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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런던올림픽경기장

(사진=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환경일보] 안상미 기자 = 28일 개최돼 온 국민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는 ‘2012 런던 올림픽’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면 역대 올림픽 중에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이름에 가장 근접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개막식이 열린 런던 올림픽 경기장은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던 런던 북동부 외곽 101만㎡ 지역에 지어졌다. 주변의 낡은 공장과 창고들로 오염된 땅에는 4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경기장 건축에는 건물을 허물고 나온 철골과 콘크리트를 재활용했고 폐가스관을 사용해 지붕과 스타디움을 연결하는 탑링을 만들었다. 런던 경찰이 그동안 압수한 칼, 총, 각종 무기류, 열쇠들 등을 녹인 고철도 사용했다. 압수한 무기들을 고철로 녹인 양이 52톤에 달해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

 

특히 런던 올림픽 경기장은 총 8만 관람석 가운데 폐 가스관으로 만든 5만5000개 좌석은 올림픽이 끝난 뒤 철거하고 2만5000석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런던에는 이미 8만5000석 규모의 웸블리 스타디움이 있어 대규모 스타디움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끝난 후 경기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상황이 런던올림픽에서 만큼은 발생할 일이 없다는 것.

 

이처럼 런던 올림픽의 친환경 경기장이 이목을 끌면서 세계 곳곳에 운영되고 있는 친환경 경기장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런던 올리픽에 앞서 친환경 설계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경기장들을 환경일보에서 재조명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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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보이 경기장

 

▲ 카우보이 경기장(Cowboys' Stadium)

 

2009년 완공된 카우보이 경기장은 미국 텍사스주내 알링톤에 위치한다. 이 경기장은 돔형 구조의 개폐식 지붕과 반투명 유리를 활용한 자연채광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감소시켰다. 음향기술 전문가들이 공동작업으로 설치한 음향 장비들은 타 경기장의 장비들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월등히 높다. 객석은 8만석이며 파티존을 포함하면 11만명까지 수용가능해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특이하게도 이 경기장은 경기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카우보이 경기장 투어’ 프로그램과 전문 가이드가 있다. 친환경 경기장답게 금주·금연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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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라이프 경기장<출처=(cc)babyknight at wikipedia>

 

▲ 메트라이프 경기장(Metlife Stadium)

  

메트라이프 경기장은 과거 미도우랜드 경기장(Meadowlands Stadium)이었으나 2010년 이름이 바뀌었다.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미국의 상징인 풋볼 경기가 자주 열리는 곳이다. 이곳은 재활용한 철강과 콘크리트를 사용했고 좌석에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했다. 경기장 구내에 비치된 컵, 접시, 쟁반은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다. 2011년 12월부터는 경기장 상단에 태양광발전 패널 설치를 시작했고, 이달중에 설치가 완료된다. 1500개의 태양광발전 패널에서 생산된 전기로 경기장을 운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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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버른 직사각형 경기장

 

▲ 멜버른 직사각형 경기장(Melbourne Rectangular Stadium)

 

AAMI 공원으로도 불리는 호주 멜버른의 직사각형 경기장은 거품모양의 독특한 지붕이 특징이다. 지붕은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LED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천개의 LED가 만드는 야경은 멜버른 직사각형 경기장을 호주의 명소로 만들었다. 철의 사용을 최대한 줄여 다른 경기장에 비해 철강사용률이 50%이하였으며, 재활용목재를 사용했다. 자연환기·채광이 쉬운 구조로 설계됐고 내부에는 친환경 페인트와 바닥자재를 사용했다. 이 경기장은 3만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고 빗물을 모아 화장실, 청소 등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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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올림픽 경기장

 

▲ 도쿄 올림픽 경기장(Tokyo Olympic Stadium)

 

1958년 세워진 도쿄 올림픽 경기장은 2016년 올림픽을 대비해 개조한 경기장이다. 일본의 계획과 달리 국제올림픽위원회는 후쿠시마지진사태와 같은 자연재해의 위험성을 이유로 2016년 올림픽 유치에 반대했다. 고배를 마신 일본은 올림픽 유치에 재도전했고 2020년 올림픽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이같은 이유로 ‘에코경기장’을 전면에 내세운 도쿄 올림픽 경기장 재건에 가속이 붙었으며 기존의 경기장을 허물지 않고 재작업을 하는 방향으로 진행중이다. 경기장에 쓰이는 모든 에너지원은 태양광발전에서 얻게 되며, 폭우에 대비한 개폐식 지붕 건설도 예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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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센시 조감도<출처=(cc)Stadio Franco Sensi 페이스북>

 

▲ 프랑코 센시(Franco Sensi Stadium)

 

이탈리아의 유명한 프랑코 센시 구단주의 이름을 딴 경기장으로 EURO 2016에 맞춰 로마시에 완공될 예정이다. 경기장 지붕은 태양광발전 패널과 반투명 유리로 만들어진다. 반투명 유리는 빛이 80%정도 통과해 실내 채광이 좋고 방수코팅 돼있어 폭우에도 경기관람에 문제가 없다. 경기장 표면은 LED 화면으로 만들어져 경기장 소식을 알린다. 경기장 내부는 이탈리아 축구 역사의 박물관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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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슝 월드 게임 경기장 <출처=(cc)smartway777 at wikipedia>

 

▲ 카오슝 월드 게임 경기장(The World Games Stadium)

 

2009년 세워진 대만의 카오슝 월드 게임 경기장은 수천개의 태양광발전 패널로 만들어진 용 모양 지붕이 특징이다. 지붕의 방향은 지진과 태풍의 영향을 고려한 방향으로 설계됐다.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패널은 연간 1.14GW의 전기를 생산하며 여기서 생성된 전기의 20%는 경기장 유지에 사용하고 80%는 민간에게 공급한다. 이산화탄소를 연간 660톤 줄이는 효과도 있다. 또 에어컨 시설이 필요없을 정도로 통풍 조건이 우수하며, 지하저장탱크에 빗물을 모아 잔디에 뿌리거나 경기장 청소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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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몬드 오벌 경기장 <출처=(cc)andy liang at wikipedia>

 

▲ 리치몬드 오벌 경기장(Richmond oval Stadium)

 

캐나다 벤쿠버에 위치한 리치몬드 오벌 경기장은 소나무 벌레로 인한 죽은 소나무를 베어 경기장 지붕을 만들고, 한 그루의 소나무를 베어낼 때마다 두 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었다. 병에 걸린 나무는 다른 나무에 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는데, 병든 나무를 경기장 건설에 활용하면서 건강한 숲을 만드는 데 일조한 셈이다. 경기장 내부는 빗물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돼 모인 빗물은 화장실에 사용한다. 이 경기장은 캐나다 왕립 건축 연구소에서 ‘건축혁신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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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조감도

 

▲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등 경기장 6곳과 주차장에 44개의 15㎿급의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이 설치된다. 인천시는 태양광발전 시설로 연간 1만8615㎿h의 전력생산과 이산화탄소를 8636톤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구 주경기장 주변에는 풍력 하이브리드 가로등과 신재생에너지 조명을 설치하고 경기장을 따라 흐르는 워터가든과 정화습지 등의 공간을 조성한다. 주경기장은 총 7만석으로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3만 석을 철거해 경기장 규모를 축소시키고 주민을 위한 생활체육시설로 변경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부는 ‘친환경 바람’

 

한편 우리나라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로드맵에는 ‘친환경 경기장’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어 세계 친환경 경기장의 뒤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정부는 평창 올림픽경기장 설립에 앞서 환경영향 평가에 환경전문가, NGO 등을 참여시켜 모든 신축 경기장이 친환경 마크인 미국 ‘LEED’ 인증(친환경건축물 인증)을 획득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평창 올림픽의 활강경기장으로 정선 가리왕산이 정해진 데 관한 우려의 목소리를 두고 강원도는 “환경영향평가 단계부터 환경자문위원회와 환경단체 등과 공동 조사단을 병행운영해 산림훼손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남부발전과 평창군은 140㎿급 ‘평창 올림픽풍력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두 기관은 2016년까지 2㎿급 풍력발전기 70기를 백석산 등 평창군 일대에 설치하며 여기서 생산된 풍력에너지는 평창 올림픽경기장에 활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올림픽을 유치한 국가들이 웅장하고 보기 좋은 경기장 건설에 신경썼다면, 최근에는 유지·관리의 한계와 친환경적 건설의 필요성을 깨닫고 친환경 경기장 조성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인식전환에 성공한 ‘친환경 올림픽’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명성을 날릴 거라 기대되는 바이다.

 

coble@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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