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해야 할 곳은 많고 돈은 없는 개발도상국들
인프라 부족한 캄보디아에 태양열 발전 적합

 

인터뷰

.

[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캄보디아는 1인당 국민소득이 912달러(2011년 기준)인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기후변화 적응은 물론 산업전반의 기술력과 인프라가 낙후돼 있어 선진국의 원조가 필요한 나라다. 기후변화 적응 연수와 기후변화 공적개발원조(이하 ODA)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캄보디아 환경부 부니 탭(Boonny Tep) 과장은 “기후변화 적응에 초점을 맞춘 ODA가 진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편집자주>

 

2010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의 협력국가로 관계를 맺기 시작한 캄보디아는 태양열 관련 프로젝트와 보건위생 관련 프로젝트, 수자원관리, 교육을 통한 환경이슈 주류화, 기후변화 적응과 에너지 재활용 분야 등에 관한 공무원 역량강화 사업 등의 다양한 기후변화 ODA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최우선”

 

그렇다면 이런 다양한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사업은 무엇일까. 부니 탭 과장은 망설임없이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라고 대답했다. 그는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회의 가난한 사람들이 에너지를 얻음으로써 기후변화 적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 다음은 공무원의 역량강화가 중요하다”라며 “한국이 캄보디아보다 한 단계 발전해 있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나라”라며 “산림녹화가 잘 되어 있고 관계용수와 다양한 농작물들을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이 잘 되어 있다”라고 칭찬했다.

 

개발도상국들에게 기후변화 ODA가 중요한 이유는 재정지원 때문이다. 특히 개선해야 할 곳은 많고 재정이 부족한 개발도상국들이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돈이기 때문이다. 부니 탭 과장은 “기후변화 ODA가 중요한 이유는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관련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재정지원 때문”이라며 “이러한 지원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적응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조건 지원 아닌 전략적 지원 필요”

 

특히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닌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이는 지원국과 공여국이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빈국들은 녹색성장보다는 눈앞에 당면한 과제인 식량문젠 개발 등의 지원을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니 탭 과장은 “지원국들은 기후변화 ODA를 진행하기 전에 현지에 직접 와서 현지 사람들과 충분한 토론 후에 사업을 진행한다”라며 “토론을 통해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캄보디아는 개발도상국들을 주축으로 하는 국가행동적응프로램(NAPA)의 정기 보고서에서 이미 태양에너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라며 “KOICA는 이를 고려해 태양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원하는 것과 주는 것이 일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양광

▲ 중앙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방식은 전력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외곽지역에서 에너지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들에게는 태양열 발전소가 화력 발전소보다 좋은

선택이다.


그렇다면 비싼 태양열 발전소보다 값싼 화력발전소를 지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까. 부니 탭 과장은 “미래를 생각하면 태양열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중앙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전력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외곽지역은 에너지를 받는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들에게는 접근성이나 수급에 있어서도 태양열 발전소가 훨씬 좋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국가전략으로 국민들 인식 제고할 것”

 

한편 아무리 좋은 정책을 세워도 국민들에 호응을 얻지 못한다면 반발과 진통이 일어날 수 있다. 부니 탭 과장은 캄보디아의 기후변화 ODA 정책에 대해 “금년 말까지 기후변화국가전략 프로젝트를 완성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의 이슈 중 하나가 미디어, NGO, 교육기관 등과 함께 국민들의 인식제고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캄보디아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의견을 수렴해 포함하겠다”라며 “이 프로젝트의 결과를 고려해 기후변화 적응전략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캄보디아와 기후변화 ODA 사업을 진행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은 무엇이 있을까. 부니 탭 과장은 “실제로 기후변화 ODA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캄보디아이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며 “그러나 예산, 캄보디아 국민들의 적응역량 강화,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KOICA와 캄보디아는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 사이가 될 것이다”라며 “국민들의 적응역량 강화와 기술 이전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등 KOICA가 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 중에 기후변화 적응에 초점을 맞춘 기후변화 ODA 사업이 진행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pjw@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