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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500mL에 0.179원하는 수돗물을 눈앞에 두고 8000배가 넘는 돈을 내며 최고급수입생수를 사먹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격차이에도 불구하고 수돗물을 외면하는 이유는 멀까.

 

가장 큰 이유는 국민들이 가진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다. 특히 지난 1991년 낙동강에서 일어난 페놀사고를 시작으로 2004년 대구지역 정수장에서 일어난 1,4-다이옥산 검출 등의 크고 작은 사고들로 인해 수돗물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또한 전체 상수도관의 20%가 노후배수관이기 때문에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깨끗한 물을 만들어 내보내더라도 노후 상수관을 지나며 수돗물은 오염된 상태로 배달된다. 이러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생수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특히 깔끔한 플라스틱 병에 담긴 깨끗한 물인 생수야말로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이라는 인식이 커지며 우리의 생활속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러나 철썩같이 믿었던 최고급수입생수에서 세균이 검출되고 수원지가 같은 물이 제조사에 따라 가격차가 나는 등의 일들이 벌어졌다. 특히 생수업체들의 자체품질검사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은 또 다시 먹는 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어쩌면 생수의 위기는 수돗물에게는 다시 찾아온 기회다. 특히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과 수돗물이 깨끗하다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진기술에 대한 투자와 도입으로 철저한 운영과 체계적 관리를 통해 국민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감성에 호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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