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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화물선 LONGSHAN(1,701톤, 벨리즈선적, 승선원 12명)호 좌초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해

오일펜스를 치고 있는 해양경찰


[제주=환경일보] 김태홍 기자 = 성산읍 신양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제주 동부지역 어민들이 ‘기름 공포’에 떨고 있다.


7호 태풍 카눈이 제주에 별 다른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간 것으로 파악되는 반면 성산, 신양, 온평 등 성산읍 해안마을은 기름공포로 인해 충격을 주고 있다.


태풍이 지난 후 바다가 잠잠해지자 갑자기 기름이 떠올라 바다와 어장을 위협하고 있다.


19일 아침 신양 바닷가를 찾은 주민 M씨(52)는 “바닷가에 거뭇거뭇한 것이 보여 가까이 가 보니 기름이 바위 등에 붙어 있었다”며 “무슨 일인가 주민들에게도 알렸고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제보와 신고로 이 지역에서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오일펜스를 치는 등 현재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다.


현지 어촌계장들은 “지난 7월10일 온평 바닷가에서 좌초된 화물선에 실렸던 기름이 완전히 방제되지 않은 채 바다 밑에 가라앉았다가 태풍으로 바다가 뒤집어 지자 육지 쪽으로 밀려오는 것”이라고 설멸했다.


이 지역은 양어장도 많고 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바다에 의지해 살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성산일출봉을 포함해 신양해수욕장, 섭지코지 등 관광지가 밀집된 지역으로 평소에도 탐방객이 많은 곳이지만 특히 여름 성수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이다.


한 주민은 “기름으로 환경이 오염됐다는 소문이 나면 탐방객들이 발길을 돌릴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 볼 때는 기름이 흘러들었다고만 여길 수도 있으나 이 곳 주민들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한 어촌계장은 “현재 바닷가 바위에 기름찌꺼기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형편”이라며 “시청과 해양경찰은 피해가 발생하면 보험회사와 법적인 다툼을 벌여야 한다고만 밝히고 있어 어민들은 가슴만 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어촌계장은 “제주 바닷가 바위 재질은 모두 현무암으로 일일이 기름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며 “피해보상 절차와 과정을 잘 모르는 탓에 어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행정당국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새벽 1시15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포구 등대 남동방 1300m 해상에서 화물선 LONGSHAN(1,701톤, 벨리즈선적, 승선원 12명)호가 암초에 걸려 좌초됐고 구조작업에 나선 서귀포해양경찰서(서장 정봉훈)는 아침 8시부터 선미주변에 오일펜스 150m 설치 및 리브보트와 소형정을 동원 방산작업과 유출유 연안 확산 차단 작업을 벌였다.

 

kth6114@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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