이고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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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권기붕 국제협력위원장은

 아시아 국가 간 연대가 미약한 이유를

서구 국가의 경제적 원조와 아시아 선진

국가의 리더역할이 미약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NGO 심포지엄에서 아시아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는 범아시아 NGO 네트워크라는 주장과 우리나라 환경 NGO들이 ODA를 고려한 국제 환경협력의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나왔다.

 

경제성장을 하면서 직접적으로 환경 영향을 주고받는 ‘아시아 국가들 간의 협력관계’는 매우 중요하지만, 서구 국가들보다 못한 실정이다. 이처럼 아시아지역의 협력관계가 서구 사회보다 미진한 이유에 대해 권 위원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서구 사회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서구 사회와 더 긴밀한 관계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지원을 서구에서 받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은 서구화됐으며 연계활동 또한 서구와 이뤄졌다는 것이다.

 

실제 인도 및 파키스탄, 필리핀 등은 한국 또는 대만의 NGO와 의미 있는 연대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의 분쟁·갈등 지역에서 아시아 NGO들의 활동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의 NGO에 비해 매우 낮다.

 

아시아 발전 국가의 리더 역할 미약

 

권 위원장은 이외에도 “NGO, 시민사회의 역량이 강한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선도하지 못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즉 협력관계를 선도해야 할 나라들이 내부지향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환경운동단체들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의향을 보이지 않는다. 실제 국제환경연대운동에서 규모나 예산 면에서 우리나라 NGO들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지만 오히려 제3세계보다 위상이 낮은 실정이다.

 

전쟁과 갈등, 빈곤, 기아, 환경문제 등 아시아 각국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어려움에 세계 사회는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NGO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개발과 긴급구호 영역에서 NGO는 중요하다.

 

이처럼 21세기에 NGO의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를 권 위원장은 국제개발, 원조가 국가 중심에서 NGO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차관이나 원조는 정부를 통해서 제공됐고 정부주도의 발전정책이 중요하다고 간주됐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이러한 정부주도의 개발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그 대안으로 NGO가 주도하는 모델이 제시됐다”라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그러나 NGO 모델도 한계를 드러내면서 1990년 중반 이후에는 정부, 시민사회, 심지어 기업까지 함께 참여하는 파트너십으로 발전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라고 전했다.

 

실제 UN은 “지속가능한 발전은 국가보다는 시민, 지역사회 단체, 기구, 사업체, 학계 사이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뤄진다”라며 “Rio+20은 모든 이해관계자에 의해 파트너십이 형성되고 활동을 조명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

 

또한 Rio+20 컨퍼런스의 세션1의 주제는 ‘기업가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UN은 기업가와 중소기업은 사회 및 환경에 대한 마인드를 사업모델에 통합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NGO, 국제 위상 매우 낮아

 

한편 귄 위원장은 우리나라 환경 NGO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우리나라 NGO들에게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이 없이 1회성 활동으로 종결되는 것이 문제점이며, 그 원인은 NGO들의 정치적 성향이라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우리나라 NGO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치적 활동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라며 “그로 인해 정치와 관련된 특정 사안에 몰입하게 돼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하고 1회성으로 그치고 있다. 반면 외국 NGO는 한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추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시아에서 NGO의 수는 물론 활동이 가장 많은 곳은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이다. 그 이유에 대해 권 위원장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높지만 실제 정부 역할은 크지 않기 때문에 NGO의 역할이 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NGO들은 국가에서 설립됐기 때문에 국가 통제 하에 NGO들이 활동하고 있다. 일본은 NGO의 역사가 길지 않다. 1960~1970년대에 공장 폐수 등 환경문제가 발생한 후 일본 NGO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권 위원장은 우리나라 환경 NGO의 활동이 일본보다 더 대중성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관(官)이 주도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대중성이 약하고 소수의 제한적인 엘리트 중심으로 NGO 운동이 진행된다. 또한 일본 시민들의 주체적인 활동은 많지 않다. 반면 우리나라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시민이 사회운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더 많은 대중이 NGO에 참여한다는 것이 권 위원장의 설명이다.

 

jhoce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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