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채식주의 선언과 환경적 요인으로 관심 급증

채식에 대한 진지한 논의 아직도 많이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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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이효리, 이하늬, 김제동 등 유명 연예인들 사이에 채식열풍이 불면서 몇 년 사이에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채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건강을 위해서 혹은 환경과 동물보호를 위해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채식전문식당과 관련 모임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0년이 넘게 채식을 하며 채식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채식동아리 ‘콩밭’의 강대웅 회장을 만나 채식열풍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강대웅 회장은 “처음 채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환경이 아닌 동물과 생명에 대한 관심에서부터였다”라며 “육류 섭취는 물론 유제품과 계란까지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사이에 불고 있는 채식열풍에 대해서 그는 “유명 연예인들의 채식주의 선언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구제역과 조류독감 등으로 인해 최근 2~3년간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라며 “열풍으로 끝날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채식은 영양학적으로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대해서는 “이미 2000년대 초반 미국과 캐나다 영양사 협회에서 채식은 영양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라며 “임산부, 성장기, 수유기 상관없이 채식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는 것을 논문을 통해 공식 입장으로 밝힌 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10년이 넘게 채식을 했지만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채식에 대한 이유 결국 비슷해져”

 

우리나라는 환경이나 동물 등을 생각해 채식을 하는 서양과 달리 주로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서 채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는 “건강이나 다이어트 때문에 채식을 시작했다가 동물이나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거나 동물이나 환경을 위해 시작했다가 건강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라며 “어떤 계기로 채식을 시작하더라도 결국 모두 비슷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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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강대웅 회장도 채소나 샐러드의 비율을

서서히 늘리며 천천히 시작하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육식을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았다. 강 회장은 “몸에 나쁜 술과 담배가 개인의 선택인 것처럼 육식도 개인의 선택”이라며 “육식의 안 좋은 점들을 알고도 육식을 계속 하겠다면 그것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안 좋은 진실들을 알았다면 고기를 덜 먹거나 혹은 먹지 않았을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런 정보 자체가 차단되어 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서 채식열풍에 대해 안타까운 점들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특히 오랫동안 자리잡아온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급진적인 변화가 아닌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강 회장은 “최근 채식주의를 선언한 이효리씨의 역할이 컸는데 이로 인해 건강보다는 동물보호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라며 “채식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언론 등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보다는 관심을 끌기 위한 것들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정말 필요한 논의 보다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에서 그친다”라고 덧붙였다.

 

“높지 않게 천천히 시작하라”

 

마지막으로 그는 채식을 시작하려면 “천천히 시작하라”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기존의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에 너무 높은 단계의 채식을 도전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채소나 샐러드의 비율을 서서히 늘리다보면 서서히 식성도 바뀌면서 몸도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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